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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2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논란에 대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어제 윤리위에서 강 의원에 대해 최고 징계조치인 제명결정을 내린 것은 국민의 도덕적 요구에 부응하는 게 책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2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논란에 대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어제 윤리위에서 강 의원에 대해 최고 징계조치인 제명결정을 내린 것은 국민의 도덕적 요구에 부응하는 게 책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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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대표 최고위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하루 전 성희롱 발언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킨 강용석 의원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신속한 제명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일부 중진의원들은 더욱 신중한 사실관계 파악을 주문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안상수 대표는 "강용석 의원 발언 관련한 보도로 인해 국민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어제 윤리위가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은 이제 성희롱 문제와 관련해 당과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도덕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당내 책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안 대표는 이어 "앞으로 한나라당은 성희롱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며, 특히 당직자 모두 품위를 유지하도록 하고 기강을 확립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강용석 의원에 대한 우리 당의 결정은 아주 시의적절했다고 보인다"고 평가했다. 홍 최고위원은 "민주당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 중에서 강용석 의원보다 더 심한, 성희롱을 넘어서는 그런 나쁜 짓을 한 단체장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에서도 오늘 내로 조속한 결정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이 거론한 '민주당의 성희롱 사건'은 6·2 지방선거 직전 이강수 전북 고창군수가 군청 계약직 여성 공무원을 성희롱했다고 고발됐는데, 이에 대해 경찰이 '성희롱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한 사실을 말한 것이다.

강용석의 '품평' 발언 보도된 나경원 "국민께 더 드릴 말씀이 없다"

강용석 의원의 문제 발언을 추가 취재한 일부 언론에서 21일 강 의원이 '나경원 의원은 얼굴은 예쁘지만 키가 작아 볼품이 없다'는 등 여성 의원들위 외모를 평가했다는 보도를 한 가운데, 나경원 최고위원은 "강용석 의원 사건은 국민께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한나라당은 더욱 자중하고 또 자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1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성희롱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강용석 의원이 동료 여성 의원들의 외모에 대해서도 품평을 늘어놓았다는 일간지 보도를 보고 있다.
 21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성희롱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강용석 의원이 동료 여성 의원들의 외모에 대해서도 품평을 늘어놓았다는 일간지 보도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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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최고위원은 "조기에 이번 사건을 처리한 윤리위의 결정을 보면 국민께서 한나라당의 변화된 모습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차제에 윤리위 강화 등을 통해서 한나라당에서 다시는 국회의원의 품위 및 어떤 윤리와 관련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병수 최고위원도 하루 전 윤리위의 조치에 대해 "상당히 신속하게 정확한 판단을 해서 내린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서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 현역 국회의원인데, 자칫하면 온정주의라든가 친분관계에 의해 결정이 시의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이 있다"며 "윤리위의 독립성 확보 및 임기 보장을 통해, 도덕성을 갖춘 사회적 저명인사가 위원장을 맡을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일부 중진 신중론... 김영선 "성희롱은 선거 직전에 터져"

그러나 하루 전 한나라당 중앙윤리위의 빠른 결정이 너무 성급했던 것은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4선의 이해봉 의원은 "강용석 의원이 언론보도와 같이 발언한 것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우리가 국민들 앞에 사과를 하고 응당 중징계를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전제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징계 절차에 있어서 강 의원의 진술은 들은 것으로 돼 있지만, 언론보도에 난 사람들(강 의원과 동석한 학생들)의 진술은 윤리위 전체회의에서 듣지 못한 것으로 기사가 나고 있다"며 "양쪽 의견을 다 들어봐야지 판단이 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강 의원이 재심을 요구한다고 하는데, 그런 (쌍방의 진술을 듣는) 절차가 없었다면 절차를 보증해서 (윤리위를) 다시 진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06년 2월 최연희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술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한나라당 중앙윤리위원장을 맡아 사건에 대해 조사를 벌였고, 윤리위의 회의가 진행되던 중 최 의원은 탈당한 바 있다.

김영선 의원도 "강용석 의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중징계가 너무나 당연하다"면서도 "사실 여부에 대해 정확한 파악을 해야 한다는 것은 이해봉 의원님의 생각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참 이상한 생각이 든다"며 지난 16대 총선 당시 출마를 준비하던 정인봉 한나라당 인권위원장이 성접대 사건이 불거져 총선 직전 선거를 포기한 일을 예로 들었다. "성희롱 문제는 선거 직전에 터져 나온다"는 것.

김 의원은 "진지하게 사실관계를 확인도 하기 전에 징계 사태를 초래하는 것은 사후에 봐서 너무 지나쳤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일이고, 선거방법의 일환으로 했다는 의심을 받을 소지가 있다"며 "큰 사건은 엄단해야 하지만, 선거 직전에 이런 일이 잦아선 안 되겠다"고 말했다. 선거 민심 때문에 강 의원에 대한 징계가 지나치게 신속한 것 아니었느냐는 문제제기다.


#강용석#나경원#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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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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