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20공구 합천보 공사 현장이 물에 잠기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과 '합천보 건립 관련 덕곡면피해대책위'에 따르면, 17일 오전 합천보의 고정보 구조물 공사 현장을 가로막고 있던 시설물 안에 물이 가득 찼다.
합천보(관리수위 10.5m)는 경상남도 합천군 청덕면 삼학리~창녕군 이방면 죽전리 사이 낙동강을 가로 질러 높이 9m, 길이 593m로 건설 중이다. 합천보는 현재 고정보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은 "16일부터 함안·합천 일대에 집중호우가 내려 함안보·합천보 공사 현장 등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어제까지는 고정보 공사 현장 안에는 물이 없었는데, 오늘 아침 합천보 현장을 확인해 보니 물이 차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합천보의 고정보 공사장을 가로 막고 있던 시설이 불어나는 물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수문을 연 것으로 보인다"면서 "합천보 공사장 안팎에 있던 준설토 등이 바로 씻겨 내려가면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피해 상황은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덕곡면피해대책위 관계자는 "합천보로 인해 덕곡면 일대 농경지의 침수 우려가 제기되어 이번 집중호우 때 낙동강 수위 변화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면서 "오늘 아침에 합천보 현장에 가보니 고정보 공사장 안에 까지 물이 차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집중호우로 낙동강에 물이 불어났으며, 오늘 새벽 4시경 고정보 공사 현장을 막고 있던 수문을 열어 안으로 물을 유입시켰다"면서 "이번 수문 개방은 매뉴얼에 따라 이루어진 조치다"고 말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는 "합천보의 가물막이 수문을 열고 안 열고의 문제가 아니다. 합천보와 함안보는 가물막이를 그대로 둔 상태다. 강의 수위가 상승하기에 더 영향을 받는 것이고, 피해가 우려된다"며 "어제는 주로 경남 일원에 집중호우가 내렸는데 어제 밤부터 경북 등 낙동강 상류에 비가 내리면서 그 물이 중·하류로 내려오면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