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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새롭게 내놓은 중형차 K5
 기아자동차가 새롭게 내놓은 중형차 K5
ⓒ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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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시장이 요즘 시끄럽다. 그 한가운데에 기아자동차가 있다. 기아차는 '디자인 기아'라는 구호로, 새로운 자동차를 내놓을 때마다 국내외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그동안 중형자동차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고전해 온 기아차가 최근에 'K5'라는 새차를 내놓았다. K5는 아직 정식으로 시중에 나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미 2만여 대의 주문이 걸려 있다. 새차 초기 반응 치고는 놀랄 만하다. 무엇 때문일까.

지난 25일 강원도 양양일대에서 K5를 직접 접해 볼 기회가 왔다. 기아차가 시장에 정식으로 내놓기 전에 언론사를 상대로 가진 사전체험 행사였다. K5를 나름대로 꼼꼼히 뜯어봤다.

[디자인] K5의 디자인은 따로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기아차 디자인 혁신을 이끌고 있는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의 결정판이라고 할수 있을 정도다. 올해초 미국 뉴욕 모터쇼에서 처음 얼굴을 내밀었을 때 주요 해외언론들이 앞다퉈 극찬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기자 앞에 선 K5의 첫 느낌은 말그대로 '스포츠카를 닮았다'는 것. 회사는 이를 두고 '혁신적 스타일의 미래형 다이나믹 세단'이라고 표현했다. K5의 차 자체만 보더라도 길이는 SM5보다 작지만, 차폭은 넓고, 차 높이도 낮다. 외형 자체가 스포츠 쿠페형인 셈이다.

앞 모습은 다른 기아차들이 일관적으로 유지해온 모습(호랑이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이고, 강한 인상을 보인다. 차량 앞 보닛과 엔진 사이에 50mm의 간격을 설정해 놓은 것은 보행자 충돌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유럽의 보행자 보호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디자인을 한 것이다.

스포츠쿠페 스타일을 가진 K5의 외형 디자인
 스포츠쿠페 스타일을 가진 K5의 외형 디자인
ⓒ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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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승회 현장에 함께 온 구상 국립 한밭대 교수(산업디자인학부)는 "피터 슈라이어의 기아차 디자인 개혁이 일정 수준에 올랐다"면서 "스포츠 쿠페 스타일의 K5는 카리스마적인 강렬한 앞모습과 함께 안정적이고 균형적인 뒷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물론 K5는 단순함을 강조한 신형 SM5나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강한 선'을 보여 YF쏘나타의 디자인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그만큼 소비자들 사이에서의 선호도 역시 엇갈릴 수도 있다.

[주행성]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물론 이미 보편화된 버튼 시동이다. 엔진음은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다. K5의 엔진은 쎄타Ⅱ 2.0과 2.4GDi 가솔린과 2.0LPi 등이다. 작년에 나온 YF쏘나타와 같다. 기자가 탄 차량은 2.4모델. 엔진 최고 출력이 201마력이다. 2.0 모델은 165마력으로 두 모델 모두 1리터로 13km를 달릴수 있는 연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회사쪽 설명이다.

이같은 엔진의 힘은 경쟁모델인 SM5보다 20마력 이상 높다. SM5가 무단변속기인데 반해, K5는 6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쏘나타도 마찬가지다. 동해안 해안도로에서 가속페달을 깊숙히 밟아보니, 순식간에 차량 속도는 시속 120km를 훌쩍 넘어선다. 차선을 바꿀 때나 일부 코너 구간에서도 차량의 쏠림 현상은 그리 크지 않았다.

주행 소음이나 진동 등도 크게 나아진 느낌이었다. 승차감 등을 높이기 위해서 앞쪽 서스펜션에 맥퍼슨 스트럿, 뒤쪽은 멀티링크 시스템을 사용했고, '진폭 감응형 댐퍼'를 기본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들 장비는 대체로 고급차에 적용되는 고가 사양들이다.

하지만 고속주행시의 들리는 '풍절음'이나 엔진 회전수가 3000~4000rpm 구간에서의 엔진 진동 등 소음 부분은 약간 거슬렸다. 물론 회사쪽에선 엔진 소음이나 배기음 등을 다이내믹하게 들을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아차 K5의 내부의 센터페시아가 운전자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기아차 K5의 내부의 센터페시아가 운전자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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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안전성] K5의 운전석은 '운전하기에 참 좋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핸들을 중심으로 계기판과 함께 옆으로 내비게이션, 오디오 등 각종 조정장치가가 있는 부분(센터페시아)이 운전자 방향으로 틀어져 있다. 9.6도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 회사쪽 설명이다.

'9.6도가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할 만하지만, 운전석에 앉아서 느끼는 차이는 상당하다. 그만큼 각종 버튼을 조작하거나 움직이는 것이 수월하고 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대로 조수석에 앉았을 때는 상대적으로 각종 운전 편의장치로부터 소외받는 느낌을 가질 만하다.

다만 내부 실내 공간에서 아쉬운 것은 센터페시아를 감싸고 있는 가죽 패치가 주변과 일관성이 다소 부족해 왠지 생뚱맞은 느낌인데다, 오디오 박스 등의 전체적인 질감도 다소 고급스럽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이밖에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는 '바이오케어 온열시트'는 기아차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은(銀) 성분이 함유된 시트에서 원적외선이 방출되는 양을 측정해 공개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차에 타서 앉아 있기만 해도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추운 겨울에 운전대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온열 스티어링 휠', 급제동 경보 시스템, HID 헤드램프와 스마트 코너링 램프 등도 적용됐다. 물론 기본 장착돼 있는 것은 아니고, 추가해야 한다. 대신 운전석 등에 모두 6개의 에어백과 함께 코너 주행 등에서 차체를 잡아주는 VSM(Vehicle stability management) 기술 등은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K5의 내부 각종 편의장치.
 K5의 내부 각종 편의장치.
ⓒ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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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기아차가 밝힌 K5의 공식적인 연비는 1리터당 13.0 km다. 하지만 이날 동해안 해안도로를 따라 일반 시내를 거쳐 통일전망대까지 운행을 보니, 8~10km 정도였다. 이는 신형 SM5나 쏘나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이날 기자가 탄 K5 2.4 GDi의 차량 가격은 3090만 원. 여기에 각종 세금 등이 붙으면 3300만 원에 이른다. 만만치 않은 값이다. K5의 주력 모델인 2.0 모델의 경우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2145만 원부터 시작된다. 중간급인 럭셔리는 2495만 원 정도다.

물론 내비게이션 등 각종 편의사양을 첨가할수록 가격은 더 올라간다. 신형 SM5의 가격이 2080만 원부터 3119만 원, 쏘나타가 2130만 원부터 2990만 원이다. 하지만 편의사양 등을 감안할 경우 SM5가 100여만 원 저렴하다.

과거 신형 쏘나타 출시때와 마찬가지로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아차의 신차 가격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세련된 디자인에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자동차라는 생각이 든다. 2000cc급에서 '세계최고를 향하여'라는 구호에 맞게 노력한 흔적이 느껴진다. 하지만 엔진 계통에서의 기술력과 고속주행시 느껴지는 2%의 부족감, 일부 내부 인테리어의 재질 등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아자동차가 새롭게 내놓은 중형차 K5
 기아자동차가 새롭게 내놓은 중형차 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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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기아자동차, #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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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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