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끝난 서울 강남구의회 의장단 선거는 민주당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강남구의회는 지난 8일과 9일 제6대 전반기 강남구의회를 이끌고 나갈 의장에 재선인 한나라당 조성명 의원을 부의장에는 초선의 민주당 최영주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또한 3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로 한나라당 2석 민주당 1석씩 각각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단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들의 실속을 확실히 챙긴 반면 한나라당은 갑, 을로 의견이 나눠져 민주당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제6대 강남구의회는 21명의 의석 중에 한나라당이 13석, 민주당이 8석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은 갑 지역 의석은 7석, 을 지역 의석은 6석이다.
이런 의석 분포로 인해 이번 의장단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의장을 비롯해 상임위원장 2자리를 민주당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차지하기로 사전에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8석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의 지지에 따라 누가 의장에 선출되느냐가 결정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결국 민주당이 캐스팅 보트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의장 선거에서 의결 조율에 실패하며 갑, 을 출신 의원 2명이 의장선거에 출마했다. 각각 자기 출신 한나라당 표를 가지고는 의장 선거에서 과반수 획득이 어렵기 때문에 2명의 의장 후보는 각각 민주당에 구애의 손길을 보냈다.
결과는 민주당 표가 갑 출신 조성명 의원에게 쏠리면서 조 의원이 의장에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결국 민주당 의원들의 결정에 따라 의장이 결정됐다"며 "지금처럼 한나라당이 갑, 을로 나뉘어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민주당에 끌려 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갑과 을은 물과 기름 같아서 뭉칠 수 없는 사이로 그 만큼 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그 동안 구의회가 한나라당 독주로 제대로 집행부를 견제하지 못했는데 이번 의회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제6대 강남구의회는 한나라당이 지역에 따라 쪼개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초선의원이 대부분인 민주당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의회 모습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