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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를 추진하면서 학부모의 참석을 강요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 경기도교육청 로고 경기도교육청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를 추진하면서 학부모의 참석을 강요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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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 아래 도교육청)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를 추진하면서 학부모의 참석을 강요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도교육청이 22일부터 시작한 '행복한 동행-찾아가는 아버지 교실'이라는 학부모(아버지) 대상 강좌를 열면서 지역별로 참가 학부모의 숫자를 할당해 해당 초·중등학교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가 입수한 공문에는 경기도 6개 권역(수원·평택·성남·부천·의정부·고양)별로 각 300명에서 500명까지 행사에 참석할 학부모 인원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22일 진행된 평택지역 행사를 위해서는 평택 140명, 용인 65명, 화성·오산 30명, 안성 30명이 동원돼야 한다는 등 세부적인 참석인원을 제시했다. 도교육청은 이 행사에 총 3000여 명의 학부모를 참석시킬 예정이다. 담당 장학사는 "1개교당 1명 정도의 아버지를 참여시키는 것이 도교육청의 목표"라고 밝혔다.

행사 참석 할당 인원이 표시된 경기도교육청 공문.
 행사 참석 할당 인원이 표시된 경기도교육청 공문.
ⓒ 임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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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학교들이 학부모 동원숫자를 채우기 위해 특정 학부모의 참석을 요구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 담당 장학사도 학부모의 자발적인 참여보다는 조직된 학부모가 참여할 수밖에 없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평택 ㅇ중 교사 측은 "학교에서 그것(학부모 참가 문제) 때문에 말이 많았다"면서 "나서는 학부모가 없어서 결국 학부모회 간부에게 담임이 전화를 걸어 참석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ㅎ장학사는 "준비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지 않았다"면서 "지금이라도 공문을 보내 강제로 학부모 참석을 유도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상 7월 6일까지 예정된 행사를 위해 해당 학교에서는 이미 참가 학부모 구성을 마친 상태여서 실효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준비된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ㅎ장학사는 이어 40여 분 후 "'찾아가는 아버지 교실'이 학부모 참여교육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23일, 의정부 관내 500명을 대상으로 신흥대학교에서 '아버지 교실'을 여는데, 교육내용을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하는 등 참여 의지가 높다고 전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추가로 배포해 학부모 강제 참여를 못하도록 하겠다던 입장과 달리 행사를 적극 홍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수원지역 행사는 토요일인 3일 오전 9시부터 일정이 예정돼 있어 신분이 자유로운 특정 부모가 아니면 참석이 어렵다. 생업에 종사하거나 쉬는 토요일 휴무를 즐기려는 학부모들에게는 고역인 것이다.

행사참여 학부모에게 출장비 지급?

문제는 또 있다. 이 행사에 참석하는 학부모에게 '공무원여비규정'에 따른 출장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행사에 참석하는 학부모에게 학교에서 출장비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ㅎ장학사는 "학교 사정에 따라 출장비를 주기도 하고 안 주기도 한다"고 말해 출장비의 존재를 인정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 교직원이 아닌 학부모에게 '공무원여비규정'에 따른 출장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한 이유를 묻자 ㅎ장학사는 "학부모가 학교 대표로 참석하는 것이니까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지급하는 사례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장비까지 주면서 행사에 학부모를 참석하도록 한 것은 결국 강제 동원에 대한 대가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22일 참석했던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말로 돌려 답변했다.

한편, 지난 22일 평택에서 열린 '행복한 동행-찾아가는 아버지 교실' 행사에는 김상곤 교육감이 직접 참석해 학부모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자녀 교육과 관련해 대학교수 등의 강사진이 강의를 진행한다. "이들의 강의료는 시간당 20만 원에 1시간 초과마다 15만 원이 추가되고 기본 강의 시간은 2시간"이라는 게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태그:#경기도교육청, #김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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