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회가 한나라당 이달곤 경상남도지사 후보 지지 연설을 한 백한기 회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부결시킨 가운데,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회장 정성기)가 '3․15의거기념사업회는 걸어 다니는 시체'라고 지적했다.
3․15의거기념사업회는 16일 오후 마산 3․15아트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이사회에는 전체 86명의 이사진 가운데 50명이 참석했다. 백 회장은 발언을 통해 사과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사퇴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이날 상정하려고 했던 백 회장의 불신임 안건은 다수의 동의를 얻어 부결됐다.
"3.15정신은 없고 몸뚱이 조직만 남아"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17일 낸 성명서를 통해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민주시민 앞에 감히 백한기 회장 체제의 3․15의거기념사업회는 이제 3․15 정신은 없고 몸뚱이 조직만 남아 '걸어 다니는 시체'가 되었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과오를 덮으려고 더 큰 과오를 저지르면서, 백 회장의 책임을 묻는 7명의 부회장과 이사들은 기념사업회 체제를 전복하려는 불순분자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단체는 "백 회장 체제의 3․15의거기념사업회는 민주주의의 진전이나 통합 창원시의 사회통합을 위한 정신적 지주가 아니라 독선과 불의와 분열을 초래하는 암적 존재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것은 3․15의거기념사업회가 그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재탄생하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이미 본회 회장이 3․15의거5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직을 사임한 바 있다"며 "이제 이사회를 통한 내부 개혁 희망조차 사라진 현실을 맞아서, 정성기 회장을 비롯한 5명의 임원들은 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백한기 회장은 더 이상 천하가 다 아는 집권당 이달곤 후보 지지 사실을 부정하며 민주 지역민과 국민을 농락하지 말고, 회장직을 즉각 사퇴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의로운 시민들의 힘으로, 무릎 꿇고 사죄한 뒤 물러나도록 만들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백한기 회장은 막대한 혈세를 들여서 3․15의거 정신을 졸속 포장하는 전횡적 3․15의거 50주년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그렇지 않으면 합법적으로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적·양심적 인사들과 연대해 싸울 것"마지막으로 이들은 "이러한 요구를 관철하고, 나아가 3․15의거정신을 담는 3․15의거기념사업회의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재탄생을 위해 3․15의거기념사업회 내외의 민주적, 양심적 인사들과 연대하여 싸울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마산창원지역 29개 단체로 구성된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는 16일 "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회는 백한기 회장을 즉각 퇴출시킬 것"과 "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회는 스스로 해체를 선언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에서 비상대책위 구성을 할 것"을 요구했다.
백한기 회장은 지난 5월 29일 마산 창동에서 열린 이달곤 후보 유세 때 연단에 올라 지지 연설하면서 마산을 '썩어문드러진 도시'라 표현했다. 3․15의거의 국가기념일 제정과 관련해 그는 "이달곤 후보의 그 박력 있는 행정력, 초지일관한 정신력에 감탄했다. 그걸 우리 마산시민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