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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 시의원들이 충돌을 빚고 있다. 오 시장이 취임과 함께 단행한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인사 때문이다.

 

오 시장은 민선 5기가 시작되는 1일 최항도 경쟁력 강화본부장을 시의회 사무처장에 임명했다. 취임식 하루 전날인 지난달 30일, 7대 시의회 부의장의 서면 추천을 받아서였다. 이에 8대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은 "어제 임기가 끝나는 7대 시의회 부의장과 협의해서 8대 시의회 사무처장을 발령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회를 무시한 일방적인 인사"라는 것이다.

 

"8대 시의회와 일할 사람을 왜 7대 시의회와 의논하나"

 

민주당 의원들이 시의회 사무처장 임명을 알게 된 것은 오 시장 취임 직전. 김명수 민주당 서울시의회 원내대표 겸 운영위원장 내정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시장 취임식을 앞두고 시의원들이 모여 있는데, 최 사무처장이 부사장단과 함께 찾아와 '이번에 사무처장으로 임명됐다'고 인사를 했다 "며 "이런 경우가 어디에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임식이 끝난 후 민주당 시의원 40여 명은 "부당한 인사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법적인 절차에 있어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의회의 반발에 대해 정효성 행정국장(전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7대 의회와 협의를 했고 8대 의회는 의장단이 구성이 안 됐기 때문에 논의할 대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8대 시의회는 오는 13일 의장단을 구성한다. 

 

서울시 행정국 인사과 관계자도 "사무처장 발령은 부시장 인사에 따른 후속인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29일 단행된 부시장 인사로 인해 생긴 결원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 '새 의장단이 꾸려질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의장단이 구성될 때까지 (사무처장)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답했다.

 

서울시의 해명에 김명수 원내대표 내정자(구로구)는 "임기 시작하는 사람들(8대 시의원)과 의논을 해야지 일할 사람도 아닌데 왜 7대랑 의논을 하느냐"며 "의장 내정자도 있고, 원내대표 내정자도 있는데 오늘 아침까지 서울시로부터 (사무처장 임명에 대한)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민대표' 시의회 아니면 누구와 소통하겠다는 건가"

 

조규영 민주당 시의원(구로구)도 "임기 마지막 날인 7대 부의장과 협의해 놓고서는 법적절차를 거쳤다고 하는 건 오 시장이 (시의회와)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조 의원은 "(오 시장이) 오늘 취임사에서 소통하는 시장이 되겠다, 시의회와 소통하겠다고 해놓고서는 취임 첫날 첫 번째 공식 업무인 사무처장 임명을 의회와 협의하지 않은 채 했다"며 "시장의 비전이 공염불이 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오 시장은 "소통의 시장이 되겠다"며 "특히 시의회, 자치구, 각 지역 대표, 다양한 시민단체의 의견을 경청하고 시정에 반영함으로써 대화와 타협의 시정을 이끌어 가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김 원내대표 내정자 역시 "서울시민의 대표인 서울시의회가 아니면 누구와 소통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도대체 6,7대 한나라당 의원들과 어떻게 했기에 시장이 이렇게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인지"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경청과 소통'을 민선 5기 시정의 핵심 철학으로 내건 오 시장은 취임식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취업 준비생 100명과 함께 하는 현장대화' 행사에 참석했다.


태그:#서울시의회,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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