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KBS '블랙리스트'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방송인 김미화씨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일주일 전부터 귀추가 주목됐던 기자회견과 그가 출두한 영등포경찰서는 역시나 수많은 취재진들로 발 디딜 틈 없이 열기가 뜨거웠다.

 

19일 오전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김미화씨 기자회견은 수많은 취재진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기자회견 시작 5분 전에 들어선 김미화씨도 "제가 찍소리라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시고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리고 김씨는 "7년 전에 시사프로를 처음 시작할 때 안 떤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들으니 떨고 있더라"며 "지금도 떨린다"고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기자회견문을 직접 읽겠다"며 비장한 목소리로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A4용지 두 장을 꽉 채운 기자회견문은 김미화씨의 고민과 억울함이 가득했다. 80년대, 60%까지 시청률을 올렸던 '쓰리랑 부부'와 현재 KBS의 간판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는 그가 출연하고 기획했던 작품들이다. 이처럼 KBS에 자신의 손이 탄 작품들을 남겼음에도 출연이 쉽지 않았고, 고소까지 당한 그의 심정은 편치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씨는 이러한 심정을 "친정집에서 고소당한 딸의 심정"이라며 "(KBS가) 제 뒷전에서 활을 쐈다. 저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고 섭섭함을 강하게 토로했다.

 

또 김씨는 "일부 언론이 자신에게 '폴리테이너(정치하는 연예인)'의 멍에를 씌었다"며 "제가 정치하는 것 보신 분 있습니까"라고 기자들에게 반문하기도 해 기자회견장의 분위기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경찰서 출두까지 앞둔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자신이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차분히 읽으며 심경을 털어놨다.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일어선 김미화씨는 "코미디언인데 너무 비장했던 것 아닙니까?"라고 말하며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그는 피고소인으로 영등포경찰서에 출두하기 위해 바로 자리를 떠났다.

 

장시간 조사 끝낸 김미화 "맞고소는 상의해 봐야"

 

김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한 영등포경찰서 또한 정문 입구부터 수많은 취재진으로 둘러싸였다. 출두 예정시간인 11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 김미화씨는 기자회견장에서의 비장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경찰서로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잠시 포토타임을 가진 김씨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진실은 반드시 있다. 떳떳하고 당당하게 억울함을 호소하겠다"고 밝히고 발걸음을 뗐다.

 

조사 시간은 길었다. 그로부터 5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4시가 넘어서야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올 수 있었던 김미화씨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조사 잘 받았다. 열심히 조사에 응했고 이제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조사 후 소감을 밝히는 목소리는 여전히 비장하고 당당했다.

 

이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에게 중요한 문제라 지금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또 향후계획에 대해서 "맞고소는 나중에 상의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앞서 오전에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임원회의 결정사항'이라는 문건에 대한 질문에는 "KBS 노조가 4월에 이미 공개했던 문서이며 언론에 이미 나왔던 내용이다"라고 밝혔고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서도 "나중에 차차 밝히겠다"고 말했다.

 

조사가 예상보다 길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잠시 뜸을 들인 후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 원래 그렇게 하나 보다"며 헛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그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이 있어서..."라고 말하며 급히 자리를 떠났다.

 

이에 사건 조사를 맡은 영등포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은 "오늘 양측의 조사내용과 진술을 검토 후 조사가 더 필요한지 확인해보겠다"고 향후계획을 밝혔다.

 

한편 방송인 김미화씨는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에 "KBS에 블랙리스트가 있어 자신이 출연을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 밝혀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올렸고, KBS는 곧바로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태그:#김미화, #블랙리스트, #KBS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