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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 따사로운 날, 전라남도 장성군 황룡면 신호리 들녘. 시설하우스 안에 대추처럼 생긴 방울토마토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이른바 '대추토마토'다.

 

연녹색 잎사귀와 열매 사이로 탐스럽게 익은 빨강 방울토마토가 고개를 내민다. 옆 고랑에선 주황색으로 익어가는 방울토마토가 알알이 영글고 있다. 컬러 방울토마토다.

 

"방울토마토가 주황색도 있네요. 어떤 것이 더 맛있답니까?

"어떤 사람은 그것이 맛있다고 허고, 빨강 것이 더 맛있단 사람도 있고 그래요. 다들 입이 틀린께. 나는 둘 다 맛있드만…. 직접 따서 한번 맛을 보셔요."

 

방울토마토의 가지가 위로 자랄 수 있도록 유인작업을 하고 있던 장예자(여·50) 씨의 얘기다.

 

"이 넓은 하우스 일을 혼자서 하세요?"

"남한테 시키기 싫어서 이렇게 허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디, 함부로 하다보면 가지를 끊어먹는단 말이요. 그래서 바깥양반이랑 싸목싸목 허요. 오늘 중으로 다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겄네. 다 못하면 낼도 하믄 되제."

 

"힘드시겠어요. 돈이라도 많이 벌면 힘이 더 나실 텐데요."

"괜찮해라. 수월하게 돈 버는 일이 어디 있가니? 재미삼아서 천천히 허고, 정직하게 해야지라. 한두 해 농사짓고 말 것도 아닌디…."

 

환한 낯으로 웃으며 대꾸해주는 장씨에게서 순박함이 묻어난다. 부산한 손놀림도 정직해 보인다.

 

장씨는 방울토마토 재배농민들이 모인 장성농축산물수출영농조합(대표 박태우·63) 회원. 조합은 황룡면과 남면, 진원면 지역 15농가로 이뤄져 있다. 재배면적은 11만5700여㎡(3만5000평)에 이른다.

 

이 가운데 컬러 방울토마토가 3만3000㎡. 벌써 효자작목이 됐다. 계절 따라 가격이 들쭉날쭉한 일반 방울토마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재배를 시작한 것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나머지는 일반 방울토마토와 완숙토마토로 연중 출하하고 있다.

 

전부 무농약 품질인증을 받았다. 최적의 토양과 재배환경에서 양액재배를 한 덕이다. 게다가 토마토 재배경력 20년 안팎의 베테랑들이 가꾼 것이어서 당연한 결과다.

 

회원들은 여기서 매주 두 차례 토마토를 딴다. 선별도 공동으로 한다. 최상의 품질만 골라 출하하는 것은 기본. 신용을 쌓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것을 잃는 것은 한 순간이라는 것을 회원 모두가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산된 토마토는 한때 일본으로 상당량 수출됐었다. 하지만 일본의 계속된 경기불황으로 수출량이 줄어든 데다 내수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길이 끊겼다. 지금은 내수에 치중하고 있다.

 

컬러 방울토마토는 3년째 전량 이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대형마트로의 고정 납품은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준다. 농업인들이 판로걱정 없이 맘 놓고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일조한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구입하던 소비자들도 맛을 보고 즐겨 찾고 있다. 당도가 높고 맛도 아삭아삭 일품이라는 평가다. 일반 방울토마토보다 높은 값에 팔리는 것도 당연한 일. 색깔과 크기 따라 골라 먹는 재미까지 있어 방울토마토 시장에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일반 방울토마토와 완숙토마토는 도매상과 위탁상을 통해 출하한다. 이것의 시세도 좋다. 하지만 올해 일조량 부족으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수확량이 줄어 기대만큼의 소득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

 

맛은 언제나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껍질이 얇으면서도 속이 튼실하고 향도 일품이라는 것. 상인들도 앞다퉈 찾는다.

 

박태우 대표는 "토마토도 이젠 다양한 생김새와 색깔, 그리고 품질로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회원들은 누구나 믿을 수 있는 안전하고 품질 좋은 토마토 생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컬러토마토, #방울토마토, #박태우, #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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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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