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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안양시장인 이필운 한나라당 안양시장 후보도 한나라당 경기도 의원 후보들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 가난한 아이들의 '무상급식'부터 지원 하자는 것이다.

 

이 후보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친환경 우리농산물 무상급식은 중요한 현안이며, 빠른 시일 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기본 공약" 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다음에 '저소득층부터 우선적으로 완전 실시하고 단계별로 차질 없이 실시하겠다' 라고 덧붙였다. 결국 가난한 아이들부터 '무상급식' 지원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한나라당 소속 경기도 의원들은 김상곤 교육감이 제출한 '무상급식' 예산을 세 번씩이나 전액 삭감했다. 그중 많은 의원이 이번 선거에 다시 출마한다. 그들도 역시 <오마이뉴스> 박상규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가난한 아이들부터 무상급식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장경순(안양시 만안구 제1선거구) 의원은 "있는 집 아이들까지 무상급식 하는 건 어불성설" 이라고 답변했고 이승철(수원시 팔달구 제5선거구) 의원은 "무상급식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저소득층부터 하자는 겁니다"라고 답변했다.

 

글자 하나하나를 따진다면 경기도의회 의원 후보들 발언과 이필운 후보가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내용은 좀 다르다. 하지만 기본 생각이 같다. 무상급식을 시혜성 사업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소득층부터' 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단체가 제안한 '친환경 무상급식' 문제는 기본 취지가 '시혜성'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 급식도 교육이라는 취지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차별 없이 모두 '무상급식'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것.  또 '무상급식' 은 아이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의무교육은 헌법 31조에 나와 있듯이 무상으로 해야 하기에 '급식' 도 당연히 무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경기도 의회 의원 후보들이나 이필운 안양시장 모두 '무상급식'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어설프게 '무상급식' 반대했다가는 '아이들 밥그릇 걷어찼다' 고 질타당할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반대한 일을 선거 국면에서 갑자기 찬성하기도 낯간지러운 일이다.

 

돈 없다며 무상급식 예산 29억 요청 거절한 안양시...APAP 에는 수십억 

 

아니나 다를까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서 이필운 후보는 무척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이다. 12일, 이 후보는 안양 친환경 무상급식 시민행동(상임대표 양혜영)이 안양 시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 협약식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협약식은 '친환경 무상급식 및 식생활 교육 실현' 을 위한 새로운 먹을거리 정책의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한 행사였다.

 

시민행동측에 따르면 이필운 후보는 무상급식 시행 질의에 대한 답변서를 통해 친환경 무상급식에 찬성 입장을 회신해 왔다. 하지만 예정된 행사가 있어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이에 시민행동측은 대리 참석을 요청했으나 당론을 이유로 참석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해 왔다고 한다.

 

결국, 이날 협약식에는 민주당 최대호 후보, 무소속 손영태 후보만 참석해 정책협약서에 서명했고 두 후보는 참석하지 않은 이필운 후보를 비판했다.

 

이필운 후보가 '무상급식' 문제와 맞닥뜨릴 때 곤혹스러워 하지 않을 방법은 딱 한가지 밖에 없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무상급식' 이 시혜성 사업이라는 '한나라당스러운' 생각을 버리면 된다. 그 자리에 무상급식이 우리 아이들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기 때문에 하루속히 실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채우면 된다.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또 지난해 김상곤 교육감이 요청한 무상급식비 29억원 지원 요청을 거절한 전력이 있어서 더더욱 낮 뜨거울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아이들 권리 찾아 주자는 것인데 좀 낯 뜨거우면 어떤가?

 

혹시, 작년처럼 예산 문제는 들먹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시 안양시는 "지자체 예산은 한정돼 있어 학교 급식에 많은 예산을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 이라며 "무상급식 예산을 늘릴 경우 다른 교육예산이 줄어들게 돼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며 지원이 불가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안양시는 '무상급식' 보다 훨씬 덜 중요해 보이는 예술 도시 기획단 예산으로 86억 원을 편성했고 그 중 말 많고 탈 많은 공공 예술 프로젝트(APAP) 사업비로 자그마치 51억 6천만을 세워 놓고 현재 추진하고 있다. 도시를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 불필요 하다는 게 아니다. 다만 '친환경 무상급식' 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태그:#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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