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구를 '예향의 도시' 라고 말한다. 최근 대구는 문화의 도시를 캐치플레이즈로 하여 문화산업 전반에 걸쳐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소규모 연극무대가 곳곳에 있어서 작은 공연들이 펼쳐지고 있으며 최근 막을 내린 대구 뮤지컬 축제 등의 모습으로 문화도시 대구를 알리고 있다. 게다가 지역의 유수 예술가들의 정기공연이 항상 펼쳐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며, 이 저변에는 봉산문화거리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이에 봉산 문화거리를 통해 대구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 봉산 문화거리의 역사90년대 중후반까지 봉산 문화거리가 위치한 대구 반월당은 학원가로 유명한 곳이었다. 대구학원, 유신학원 등의 유명학원이 위치한 이곳은 대구의 중심 상권인 동성로와 인접하여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었지만 그 안에서도 봉산 문화거리 만큼은 고립된 섬처럼 존재했다.
이후 1991년 문화부 주도로 지방 문화거리 육성 계획 지침에 따라 대구의 대표적 거리로 선정되어 봉산 문화거리 입구 횡단 보도 앞에는 이 골목을 알리는 나무 장승이 세워지기도 했으나 이렇다할 특징 없이 찾는 이가 드문 골목으로 남았다. 몇 개의 개인 화랑과 표구사, 인쇄소가 위치하여 관련 상인의 드문 발걸음이 이어질 뿐 시민들은 그곳의 존재를 궁금해 하지 않았다.
최근 이곳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문화도시 대구를 키워가기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인근 지역의 재개발과 맞물려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자 '문화거리'라는 특별한 이름의 역할을 다 하지도 못한 채 일반 주택가 골목과 별반 없이 명색만 남아있는 실정이라는 불만의 소리도 높다.
그렇다면 서울의 인사동이나 삼청동처럼 특색있는 거리로 조성하기 위해서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봉산문화거리로의 유도를 위한 도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곳은 번화가와 가까이 있지만 들어오는 사람이 드문 탓에 대낮에도 한산한 모습이고, 그럼에 따라서 상가도 드물게 형성되어 있다. 90년대에 정부지정 문화거리로 조성될 때의 통계치와 비교하여 지금까지 상가의 수가 큰 변화가 없이 드물게 분포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에 최근 시에서 철구조물을 설치하여 봉산문화거리로의 유동인구의 발걸음을 유도하고 있으나 아직은 미진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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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봉산문화거리봉산 문화거리 초입에는 플라워카페 등이 예술 거리의 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약 10여년 전까지 대구에는 화방골목이 존재해서 독특한 풍취를 자아내는 길이 있었다. 대구 중앙 파출소에서 덕산 빌딩에 이르기까지의 길은 필방, 화방이 밀집하여 예술적 풍모를 엿볼 수 있는 골목으로 자리잡았으나 최근에는 대형 문구점과 인터넷 배달 주문으로 인해서 화방거리의 풍경은 사라져 버렸다. 이제 그 역사를 봉산 문화거리에서 실천해 보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아날로그적 감성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봉산문화거리는 그 독특한 감성을 자극할 만한 요소들을 갖춤으로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몇 군데의 필방과, 표구사,플라워 카페, 골동품 가게 등이 들어서서 자연과 그리움을 주제로 행인들을 붙들 날을 기다리고 있으므로 충분하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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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함께하는 골목봉산문화거리의 가장 큰 특징은 첨단 건물 사이에서 30 ,40 여년 전의 건물을 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최근 들어선 신축 아파트 사이로는 영화세트에나 나옴직한 옛시절 건물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복고적 감성을 살린 독특한 거리의 한 모습으로 남길 수 있으니 무조건적인 재개발보다는 재정비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또한 도시화에서도 옛시절을 잊지않는 작은 공간으로의 희소성을 매리트로 한다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만한 충분 요소가 될 수 있다. 구 세대에게는 지난 추억의 향수를 선물하고, 신세대에게는 과거로의 무한한 상상력 여행을 할 수 있는 곳, 이 점을 기반으로 도시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 문턱 낮은 문화 향유 추진해야보통의 소시민은 클래식 음악이나 발레, 미술, 연극에 익숙하지 않다.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 향유 대상에게 재미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또한 봉산문화거리가 관련업 종사자에게만 통용되는 문화거리가 된다면 더 이상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조금 더 대중적인 공연과 무료 관람의 기회를 펼치는 것 역시 추진되어야 할 사항이다.
현재 봉산문화회관은 지하1층에 대공연장 328석, 소공연장 가변좌석 100~120석, 2층에 대공연장 객석 120석, 야외공연장, 전시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가족끼리 관람 할 수 있는 연극, 무용, 미술 전시 등의 행사가 펼쳐지고 있는 곳이다. 내부 문화센터에서는 각종문화관련 강의를 유료로 수강할 수 있다. 이 부분을 조금 보완하여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각종 공연을 무료 관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 신세대 취향을 겨냥한 문화공간들대구는 보수적인 도시로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중화된 외국여행과 신세대들의 취향을 고려한 업주들의 발빠른 움직임으로 트렌드와 감각을 살린 가게가 많이 들어서고 있다. 봉산 문화거리 역시 몇몇 예술적 성향을 가진 업주들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문화상점이 존재한다. 플라워카페, 팝아트적 분위기의 카페 등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 봉산문화거리 활성화, 이제 할 일은 무엇인가?길 건너의 동성로 일대 초입 골목에 비해 한산한 이곳을 문화적 특색의 골목으로 만들기 위해 할 일은 대대적인 차별화 정책일 것이다. 이 때문에 조경사업을 실시하고 벤치를 조성하느라 막대한 예산을 쏟았지만 그 결과는 미비하다. 일례로 거리의 끝까지 조경사업이 펼쳐지지 않고 골목 입구에만 눈요기로 머문 점, 안내판이나 거리의 역사 등을 소개하는 자료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봉산 문화거리 끝 무렵에 가구 골목이 자리하고 있으므로 이들과 연계시켜 디자인의 매리트를 가진 골목으로 홍보함으로써 자연스러운 관광상품화가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관련문화인들과 상인, 공무원들의 공동 노력으로 이 점을 극복해야 하며, 외국인들의 발길까지 유도할 수 있는 독특한 풍물 소개가 이뤄질 수 있는 곳으로 기능해야 한다.
이제 대구에서 외국인을 보는 것이 낯설지가 않다. 동성로 로데오 거리의 수많은 카페에는 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모여 술과 차를 마시며 한국의 문화를 조금씩 익혀간다. 그들이 받아들였으면 하는 대구의 모습을 지금부터 붓질해 나가야 한다. 문화란 세상과 함께 발맞추어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어야 하며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