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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하는 듯했던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의 당 및 청와대 쇄신요구 움직임이 초선 의원 과반수의 참여로 다시 활기를 띄는 양상이다.

 

10일 오후 3시 김성식, 김학용, 정태근 의원은 국회에서 한나라당 초선 의원 45명의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오후 4시에는 서명 인원이 48명으로 늘었다. 성명서에는 청와대 인적 쇄신, 대등한 당-청 관계, 세종시·4대강사업 추진 수정 요구 등이 포함됐다.

 

"세종시·4대강에 국민요구 수렴, 청와대 참모진 개편하라"

 

의원들은 성명서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한나라당과 청와대, 정부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들이 강력히 경고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진정성을 갖고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반성한다"며 4·29 재·보궐선거 뒤 쇄신 노력, 대등한 당-정-청 관계를 이루는 것에 실패했음을 자인했다.

 

초선 의원들은 "우리 자신들의 불철저함과 무기력을 반성하고 한나라당의 쇄신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앞장설 것을 굳게 결의한다"며 다음 6가지 요구 항목의 관철을 다짐했다.

 

1.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요구를 준엄히 받아들이고, 여야 대화정치의 복원과 젊은 세대 등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당을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데 앞장선다.

 

2. 세종시와 4대강 사업 등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를 적극 수렴한다.

 

3. 정기전당대회는 수평적 당-청관계의 정립과 당의 쇄신을 위한 장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리더십 창출에 앞장서고 특정 후보 줄 세우기 등 낡은 관행을 타파한다.

 

 4. 한나라당의 고질적인 갈등구조 해소와 진정한 화합을 위해 계파적 이해를 대변하는 모든 활동을 중지하고 계파적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시작으로 당의 화합을 위해 구체적 실천에 적극 나선다.

 

5.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통한 민심 수습과 국정운영 시스템의 획기적 개선을 요구한다.

 

6. 그동안의 경제사회정책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국민들의 생활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친서민 정책을 적극 개발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성명을 발표한 김성식, 김학용, 정태근 의원은 "내일까지 서명이 더해지면 50명을 넘는 의원들이 우리와 움직임을 함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식 의원은 "당 혁신을 위한 초선 의원들의 추진체가 발족하고 운영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후 우리는 민심에 부응해 당 혁신이 이뤄지도록 지속적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모임을 주도하거나 서명에 참가한 의원들은 하루 뒤 다시 모임을 열고 당 및 청와대 쇄신을 요구하는 초선 의원들의 정식모임 발족에 대한 세부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주춤했던 쇄신요구 되살려... 서울·부산 등 지역구 의원의 압도적 참여율

 

초선 의원 쇄신요구 성명서 참가 의원들

 

서울- 고승덕 구상찬 권영진 권택기 김동성 김선동 김성식 김성태 김용태 김효재 박보환 박영아 신지호 유일호 유정현 윤석용 이범래 정양석 정태근 홍정욱(24명 중 20명)

 

경기 - 김성수 김영우 김태원 김학용 이화수 손범규 주광덕(14명 중 7명)

 

부산 - 김세연 박대해 박민식 유재중 이종혁 이진복 현기환(9명 중 7명)

 

대구 - 배영식 조원진(2명 전부)

 

인천 - 박상은 조전혁 홍일표(5명 중 3명)

 

강원 - 황영철(2명 중 1명)

 

경북 - 성윤환 정해걸(6명 중 2명)

 

경남 - 신성범 여상규(5명 중 2명)

 

비례대표 - 강명순 강성천 나성린 이두아(22명 중 4명)

 

(10일 오후 4시 현재)

한나라당 초선 의원은 총 90명. 이 중 절반을 넘는 48명이 이날 오후 4시까지 성명서에 서명했다는 점은 쇄신 움직임을 주도하는 이들에게는 고무적인 성과다.

 

하루 전 초선 의원 토론회에서는 청와대도 이번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과 당의 근본적인 변화에 회의를 나타내는 의견들이 나오면서 쇄신요구 성명서 도출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렇게 주춤하는 듯 싶더니, 다시 세를 모아 초선 의원 과반의 중지를 모아낸 것.

 

전날 토론회를 마치면서 침통한 표정으로 토론회장을 나왔던 김성식, 김학용, 정태근 의원의 얼굴도 이날 성명서를 발표한 뒤엔 활짝 펴졌다. 김성식 의원은 "이제 시작이다"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성명에 서명한 의원들의 구성을 살펴보면 특징이 명확하다. 서울·부산·대구·인천 등 대도시 지역구 의원들이 많이 참가했고, 비례대표 의원들은 거의 참가하지 않았다.

 

서울지역에서는 24명의 초선 의원 중 20명이, 부산에선 9명 중 7명이 참여하는 등 월등한 참여율을 보였다. 반대로 비례대표 초선 의원은 총 22명인데, 이 중 4명만 이번 성명에 서명했다.

 

민심의 변화에 민감한 지역구 의원들이 당과 국정기조 변화 필요성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또 자신의 지역구에서 재선을 하기 위해선 변화한 민심을 의정활동에 즉각 반영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성식 의원은 "물론 자신의 지역구 상황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더욱 거시적으로 당-청 관계를 대등하게 만들어가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많다"며 "대구 초선 의원 2분이 다 참여했고 부산에서도 9명 중 7명이 참여한 것을 보면, (한나라당이 여전히 우세한) 지역구 상황과 상관없이 당-청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증거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태그:#쇄신요구, #지방선거 그후, #한나라당, #초선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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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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