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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궁전 스페인을 지배했던 이슬람인들이 남긴 유적이다.
▲ 알함브라궁전 스페인을 지배했던 이슬람인들이 남긴 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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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모함이 세간의 화두다. 세계 열강이 보유하고 있는 항모 중에서 미 해군 7함대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의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다. 중국이 '연습용 과녁이 들어오기만 해봐라'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그것을 비웃으며 서해로 들어갈지, 미 국방부가 한국인의 심기를 거스르며 일본해로 표기한 동해로 들어갈지, 윤이상이 '목동의 노래' 악상을 다듬었던 남해에 머물지 아직 모른다.

축구장 3배 넓이에 높이가 20층 건물에 해당하는 81m에 이르고 최신예 전폭기 수퍼호닛과 비행기 상체에 원반을 얹은 조기경보기(E-2C)등 항공기 90대를 싣고 다니는 항공모함은 그야말로 바다를 떠다니는 군사기지다. 구축함과 순양함의 호위도 부족하여 잠수함의 경호를 받는 항공모함도 모항이 있다. 요꼬스까(橫須賀)다.

바르셀로나 관광객을 싣고 시내를 달리는 2층 투어 버스
▲ 바르셀로나 관광객을 싣고 시내를 달리는 2층 투어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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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함대'에게도 모항이 있다. 바르셀로나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네덜란드를 격파하고 피파 컵을 안았다. 2010년 7월. 스페인은 축제 중이다. 이 중에서 바르셀로나는 축제의 중심에 있다.

결승전 베스트11에 FC바르셀로나 소속이 6명이나 된다. 결승 연장에서 '오렌지군단'에게 결승골을 먹인 이니에스타가 FC바르셀로나 소속이고 득점왕 다비드 비야가 FC바르셀로나 소속이다. 2009 스페인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FA컵 우승 등 트레블의 주인공이 FC바르셀로나다. 겹경사가 터진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동남부 지중해 연안에 있는 항구도시다. 대항해 시대, 콜럼버스를 출항시킨 세비야의 과실을 따 먹은 곳이 바르셀로나이며 선단의 부를 접수했던 무역항이 바르셀로나다. 지금은 스페인의 수출입 물동량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산업항이다.

콜럼버스 광장 바르셀로나 항구에 있는 콜럼버스광장
▲ 콜럼버스 광장 바르셀로나 항구에 있는 콜럼버스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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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를 이야기하면 떠오르는 여인이 있다. 이사벨이다. 바르셀로나 사람들에겐 미워할 수밖에 없는 여인이다. 포르투갈 공주 출신 어머니에서 태어난 이사벨은 여왕에 등극하여 스페인을 통일시켰으며 미치광이로 지탄받던 콜럼버스를 지원했던 후원자다.

이사벨이 궁궐에서 쫓겨나 암울한 시기를 보내던 공주 시절, 이베리아 반도는 카스티야, 아라곤, 그라나다, 포르투갈 등 4왕국으로 갈라져 서로 으르렁 대고 있었다. 카스티야 여왕에 등극한 그녀는 아라곤의 왕자 페르난도에게 먼저 청혼하여 결혼에 성공했다. 바르셀로나가 여왕의 치마폭에 들어가 버린 것이다.

아라곤을 부군과 동시 통치한 이사벨은 그라나다를 공격하여 이슬람 세력을 스페인 땅에서 몰아내며 국토회복운동에 기름을 부었으며 포르투갈을 손에 넣음으로써 이베리아 반도를 통일했다.

이 과정에서 갑(甲)이 아닌 을(乙)로 항상 끌려 다녔던 바르셀로나 인들은 마드리드에 항상 관대하지 않으며 지금도 독립을 외치고 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 공격수 카를레스 푸욜이 스페인 국기가 아닌 바르셀로나 주기를 흔드는 장면은 이러한 정서를 극명하게 나타낸 것이다. 푸욜은 경기가 끝난 뒤 스페인어로 질문하는 기자들에겐 아예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이러한 바르셀로나인들의 반골정신은 에스파냐 어(語) 대신 카탈루냐어(語)를 고수하는 사람도 있다. 스페인 내전 때 가장 끝까지 저항하여 프랑코 총통을 힘들게 했던 사람들이 카탈루냐인들이었다.

똘레도 똘레도는 따오강이 휘감아 도는 천혜의 요새다. 중앙에 우뚝 솟은 건물은 이슬람 모스크였던 것을 가톨릭 세력이 개축한 대성당이다. 그 옆 알까사르는 이슬람 인들이 건축한 고딕양식의 요새다. 똘레도는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 제 1호로 지정되어 있다.
▲ 똘레도 똘레도는 따오강이 휘감아 도는 천혜의 요새다. 중앙에 우뚝 솟은 건물은 이슬람 모스크였던 것을 가톨릭 세력이 개축한 대성당이다. 그 옆 알까사르는 이슬람 인들이 건축한 고딕양식의 요새다. 똘레도는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 제 1호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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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장군이 혁명군을 이끌고 마드리드로 진격할 때, 똘레도에서 저항에 부딪혔다. 똘레도는 무어인들도 겁내는 천혜의 요새다. 요새를 지키고 있던 대령의 아들을 납치한 혁명군이 대령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항복하지 않으면 아들을 살해하겠노라'고

통보를 받은 대령은 아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대령의 아들로 떳떳하게 죽어라'고. 답신을 확인한 혁명군은 요새를 우회하여 마드리드로 진격했다. 세 방의 총성을 남긴 채.

투우 쇼핑몰로 개축중인 투우장
▲ 투우 쇼핑몰로 개축중인 투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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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우를 빼놓고는 스페인을 말할 수 없다. 그만큼 투우는 스페인 사람들의 국민 스포츠이며 관관상품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는 투우가 없다. 투우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 명분은 '동물학대에 반대한다'고 하지만 마드리드에 대한 저항이다.

2004년 바르셀로나 시민들이 연대하여 '안티 투우선언'을 했다. 투우 경기장은 문을 닫았다. 투우 시즌이 아닐 때 비틀즈, 롤링스톤즈, 밥 말리 등이 공연하여 유명세를 탔던 모누멘탈 경기장 역시 변신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쇼핑몰로 개축작업이 한창이다.

성가족 성당 가우디의 미완성 작품으로 사그라다 파밀리아라 부른다. 1882년 공사를 시작하여 아직도 공사중인데 한국의 누구에게 맡기면 3개월이면 해치울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 성가족 성당 가우디의 미완성 작품으로 사그라다 파밀리아라 부른다. 1882년 공사를 시작하여 아직도 공사중인데 한국의 누구에게 맡기면 3개월이면 해치울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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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분방한 바르셀로나의 표상일까. 천재 건축가 가우디 혼이 살아있는 성가족 성당은 지금도 공사 중이며 그의 영감이 숨 쉬는 구엘 공원은 세계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구엘공원 가우디 작품이다
▲ 구엘공원 가우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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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바르셀로나 해변에서 펜티차림으로 자전거를 타는 시민
▲ 자전거 바르셀로나 해변에서 펜티차림으로 자전거를 타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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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바르셀로나 해변에는 선텐을 즐기는 나체족도 있다.
▲ 해수욕장 바르셀로나 해변에는 선텐을 즐기는 나체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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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발랄한 바르셀로나. 축제의 와중에도 바캉스는 다가왔다. 항구에는 요트가 즐비하며 지중해의 태양을 찾아 북유럽에서 달려온 바캉스족 들로 해변은 만원이다.


#스페인#바르셀로나#나체족#가우디#이사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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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事實)과 사실(史實)의 행간에서 진실(眞實)을 캐는 광원. 그동안 <이방원전> <수양대군> <신들의 정원 조선왕릉> <소현세자> <조선 건국지> <뜻밖의 조선역사> <간신의 민낯> <진령군> <하루> 대하역사소설<압록강>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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