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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 포구
 자갈치 포구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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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하면 자갈치...자갈치는 물고기 이름

부산은 6·25 전쟁 당시 임시 수도. 당시 숱하게 밀려온 피난민들로 갑자기 많은 판잣촌이 생겨 대 화재를 수없이 겪은 부산. 부산은 한문으로 부산(釜山)... 이 부산의 부(釜- 가마 부)는 한문 화(火)와 금(金)'으로 이루어진 상형문자….

가마는 보통의 솥보다는 열용량이 커서 더워지고 식는 것이 더디다. 그래서일까. 대개의 사람들 부산 사람을 일러 '사람을 사귀는데 오래 시간이 걸리지만 사귀고 나면 오래 변치 않는다'고 얘기들 한다.

이러한 부산 사람의 기질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이, 대중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부산하면 외지인들이 떠올리게 되는 첫 공간은 '자갈치'.... 자갈치는 충무동 일대의 바닷가를 이른다. 이 자갈치 시장의 형성은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갈치란 지명의 유래는, 첫째 농어목 등가시칫과의 바닷물고기 이름에서 왔다는 설이 있는데, 자갈치 물고기는 몸이 길고 꼬리 쪽이 가늘며, 몸빛은 연한 갈색. 배지느러미가 없다. 주로 포항·오호츠크해 등 북서태평양의 온대 해역에 분포한다고 한다. 둘째는 자갈 포구 해안에 자갈이 많아 자갈치라고 불리었다는 설이 있다.

자갈치 포구
 자갈치 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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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 시장
 자갈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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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길을 밟으며 어찌 살까 하루를
울면서 헤메이던 지난날도
입술을 깨물면서 뱃고동의 반평생
부산의 자갈치 아지매
싱싱한 아침햇살 저무는 져녁노을
이제는 자랑스런 자갈치 아지매
어서어서 오이소~웃음으로 반기는
부산의 자갈치 아지매

해와 달이 바뀌어 이마의 주름살도
쳐다보며 쏟아지던 눈물도
저무는 파도따라 흘러버린 반평생
부산의 자갈치 아지매
한맺힌 인생살이 갈매기 손길따라
이제는 억척스런 자갈치 아지매
어서어서 오이소 웃음으로 반기는
부산의 자갈치 아지매
<자갈치 아지매>-나훈아

싱싱한 해산물
 싱싱한 해산물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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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 시장, 6·25 동란 피난민들의 생계 터전으로 형성되다

그러니까 자갈치 시장이 오늘날과 같이 번성한 뿌리는, 6.·25 전쟁 동란 이후 물밀듯이 모여든 피난민들이 생계를 위해, 더러는 암거래 군수 물자들을 내다 파는 '얌생이꾼'으로 둔갑하고 이들 잡상인들로 인해 자갈치 시장이 형성되었다는 설이다.

거기에 유난히 생활력이 강했던 우리 한국의 어머니들이 6·25 전쟁통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오늘날 자갈치의 어시장형태로 자리를 굳히게 되어 "자갈치 아지매"라는 정겨운 이름이 생겨났다고 전한다.

자갈치
 자갈치
ⓒ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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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러 6·25 전쟁으로 질곡의 힘든 삶을 살다가신 돌아가신 어머니가 그리우면 짭쪼롬한 갯내음과 뚜-우 울리는 뱃고동 소리와 통통 거리는 통통배의 추억이 있는 자갈치 바다로 달려간다.

자갈치 앞바다가 있는 자갈치 시장은 생활의 권태와 조울증을 앓는 사람들에게도 우울과 권태를 한방에 날려주는 그 어느 곳보다 삶의 활기가 넘치는 장소. 그렇다. 부산의 많은 어시장 중에 가장 '가마뫼' 적이고 우리네 어머니들의 끈질긴 생활력을 엿볼 수 있는 시장이 자갈치 시장이 아닐까 싶다.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의 자갈치 아지매들의 활기찬 모습과 파닥거리는 물고기들의 몸부림들과 생선을 손질하는 비닐행주치마를 입은 자갈치 아지매들과 시장 손님들이 흥정하는 소리를 곁에서 듣고 있으면 절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삶의 의욕이 샘물처럼 솟구치는 것이다.

자갈치 시장은 남포동 맞은편에 자리하고, 충무동쪽으로는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생선류를 중매인에서 소매의 상인에게 파는 단계를 치르는, 수협 자갈치 공판장 등이 있고, 일자로 쭉 이어지고 있는 골목에는 싱싱한 해산물을 갖다 놓고 파는 생선 가게들이 군집해 있다.

도미, 넙치, 방어, 전복, 멍게, 오징어, 낙지...곰장어 구이, 고래고기 등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생선회의 경우는 시세따라 차이가 나지만, 2만원~5만원 정도면, 4-5인이 싱싱한 회맛을 즐길 수 있다.

충무동에서 영도다리까지 자갈치 시장은 형성되어 있는데, 영도다리 부근에 있는 건어물 시장은 영화 <친구>의 촬영 무대이기도 하다. 그리고 건어물시장 부근에는 약재 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뚜-우 뱃고동이 시원하게 울리는 리모델링된 수변공원 및 대규모의 신축 수산시장 골목에는 좌판에 생선을 늘어 놓고 파는 자갈치 아지매들의 '오이소..보이소, 사이소...'하고 관광객을 부르는 정겨운 사투리들이, 관광객들의 느긋한 발길을 잡아 놓기도 한다. 자갈치 시장의 영업시간은 08:00 - 22:00까지이다. 매년 10월에 자갈치문화관광축제가 열린다. 

영화<친구> 무대, 자갈치 건어물 골목
 영화<친구> 무대, 자갈치 건어물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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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될 영도다리
 복원될 영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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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동란의 아픔을 상기 시키는 영도다리...복원될 예정

이산가족이셨던 어머니의 말씀을 빌리면, 6·25동란 때 부산에서의 피난민들의 생활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처참했다고 한다. 한겨울에도 불을 지필 수 없던 추운 피난민 수용소 안에서, 어린 아이들이 기아와 병마 등에 의해 죽어 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당시 상황을 종종 눈물 지으며 술회하셨던 것이다.

올해는 6·25 전쟁이 발발한 지 60년이 되는 해. 6·25 전쟁 이야기는 전쟁 세대가 아닐지라도 그 때 당시 처참했던 전쟁 비극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콧날이 시큰하고 가슴이 아파오는 것이다. 그 때 자갈치의 영도다리는 헤어진 피난민들이 만나는 장소로서 많이 이용되었다고 한다.

좌)6. 25 전쟁의 아픔을 상기시키는 장소, 1934-67년까지 하루 두번 도개되었던 영도다리, 우)영도 다리 밑 점집촌
 좌)6. 25 전쟁의 아픔을 상기시키는 장소, 1934-67년까지 하루 두번 도개되었던 영도다리, 우)영도 다리 밑 점집촌
ⓒ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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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영도다리는 1932년에 착공하여 1934년 11월에 완공을 되어, 오전과 오후에 각각 세 번씩 육중한 몸을 들어올려 큰 선박들을 지나가게 했는데 개통식 때는 이 진풍경을 보기 위해 수많은 구경꾼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다고 한다.

조만간 옛 영도다리는 복원되어 예전처럼 진풍경을 관광객 앞에 선 보일 거라고 한다. 영도다리를 이야기하면 영도 다리 밑 점집촌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6·25 전쟁 피난민들이 영도 다리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만나지 못한 가족의 소식을 점치기 위해 일말의 희망을 안고 점집을 찾았다고 전한다.

당시 영도 다리 아래는 무수한 판잣집이 들어섰고, 노점을 하던 점술가들이 하나 둘 점포를 갖게 되어 형성되었는데, 많을 땐 점술가들이 50명도 넘었다고 한다. 현재 점집은 몇군데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자갈치 바다
 자갈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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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있는 자갈치항 나룻배
 낭만이 있는 자갈치항 나룻배
ⓒ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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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낭만의 '통통배'와 자갈치와 해운대 왕복할 유람선 개설에 기대

자갈치 포구에는 숨은 그림 같은 명물 하나가 있다. 추억의 나룻배이다. 자갈치시장에서 영도 대평동까지 왕래하는 배.  이 배는 자갈치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한참 돌아가야 하는데 나룻배를 이용하면 단 5분 만에 영도에 도착할 수 있다. 이 나룻배는 외지인들에게도 점점 알려져서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

이 나룻배가 '통통배'라고 불리는 것은, 엔진 소리가 '통통'거리기 때문. 주로 영도 대평동 나루터 가까이에 살고 있는 주민층에서 그 이용층이 넓어지고 있다. 이 나룻배는 근대 교통수단이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생긴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 자갈치와 영도다리는 부산의 명소. 이 부산의 명소에는 우리 역사의 비극 6·25의 전쟁의 상처의 흔적이 고스란히 숨쉬고 있다. 그러면서도 신생으로 물결치는 어머니와 같은 바다가 있어, 그 역사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케 하는 신생의 장소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자갈치 가려면, 부산 1호선 지하철 자갈치역에서 하차하여 농산물백화점을 지나 신동아시장쪽으로 5분 정도 도보 이용, 또는 지하철 1호선 남포동역에서 하차해서 도보로 이용, 부산 시내 버스는 8번, 8-1번, 15번, 17번, 26번, 27번, 35번, 134번, 302번, 306번, 309번 등 정차한다.



태그:#부산포, #뱃고동, #갯내음, #자갈치, #영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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