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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
▲ 매실 매실
ⓒ 김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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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익어가는 6월, 초여름입니다. 6월은 산과 들에 열매가 맺는 계절이지요. 산딸기, 복분자, 그리고 초록매실이 그야말로 초여름 열매입니다.

몇 년 전, 한 가정 한 나무 가꾸기 일환으로 제주한라수목원에서 분양해 온 매실나무는 마음을 부자로 만들어줬습니다. 나무막대기 같은 매실나무를 심은 것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이었습니다. 겨우 50cm 정도 되는 매실나무 2그루를 어디에 심을까 고심하다가 감귤농장 모퉁이에 심었습니다.

1년이 지나자, 매실나무가 주말농장 감귤원에 제일 먼저 봄소식을 알려줬는데, 그 모습을 보고있자니 마음까지 따뜻해지더군요. 감귤을 모두 따내고 휑~한 감귤 밭에 얼굴을 내민 매화꽃은 봄의 화신이었습니다.

매실
▲ 매실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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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
▲ 매실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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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나무에서 수확한 11kg 매실
▲ 매실 매실나무에서 수확한 11kg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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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해 매실나무 2그루에서는 열 서너 개의 매실이 열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나자 매실나무는 주인인 감귤나무 영역까지 차지하더군요. 감귤나무가 주인인지라 3년이 지나면서부터 매실나무 가지를 속아내기 시작했어요. 매실나무 가지를 쳐 주기도 했지만, 여름이 지나면 매실나무는 쑥쑥 자라더군요. 그리고 이듬해 봄이면 어김없이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어요.

비료 한 번 안 주고 농약 한 번 안 뿌려도 열매를 잘 맺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매실나무 2그루에서 15kg 정도의 매실이 수확했습니다. 아는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매실 엑기스를 담기도 했습니다.

유난히 추웠던 올 봄, 어김없이 감귤나무 모퉁이를 연분홍으로 물들인 것은 매화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봄이 무르익어가면서 초록의 매실이 주렁주렁 열리더군요. 드디어 지난 주말(5일) 매실나무 2그루에서 11kg 정도의 매실을 수확했습니다. 11kg의 매실에 부자 된 느낌, 나는 이파리가 무성한 매실나무에게 참회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무관심 속에도 열매를 맺는 매실이 기특하기까지 하더군요. 

매실 엑기스 담기
▲ 매실 엑기스 담기 매실 엑기스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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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 열매를 수확한 지난 주말, 설탕에 버무린 매실을 용기에 담는 작업을 했습니다. 매실차는 여러가지 민간요법으로 유용하게 사용한다지요. 때문에 매실 엑기스를 담는 내 마음이 즐거웠는지도 모릅니다. 매실 엑기스에 얼음을 둥둥 띄워 먹으면 갈증이 해소 될 테고, 따뜻한 차로 마시면 오장이 편안해 질 테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올해는 무공해 매실차를 만들어 주변의 지인들을 나눠 줄 작정입니다.

비료 한 번 안 줘도 쑥쑥 자란 매실, 농약 한번 안 뿌려도 병충에 안 걸린 매실, 잘라내고 속아내도 쑥쑥 자란 매실나무. 무공해가 별거 있나요? 우리집 감귤밭 모퉁이를 지키고 있는 매실나무가 효자나무지요. 효자나무에서 수확한 초록매실은 내 마음까지 파랗게 물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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