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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D&D 포커스 편집장.
 김종대 D&D 포커스 편집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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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정부가 현재 2012년 4월 17일로 합의돼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점을 2015년으로 연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교안보전문지 D&D포커스의 김종대 편집장은 23일 "국방부 등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2012년에서 3년 미룬 2015년으로 미루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박선원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참여정부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도 24일자 <한겨레> 기고문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 전작권 전환합의를 깨고 2015년으로 미룰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2015년이라는 시점은, 주한 미군의 평택기지 이전 완료 시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김 편집장은 "그러나 지금까지 해온 전작권 전환 준비를 올스톱하는 것인지, 아니면 전환준비를 해가면서 3년 뒤에는 전환한다는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미국은 재생속도만 늦추자는 거고 우리는 '일단 멈춤'으로 하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8월 16일부터 실시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한미연합사령부가 주도적으로 실시하기로 한 것도 전작권 전환 연기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편집장은 "이와 관련해 합참의 반발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미양국이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외부 침략 방어 훈련인 UFG 연습은 전작권 전환을 전제로 2년 전부터 우리 군의 지휘 비중을 높여 왔고, 지난해에는 한국 합참이 작전을 주도하고 미군이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었다.

한편, 김성환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은 2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전작권 전환을 3년 유예한다는 말이 있다. 쇠고기 협상도 그렇고, 외국에서 덜컥 합의해오면 문제가 된다"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의 질문에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도 '전작권 2015년으로 연기'에 대해 "아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미군의 하부구조로 종속돼서 살겠다?"

다음은 김 편집장과 전화로 인터뷰한 내용 전문.

- 전작권 전환 연기 논의 진행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국방부 등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2012년에서 2015년으로 3년 미루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날짜까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 같고 이는 26일 캐나다 한미정상회담과 오는 7월에 열리는 '한미 2+2 국방·외교 장관회의' 등을 거쳐야 할 것이다."

- 전작권 전환 연기를 평가한다면.
"노태우 대통령이 작전통제권 환수를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것이 1987년이었고, 평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한 것이 1994년이었다. 평시작전통제권을 갖고 온 것을 고등학교 입학으로 치면, 성인식 치르고 대학을 가야 하는데 도전도 안 해보고 재수생활을 계속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군이 성인식을 치르지 못하다 보니까 사령부가 없는 군대였다.

천안함 침몰 때 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전작권이 없는 상황에서 3군이 통합적으로 움직이는 훈련이 제대로 돼 있지 않기 때문인 점도 컸다. 한국군이 혼자 설 수 있는 능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미 국방부는 원래 (전작권 전환 연기) 반대 입장이 강했었는데.
"현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지난 2007년 4월에 김장수 당시 국방장관과 2012년 4월17일 전환에 최종 합의했던 인물이다. 미 국방부는 원래대로 하자는 입장이 강하지만, 양국 대통령들끼리 하는 일이니 반대할 수 있겠나. 지난 4월 13일 핵안보정상회의 때 두 대통령이 이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 전작권 전환 연기를 위한 구체적 조건도 논의된 것인가.
"지금까지 해온 전작권 전환 준비를 올스톱하는 것인지, 아니면 전환준비를 해가면서 3년 뒤에는 전환한다는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은 재생속도만 늦추자는 거고 우리는 일단 멈춤으로 하자는 것으로 보인다."

-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의 생각은 결국 전환 자체를 백지화하자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인가.
"5년 뒤에 다시 그때 상황을 보자는 것일 수 있다. 군사주권의 미국 종속이 행복하다는 발상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지 않겠나."

- 전작권 전환 준비 차원에서 2년 전부터 한국군이 주도해오던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올해 8월 훈련부터 다시 한미연합사가 주도하는 것으로 바뀐 것도 전작권 전환과 관련된 것인가.
"그렇다. 그런데 지휘권을 미군에 다시 넘겨주는 것에 대해 합참에서 반발이 있었다."

- 한국의 요구로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에 지불해야 할 대가가 만만치 않을 텐데.
"이미 수없이 거론돼온 부분이다.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인상, 평택 미군기지 확장사업 및 연합 군사훈련 비용의 부담 증가, 아프간 파병 연장과 규모 확대를 우산 예상할 수 있다. 또 미국이 계속 요구해온 미사일방어체제(MD) 참여 문제도 있다. 한미FTA의 자동차와 쇠고기 재협상 등을 거론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건 제가 아는 분야가 아니다."

-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런 점도 있다. 군이 추진해온 합참조직 개편이나 전구(戰區, Theater) 작전 능력 발전 사업 등을 하지 말라는 압력이 있었다.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작권과 관계없이 군이 주체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사항까지도 막은 것이다. 이런 정도면 군사주권을 포기하고 미군 하부구조로 살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이번 전작권 전환도 '이건 상황이 좋지 않으니 잠깐 연기하자'는 게 아니라 미군의 하부구조로 종속돼서 살겠다는 점에서 대단히 퇴행적이다."


태그:#전시작전통제권, #이명박,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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