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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힘내라 이광재"

 

이광재 강원도지사의 취임식이 열리는 춘천문화예술회관 입구에는 지지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손에는 "힘내라 이광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취임식장으로 들어서는 이 지사를 향해서도 "힘내라"를 연신 외쳤다.

 

취임식장 주변 곳곳에는 이광재 지사의 직무정지에 반대하는 현수막도 내걸렸다. "강원도민의 준엄한 명령입니다 일하십시오", "강원도민은 이광재 도지사의 무죄를 선고합니다"

 

 지지자들의 격려 속에 가족들과 함께 취임식장에 들어서는 이 지사의 표정은 밝았다.

 

[장면 #2] "강원도가 어떻게 빨갱이를 뽑아놨어?"

 

강원도청 앞에는 서울에서 원정 시위를 온 노인 20여명이 자리를 잡았다. 이날 새벽 관광버스를 대절해 춘천까지 왔다는 한 노인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경찰들을 향해 그는 "이광재는 빨갱이 도지사"라고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라이트코리아, 6.25 남침피해유족회, 바른태권도시민연합회 소속이라는 이들은 "취임하자마자 직무정지가 웬말이냐", "강원도민이 바보 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이들은 색깔론까지 동원해 강원도민이 선택한 도지사의 사퇴를 요구하고는 다시 관광버스를 타고 떠났다.

 

직무정지 논란 속 취임식... "밤이면 잠을 이루지 못해"

 

직무정지 논란 속에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1일 취임식을 했다. 그러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이 지사의 도지사로서의 권한은 모두 정지됐다.

 

취임사를 하던 이광재 지사는 "밤이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직무정지에 대해 "시련의 한가운데 있다, 피눈물 나는 시간이 가고 있다"며 "도민들에게 마음의 짐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직무 수행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금의 시련이 끝나면 저와 강원도민들은 더 단단해 질 것"이라며 "변방의 역사를 끝내기 위해 용기있는 선택을 한 강원도민들의 그 용기에 힘입어 반드시 이 시련을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를 잊어버리고 강원도만 생각하고 강원도를 위하는 길만 가겠다"며 "행복한 강원도를 만들기 위해 일자리를 만드는 도지사, 교육 도지사, 복지 도지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봉하재단 이사장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조순 전 경제부총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진보성향의 민병희 교육감이 자리를 함께 했다. 또 김원기 전 국회의장, 강금실 전 법무장관, 백원우, 최재성, 서갑원 민주당 의원, 이기명 노무현 전 대통령 후원회장,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영화배우 명계남, 최종원씨 등이 '친노' 인사들도 총출동했다.

 

친노 인사들 총출동... 권양숙 이사장도 참석

 

조순 전 부총리는 축사에서 "이광재 지사의 도정이 중단되는 것은 이 지사에게도 불행이지만 강원도민에게는 더 큰 불행"이라며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힘을 내달라"고 격려했다. 이 지사는 과거 조 전 부총리의 서울시장 선거 때 선거대책위 기획실장을 맡아 인연을 맺었다.

 

지방선거 운동 기간 중 직접 다린 오미자차를 이 지사에게 보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던 권양숙 이사장은 이 지사 바로 옆자리에 앉아 취임식을 지켜봤으며 내빈 소개 순서에서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취임식을 마친 이 지사는 도청에 들러 도지사실을 둘러보고 도청 간부들과의 상견례를 했다. 또 민병희 교육감 취임식에 참석하고 도 단위 주요기관을 방문하는 등 도지사로서의 행보에 나섰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8시 50분 경 관용차를 타고 도지사 집무실로 첫 출근을 했으며 도 간부로부터 취임식 일정에 대한 보고를 받기도 했다.

 

이 지사는 직무는 정지됐지만 도지사의 직위는 유지되는 만큼 기업과 대학 유치, 예산 확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 등 강원도지사로서 선별적 활동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얼음장보다 차갑고 냉정하게, 또 신중하게 대처 하겠다"며 "도지사 권한대행 및 정부와 협의해 할 일은 하겠다"고 밝혔다.


태그:#이광재, #강원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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