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 일주일간 경남 양산의 동양산농협은 풍란의 향기로 가득 찼다. 금계(琴溪) 이용하 선생이 풍란 소장품 전시회를 연 것. 풍란의 그윽한 향기에 반해 풍란을 모으며 키우기 시작한 이 선생을 만나봤다.
"중학교 때부터 특히 꽃을 좋아했습니다."양산 다방동에 살고있는 이 선생은 집에 100여 종의 풍란을 위해 50여 평의 유리온실을 따로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풍란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농업기술센터의 전신인 농촌지도소에 30년 가까이 근무하다 퇴직한 이 선생은 20년 동안 회장으로 몸담았던 분우회 회원들과 분재 전시를 했던 경험으로 이번 전시회를 진행하게 됐다.
이 선생은 "처음엔 서양란을 키웠었다. 양란은 꽃은 아름다우면서 향이 없어 화려한 꽃을 관상할 수 있는 매력이 있는데, 집에서 기르기에는 온도가 잘 맞지 않아 기르기가 힘들어 풍란을 기르기 시작했다"고 풍란을 키우게 된 계기를 말했다.
해변의 높은 바위나 나무위의 깨끗한 곳에 붙어서 자생하는 풍란은 비교적 가격대가 저렴한 것도 많이 있고 관리도 수월한 편이다. 또한 꽃이 피면 향도 짙어 실내를 향긋하게 물들이는 매력이 있다.
그는 "풍란의 향이 바람을 타고 날아오기 때문에 옛날 안개가 짙어 뱃길을 찾지 못하다가 풍란의 향기를 맡고 길을 찾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짙고 깊은 향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겉보기엔 난이 다 비슷비슷해 보여도 잎의 무늬와 뿌리의 색, 꽃의 색 등으로 자신들만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며 소장하고 있는 풍란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 선생은 "풍란을 기른다는 것은 탑을 쌓는 것과 같다. 탑을 하루아침에 쌓을 수 없듯이 매일 정성을 다해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풍란은 거짓이 없다. 자기 뿌리마저 남김없이 보여주고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품종이 나오면서 변화를 맞이한다"고 말했다.
풍란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풍란의 짙은 향에 취해 진가를 알면 더욱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애착이 느껴질 것"이라며 애정어린 눈길로 풍란을 보며 웃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