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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정신을 스스로 부정한 백한기 회장의 6․2지방선거 망발사건은 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회에서 다수결로 진퇴를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시민들에게 백배사죄하고 자진사퇴해야 한다."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 김영만 상임대표는 백한기 3․15의거기념사업회 회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마산, 창원, 진해지역 2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는 지난 21일부터 매일 오후 퇴근시간에 맞춰 1시간씩 마산 3․15의거탑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백한기 회장은 지난 5월 29일 마산 창동에서 열린 한나라당 이달곤 경상남도지사 후보 유세 때 연단에 올라 지지 연설을 했다. 이후 열린사회희망연대, 김주열기념사업회(마산),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등 단체들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백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회는 지난 16일 열린 회의에서 '백 회장의 불신임 안건'을 부결시켰다. 이날 이사회에는 전체 86명 이사 가운데 50명이 참석했는데, 당시 백 회장은 사과한다고 했지만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백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활동을 계속해서 벌이고 있다. 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로 참여하고 있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임원들은 이사를 사퇴하기도 했다.

 

3․15의거기념사업회 홈페이지에는 백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는 "백한기 회장의 퇴진을 부결한 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회를 규탄한다"는 내용으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영만 상임대표는 25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를 통해 백 회장뿐만 아니라 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회도 문제라고 밝혔다. 김주열(1943~1960) 열사와 옛 마산상고 입학동기인 김 상임대표는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마산) 회장을 지냈다. 그는 올해 '김주열 열사 범국민장'을 주도해서 열었으며, 김주열 열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친구야 미안하다>를 만들기도 했다.

 

 

"3․15의거 정신은 저항정신과 대동정신"

 

- 3․15의거 정신은 무엇인지?

"일부에서는 '정의'니 '민주'니 하던데, 그런 말은 누가 쓰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가령 전두환 정권 때 정당은 '민주정의당'이었다. 그런 차원에서 3․15의거 정신을 '민주정의'라고 하면 인정할 수 없다. 보수나 수구꼴통세력들도 '민주'니 '정의'니 말하지 않나. 3․15의거 정신은 바로 '저항정신'과 '대동정신'이다. 불의하고 부당한 모든 권력과 힘에 굴복하지 않는 '저항정신'이며, 민중항쟁 과정에서 전 시민이 일체가 되었던 '대동정신'이다."

 

- 시민사회진영의 백한기 회장 퇴진 압력에도 불구하고 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회는 백 회장의 사퇴를 부결시켰는데?

"우리가 그동안 여러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듯이 3․15의거의 주인은 3․15의거기념사업회가 아니라 시민들이다. 그리고 3․15의거기념사업회는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사무실과 집기비품은 물론 운영비와 사업비 전액을 지원받아 유지되는 단체이다. 올 한 해만 해도 시민 혈세 수십억이 지원되었다. 따라서 이번과 같이 3․15정신을 스스로 부정한 백 회장의 6․2선거 망발사건은 3․15사업회 이사회에서 다수결로 진퇴가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 시민들에게 백배사죄하고 자진사퇴해야 한다."

 

- 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회는 백 회장 문제를 다루면서 기자들을 퇴장시킨 채 비공개로 회의를 했다. 백 회장이 직접 회의 진행을 했다는 말도 있는데?

"굳이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는 단체에서 이럴 수가 있느냐?'는 말조차 하고 싶지 않다. 이건 일반 관례에 따른 상식적인 회의 진행방법도 아니다. 소위 친회장계 이사들을 총동원하여 자신의 과오에 대한 궤변을 늘어놓고 거취를 결정해 달라는 후안무치한 언행은 정신 상태가 온전한 사람들이 하는 짓이 아니다."

 

- 이번 사건이 벌어진 데는 백 회장 못지않은 책임이 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회에도 있다는 주장을 해왔고 최근에 낸 성명서에서는 이사회를 해체하라는 요구까지 했다. 그러나 일부 이사들이 백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이사직 사퇴를 했는데?

"백 회장 사태를 해결하는데 그분들의 등장이 참으로 반갑고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왕이면 좀 더 일찍부터 3․15정신에 입각한 강력한 내부비판이 있었다면 이번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이전부터 특정 정당에 깊숙이 개입해 있었던 백 회장 같은 분들이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었기에 하는 말이다."

 

- 앞으로 '3․15정신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3․15의거기념사업회 이사직 사퇴를 선언한 사람들과 연대할 것인지?

"당연한 일이다. 함께할 생각이다. 아마 그분들은 내부에서 단체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 평소에도 나름대로 노력해 오신 분들일 것이다. 다만 결과만을 두고 볼 때, 그동안 3․15의거기념사업회에서 일어났던 여러 문제를 이사회 내부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점에서 우리와는 약간 인식의 차이가 존재할 수도 있지만 3․15의거 정신으로 함께해나갈 생각이다."

 

- 3․15의거기념사업회 백한기 회장이 계속 퇴진을 거부한다면 앞으로 계획은?

"여러 단체와 회의를 통해 수위를 조절해 나가겠지만 장기적으로 나간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이 동원될 것이다."


태그:#3.15의거, #3.15의거기념사업회,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 #김영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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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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