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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20대 투표 참여 캠페인'을 위해 인하대를 방문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2번을 뜻하는 브이(V)자를 그려보이고 있다.
 28일 '20대 투표 참여 캠페인'을 위해 인하대를 방문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2번을 뜻하는 브이(V)자를 그려보이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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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보트 노 비어'(NO VOTE NO BEER)가 선명한 머리띠를 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본 인하대학교 학생들은 신기하다는 듯 한마디씩 하고 지나갔다. "대박!"이라는 감탄사도 나왔고 "귀엽다"는 반응도 나왔다.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는 '슈렉'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덩치가 큰 송 후보가 '됐고, 투표'가 새겨진 연두색 티를 입은 데다 '노 보트 노 머니'(NO VOTE NO MONEY)가 새겨진 머리띠가 마치 슈렉의 두 귀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귀여운' 머리띠 패션으로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두 사람은 지나가는 대학생들에게 "꼭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머리띠 패션 선보인 정세균·송영길 "노 보트 노 키스"

민주당이 20대의 투표 참여율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6·2 지방선거를 5일 앞둔 28일 정세균 대표와 장상 공동선대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과 인천의 대학가에 총출동해 대학생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오전 서울의 홍익대학교를 찾은 데 이어 오후에는 인천의 인하대학교를 찾아 '노 보트! 노 키스!'((NO VOTE! NO KISS!) 캠페인을 벌였다. 정세균 대표는 유세차량에 올라 반값 등록금과 청년 일자리 부족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20대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반값 등록금 공약에 대해 오리발을 내밀고 일자리도 1년에 60만 개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지난 2년간 고작 7만 개밖에 못 만들었다"며 "대학생들의 수난 시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이 지난 2년 반 동안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확실히 추궁해야 한다"며 "백욕이 불여일표"를 외쳤다. 백 번 욕하는 것보다 한 번 투표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또 "투표만이 권력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세를 마친 정 대표는 대학 캠퍼스를 누비며 '됐고, 투표', '노 보트 노 키스'가 적힌 스티커를 대학생들에게 직접 붙여줬다.

스티커 세례에 당황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저도 붙여주세요"라며 한쪽 팔을 내미는 적극적인 이들도 있었다. 정 대표는 학생들로부터 "꼭 투표하겠다"는 약속을 거듭 받아냈다.

'노 보트 노 키스' 구호도 다양하게 변주됐다. 커피를 마시는 학생들에게는 "노 보트, 노 커피"를 외쳤고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에게는 "노 보트, 노 스모크"라며 스티커를 붙였다. 송 후보에게 스티커를 받은 한 학생은 "저 공무원 공부할 건데 시장 되면 공무원 많이 뽑아주세요"라는 즉석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노 보트 노 키스'에 이은 "백욕이 불여일표"

28일 홍익대 정문 앞에서 열린 '20대 투표 참여 캠페인'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한 학생에게 '됐고, 투표'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여주고 있다.
 28일 홍익대 정문 앞에서 열린 '20대 투표 참여 캠페인'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한 학생에게 '됐고, 투표'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여주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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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캠페인 중간 기자와 만나 "젊은이들에게 '노 보트 노 키스'도 반응이 좋지만 '백욕이 불여일표'가 잘 먹히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인하대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재자 투표 신청자 수가 2000명을 넘어 학내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정 대표가 방문한 이날은 부재자 투표 마지막 날이었다.

학교 후문에는 "20대의 투표 참여, 이제는 대세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고 정 대표를 도운 대학생 선거운동원들도 '투표하지 않는 자에게 개념은 없다', '투표율 최저 인천, 6월 2일 꼴찌 탈출' 등의 메시지를 담은 팻말을 들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인하대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정재원(29)씨는 "이번에는 천안함 사태와 같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일들이 많아서 부재자 투표소가 처음으로 설치되는 등 여느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전했다.

이날 인하대에서는 부재자 투표소를 찾는 재학생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부산이 고향인 안소정(25)씨와 김가희(25)씨는 부재자 투표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안씨는 "정권 심판해야죠"라며 투표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기홍(27) 인하대 총학생회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부재자 투표 신청을 했다"면서 "이번에 20대 투표율이 올라간다면 그동안 쌓여왔던 불만이 폭발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20~30대 투표율 높이기 비상

수도권 대역전 발판 마련을 위해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 높이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민주당은 29일부터는 서울에서 집중적인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공동선대위원장단은 물론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까지 합세해 명동, 대학로, 강남역 등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서 저인망식 유세를 벌이기로 했다. 

민주노동당 등 야권도 젊은 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명숙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종이 한 장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되찾을 수 있고 종이 한 장으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찾을 수 있다"며 "젊은이들이 꼭 투표해서 투표율 88%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태그:#노보트노키스, #정세균, #송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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