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치자 풀섶에 숨어 있던 나비들이 날아오른다.
나비에겐 생명과도 같은 날개, 굵은 장맛비에 날개를 지키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분홍부전나비, 흰나비, 범부전나비, 노랑나비가 꿀을 찾아 이꽃저꽃 날아다닌다.
그들의 날갯짓이 있어 더 아름다움을 더하는 풍경, 그들이 있어 더 아름다워지는 꽃, 그렇게 자연에서 더해진다는 것은 더불어 풍성해짐이다.
공중에서 그들의 사랑이 시작된다.
감히 인간만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자. 단순히 본능에 따른 짝짓기일 뿐이라고 말하지 말자. 어쩌면, 발정기를 잃어버린 인간만이 가장 추한 짝짓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사랑 하나둘 이루어져, 꽃밭에 나비가 날아든다.
꽃은 나비를 끌어모으려고 더 예쁘고 향기롭게 치장을 하니 축제가 열린 듯하다. 그냥, 바라보면 마음 편안한 그런 사람이 그립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