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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던 아이폰 물려주고 새 아이폰 4 구입하자."

 

KT에서 2일 도입한 '아이폰 3GS 약정 승계 프로그램'을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위약금 부담 없이 쉽게 아이폰4로 갈아탈 수 있어 반갑다는 의견부터, 결국 남은 약정을 제3자에게 떠맡겨야 하기 때문에 '조삼모사'라는 지적도 있다.

 

일시 납부할 위약금, 제3자와 나눠 내는 셈

 

이번에 KT에서 발표한 프로그램 내용을 실제 사례에 적용해 봤다.

 

A씨는 2010년 2월 아이폰 3GS 16GB 제품을 구입하고 월 4만5천 원짜리 I-라이트 요금제에 가입했다. 출고가 81만4천 원에서 '요금 할인' 55만 원 외에 단말기 할부금 26만4천 원은 1만1천 원씩 24개월 동안 매달 부담해야 한다.

 

A씨가 8월 초 아이폰 4를 구입하고 아이폰 3GS를 해지하려면 남은 18개월 분 단말기 할부금 19만8천 원과 요금 할인 18개월 잔여분 41만2500원 등 61만500원을 일시불로 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아이폰 약정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A씨는 쓰던 아이폰을 가족인 B씨에게 넘겨줄 수 있다. 이때 B씨는 A씨 대신 남은 18개월 동안 I-라이트 요금제를 계속 쓰는 한편 단말기 할부금도 부담하기로 했다. 이때 B씨는 6개월 된 중고 아이폰을 20만3500원 정도 싼 61만500원에 구입하고 18개월 약정 계약을 하는 셈이다.

 

이는 KT가 제시한 승계방법 다음 세 가지 중 첫 번째에 해당한다. 

 

① 3GS의 할부금 및 요금할인 모두를 제3자(B씨)에게 승계

② 3GS의 할부금 및 요금할인을 아이폰4 사용 고객(A씨)이 계속 부담

③ 3GS의 할부금은 아이폰 4 사용고객(A씨)이 부담하고, 요금할인은 3GS 사용고객(B씨)에게 승계

 

두 번째 방법대로 남은 단말기 할부금과 요금 할인을 모두 A씨가 부담한다면 B씨는 공짜 단말기가 생긴 셈이다. 대신 A씨는 61만500원을 분할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18개월 동안  매달 3만4천 원 정도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다만 이때도 B씨는 30일 이내에 개통 처리해야 한다.

 

세 번째 방법대로 단말기 할부금을 A씨가 부담한다면 B씨는 18개월 동안 I-라이트 요금제를 유지하면 된다. 이 경우 B씨는 6개월 된 중고 아이폰을 41만2500원에 구입하는 셈이 된다.

 

문제는 7월 현재 아이폰 3GS 가격이다. 아이폰4가 발표된 지난 6월 9일부터 아이폰3GS 16GB 제품 출고가는 81만4천 원에서 13만2천 원 떨어진 68만 2천 원으로 인하됐다. 결국 아이폰을 승계 받는 입장에서는 새 아이폰을 구입했을 때와 비교해 메리트가 20만 원에서 7만 원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또 당장 아이폰4가 3GS 초기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판매될 경우 20만 원 때문에 중고 3GS를 찾을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가까운 가족이나 친지에게 승계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일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다만 제3자에게 넘길 경우 세 번째 방법대로 인계자가 단말기 할부금을 부담하거나 인수자에게 일정 금액 추가 부담해 주는 조건을 내세울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이폰4 가입자 편의 차원... 금전적 혜택은 없어"

 

결과적으로 이번 아이폰 약정 승계 프로그램은 KT 입장에서나 아이폰 가입자 입장에선 금전적으로 서로 이익을 보거나 손해 볼 건 없는 셈이다.

 

KT 홍보팀 관계자 역시 "이번 프로그램이 아이폰4 승계 가입자에게 마이크로 유심카드와 마일리지 포인트 2만 점을 제공하는 것을 빼면 고객에게 따로 금전적 혜택을 주는 건 아니다"라면서 "다만 약정 중도 해지에 따른 할부금과 요금 할인액 일시 납부 부담을 줄여 주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명의 변경시 쓰던 번호까지 함께 넘겨야 하는 것을 빼면 기존 휴대폰 명의 변경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다. 실제 KT는 기기 변경 없이 아이폰4를 새로 개통하고 기존 3GS는 명의 변경을 통해 할부금 및 요금할인 등을 승계하는 방법도 병행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약정 승계 프로그램은 아이폰3G와 3GS에만 해당하며 앞으로 쇼옴니아, 안드로원 등 다른 스마트폰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쇼킹스폰서 기본형과 I요금제 가입자 외에 스마트스폰서 고객도 기기변경을 통해 3GS를 승계하는 방안도 향후 도입할 계획이다.


태그:#아이폰, #약정승계, #아이폰4, #KT,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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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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