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금강은 지금 온통 공사중입니다. 멀쩡하던 나무도 제자리를 잃어버렸고, 하천의 모래톱과 하중도는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맘때면 푸르름을 뽐내야할 풀들은 씨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산란을 하기위해 강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들은 지느러미가 물밖으로 나와 숨을 헐떡이고 있습니다. 공사장에서 나오는 탁수는 강물을 뒤덥어가고 있습니다.

 

6월까지 공사를 마쳐야하는 공사장은 24시간 풀가동되어 한밤에도 대낮처럼 환합니다. 공사장 굉음은 조용하던 강에 정적을 깨고,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힘없는 강의 생명들을 무참히 짓밟고 있습니다. 토목기술이 이렇게 장족의 발전을 한지 저는 금강을 다니면서 알았습니다. 하루에 다르게 변하는 금강은 토목강국의 힘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금강에 한번쯤 나봐 공사현장을 본다면, 금강 정비사업이 금강 살리기인지 죽이기인지 너무나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죽어가고 있는 강을 보고도 살리기라고 주장하는 작자들도 물론 있습니다. 잠시만 죽어 있다가 다시 살아날 거라는 망언을 우리에게 퍼붓기도 합니다. 잠시 죽은 강이 다시 살아나려면 수십년이 걸릴지 수백년이 걸릴지 모르는데도 말입니다.

 

4대강사업이 강행에 반대하는 여러가지 일들을 해보면서 국민들의 무관심을 느끼고,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공사가 이렇게 강행되는데 관심이 없어보였기 때문이지요. 이번 지방선거에서 금강의 생명을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무시하던 MB 정부의 근엄한 심판이 있었습니다.

 

저는 밤새워 투표결과를 지켜보며 희망의 빛을 보았습니다. MB의 공포정치 때문에 표현을 마음껏하지 못했을 뿐이었습니다. 이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들을 무심함에 실망했던 제가 너무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아무튼 금강정비사업도 강행만 하던 정부의 입장을 바꿀 수 있을 희망이 생겼습니다. 오늘 충남도지사 당선자는 지역의 자치단체장과 연대하여 금강정비사업에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나섰습니다.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 조사 결과 대전과 충청지역 당선자 중 90% 이상이 금강정비사업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참 기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 배가 많이 고픕니다. MB정부가 4대강 사업만은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천명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걸까요? 말로만 소통한다고 하면, 국민들이 들어줄줄 아는 모양입니다.

 

이대로 강행한다면 총선에서도 다시 표로 심판을 받게 될 거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인가요? 뚝심이 대단하다고 국민들이 칭찬해주기를 바라는 것일까요? 국민의 심판으로 생긴 금강정비사업 중단의 희망의 끈을 계속 이어가야 할 때 입니다.


태그:#금강의 희방을 보며, #금강정비사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날로 파괴되어지는 강산을 보며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자연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되시면 함께 눈물을 흘리고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하기! https://online.mrm.or.kr/FZeRvcn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