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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밤 SBS TV '시사토론'이 열린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가 맞장토론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14일 밤 SBS TV '시사토론'이 열린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가 맞장토론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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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후보라지만 국민참여당 후보 아니냐.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정책이 다른데 향후 어떻게 도정을 이끌겠나. 유시민 후보는 당을 많이 만들고, 많이 깨고, 많이 바꿔왔다. 국민은 '국민참여당이 얼마나 갈까'라고 생각할 것이다." -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

"김문수 후보도 한때 사상을 의심받지 않았느냐. 상대 당의 공통점은 인정하고 차이점은 경쟁하면 되지 않겠느냐. … 김 후보도 예전에는 뚜렷한 이상을 갖고 있었는데 잘 안 되니깐 기존 정당에 들어간 것 아닌가. 진보세력은 시간을 갖고 자신의 개성을 지키며 국민의 요구에 따라 그때 그때 협력해야 한다." -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14일 'SBS 시사토론'에서 처음으로 맞붙었다. 6·2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고 있는 경기도답게 두 후보는 미소 짓는 가운데서도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무엇보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13일부터 양일 간 민주당 김진표·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한 유 후보를 겨냥, "민주당을 박차고 국민참여당을 만들어놓고 당선되면 민주당과 정책연대를 하겠다는 호언을 누가 믿겠나"고 유 후보를 공격했다.

민주당 김진표,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와의 단일화 성공으로 턱 밑까지 쫓아온 유시민 후보의 전력을 문제 삼아, 야 3당의 단일화 고리를 끊겠단 의도가 다분히 보였다.

김 후보는 또 "유 후보가 본래 민주당과 같은 뿌리인데도 굳이 따로 정당을 만든 것은 민주당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 아닌가"라며 "당선되는 경우, 민주당을 정책파트너로 하는 게 가능하겠나"고 물었다.

아울러, 그는 "정당은 일정한 지속성과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 한나라당에도 문제가 있긴 하지만 우리는 두 번 도전해서 세 번째 대선에서 성공했다"며 "내 생각에 유 후보는 정당을 또 바꿀 것 같다"고 민주당과 참여당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여러 차례 위기 상황을 딛고 단일화에 성공한 민주당과 참여당이 품고 있는 '오래된 갈등'을 자극하는 공세였다.

14일 밤 SBS TV '시사토론'이 열린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가 맞장토론을 하고 있다.
 14일 밤 SBS TV '시사토론'이 열린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가 맞장토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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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정당 또 바꿀 것 같다" VS "한때 사상 의심받은 김문수, 당 적응 뛰어나"

유 후보는 그러나, "김 후보도 한때 사상을 의심받지 않았냐"며 여유롭게 응수했다. 김문수 후보가 노동자 중심의 정당을 표방한 민중당을 창당했다가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에 입당한 사실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었다.

그는 또 자신의 잦은 당적 변경과 창당 등을 지적하는 김 후보를 향해 "김 후보도 예전에는 뚜렷한 이상이 있었는데 잘 안 되니깐 기존 정당에 들어간 것 아니냐"며 "잘 안 맞을 것 같은 정당에서 적응하는 집념을 칭찬하고 싶다"고 역공을 펼쳤다.

유 후보는 이어, "어제 김진표 후보가 저에게 0.96%p 져서 '아름다운 퇴장'을 하는 것을 보고 '평생 제가 모셔야할 은인'이라 생각했는데 한나라당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친이 대(對) 친박 갈등이 첨예한 한나라당의 현실을 꼬집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대표도 고마운 분, 평생 업고 다녀도 될 분인데 같은 정당에 있으면서 공천을 통해 손발 다 자르고, 세종시를 백지화해 정치적으로 고립시켰다. 그래서 국무총리가 결례되는 발언하게 만들고. 같은 당이 그렇게 하는 것은 다른 당이 연합한 것만 못하다."

그는 "유 후보와 단일화한 민노당이 노사관계에 적대적인 정책을 많이 취하는데 그런 점에서 어떻게 할 것이냐"는 김 후보의 질문엔 "민노당을 굉장히 나쁘게 보시는데 민노당도 그동안 국민 대중과 괴리됐던 것에 대해 많은 성찰을 하고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터넷에서 안동섭 민노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공약을 찾아보시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평택 쌍용차 사태가 났을 때 주인이 없는 상황에서 민노당이 77일 간 투쟁을 해서 기업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갔기 때문에 그런 굉장한 불안이 있다"며 18년 전의 '김문수'와의 인식 차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4대강 사업으로 6월 항쟁 일어날지도" VS "여주 신륵사 주지스님도 찬성"

두 후보는 ▲수도권 규제 완화 ▲친환경 무상급식 ▲평택 쌍용차 회생 방안 ▲경기도 복지정책 등 다양한 부문에서도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무엇보다 4대강 사업을 주제로 한 토론에선 서로의 확연한 인식 차를 드러내며 격렬하게 맞붙었다. 불교계의 4대강 사업 반대 운동 근거지로 꼽히는 여주 신륵사의 주지스님이 4대강 사업을 찬성 혹은 반대하는지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까지 벌어졌다.

유 후보가 먼저 "4대강 사업은 전두환 정권의 4·13 호헌조치와 같은데 호헌철폐 투쟁을 함께 했던 김 후보가 이에 찬성하느냐"고 공세를 펼쳤다.

유 후보는 "4대강 사업에 대해 국민들의 70%가 반대하고 있고 야당과 시민단체가 다 반대한다, 종교인들도 나서 시국미사, 시국법회를 열고 있다"며 "이런 적이 6월 항쟁 이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4대강 사업의 일환인)남한강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여주, 남양주, 광주, 양평, 가평 등 5개 시군 지역 분들이 모두 4대강 사업에 찬성하고 있다"며 "심지어 여주 신륵사 주지스님이 조계총 총무원 사회부장, 환경위원장 하셨던 분인데 그 분도 4대강 사업에 찬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역주민들은 4대강 사업을 찬성하시는데 나머지 해당 없는 분들이 그 할 돈이 있으면 우리 동네 앞의 지류·지천을 먼저 해달라고 하는 것"이라며 "경기도 전체에선 사업을 어디에서 먼저 하느냐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강변했다.

이에 유 후보는 "신륵사 주지 스님을 두 번이나 만났는데 제발 도지사 좀 돼 4대강 사업을 막아달라고 했다"며 "내일 전화를 걸어 확인해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김 후보는 지금 4대강 사업을 협조하고 있지만 나는 합법적인 권한을 다 동원해 '도지사 불복종 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과적운행차량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아침저녁으로 물을 떠다 엉터리 환경영향조사 기준치보다 (오염도가) 높게 나오면 중지 명령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온 국민이 반대하지 않는다, '남한강 살리기'하면서 팔당댐 인근의 수질도 개선됐다"며 종전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유 후보가 4대강 사업에 대한 실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시민 "야권승리로 독재 대통령 국민의 소리 듣도록"

한편, 양 후보는 토론 후 마무리 발언을 통해서 각자 경기도지사의 적임자가 자신임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할 일이 너무 많이 남아서 도민이 요청해 또 나왔다"며 "제가 부족한 점을 만회해서 겸손하게 도민을 섬기는 일꾼이 되겠다"고 1시간 20여 분 가량 진행된 토론회를 마무리 지었다.

유 후보는 'MB정부 심판'을 호소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독재를 하고 있다"며 "야당이 선거에 이겨 남은 절반의 임기 동안 대통령이 제대로 국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태그:#유시민, #김문수, #TV토론, #4대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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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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