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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머리가 어질하다. 하루종일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에 정신이 없다. 참여연대가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천안함 침몰에 관한 참여연대 입장"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난리도 아니다. X년, X신 등 욕설이 귀를 때린다. 넉살 좋게 받아 넘기지만, 전화한 분들의 폭언에 가슴이 콩닥거린다.

 

전화 방문(?)에 이어 현장 방문도 14일부터 계속 된다. 차라리 어제는 괜찮았다. 보수 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리에 깜짝 놀라 긴장했지만, 다행히 기자회견만 하고 돌아가셨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참여연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15일 방문한 대한민국 상이군경회 분들은 다르다. 전쟁이다. 군가를 부르고 도로를 점거한다. 사무실 내부로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인다. 주차된 차량에 올라가고 오물을 투척한다. 전쟁이 끝나자 서로를 격려한다.

 

 

가슴을 때리는 사람들

 

"북한으로 가라", "집안 문제를 왜 밖에다 얘기하냐" "아버지(대통령)가 말하면 믿고 따라야지" 등의 말은 워낙 많이 들었기 때문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 있다. 하지만 38살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의 한국 사회평론은 잊혀지지 않는다.

 

"난 사회 문제에 관심 없어요.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자 주의예요. 이놈도 도둑놈, 저놈도 도둑놈이죠...(중략) 전 어렸을 때 부터 온 국민은 절대 평등하다고 배워 왔지만 사회에서 살아본 결과 국민은 평등하지 않아요. 우리나라는 등급이 있는 나라예요. 인도의 카스트 제도처럼 신분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는 눈에 안 보이는 신분제가 있다구요. 진짜 이명박 안 좋아 하지만 대통령은 최고 수장이잖아요. 그래도 대우는 해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참여연대에 항의방문을 오신 분들은 대부분 어르신들이다. 그런데 웬일로 젊은이들이 왔다. 납북자 가족모임 기자회견에 함께한 이 청년들은 자기 얼굴을 피켓으로, 태극기로 가린다. 이틀간 민낯으로 만난 한국사회는 생각보다 불편하고 슬프다.

 

덧붙이는 글 | 김민수 기사는 참여연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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