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정치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한국정치에 어떤 가치와 정책을 담을 것인가 하는 고민도 여러 갈래다. <오마이뉴스>는 한국정치의 대변신을 위한 토론과 논쟁을 시작한다. 진보에서 자유주의까지 함께하는 '무지개 정치'의 길을 묻는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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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면 국민참여당 방식의 창당이 옳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통합을 생각하고 새롭게 가야 할 진보통합정당에 대해 숙고해봐야 한다."
김성환(45) 노원구청장의 말이다. '빅텐트'부터 '진보대통합정당론', '제3지대 백지신당론'까지 백가쟁명식 '진보의 재구성' 논의가 무성한 가운데, 그는 친노의 독자세력화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친노부터 좌파까지 이른바 '한 집'에서 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였다. 구청장이 되고나서 '동네정치'를 해보니, 이를 더욱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연합정치의 성과를 업고, 2012년과 2017년 권력교체기까지 진보는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아주 진지한 접근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꾸었던 '진보의 미래'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정말 가야 할 길은 '녹색'과 '복지'를 쌍끌이로 하는 '녹색복지동맹'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의 '복지동맹론', 이상이 제주대 의대 교수의 '복지국가론'에 이은 '녹색복지동맹론'인 셈이다.
노원구의원, 서울시의원,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 그리고 전대협 1기 대외협력 담당. 압축된 이력이 보여주듯 김 구청장은 '정책통'이다.
"노무현 정신 계승한다면 참여당 방식 창당 옳은지 살펴봐야"
그는 "지금 단계에서 진보가 고민해야 할 바는 녹색이냐 복지냐(가 아니다), 이것은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이행의 과제"라며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모델에 대해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단순한 말장난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국가 시대의 핵심엔 국가가 있고 신자유주의 시대의 핵심엔 시장이 있다"며 "복지국가를 강조하면 다시 '국가'가 전면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음 시대의 키워드는 공동체라는 게다.
김 구청장은 또 "공동체 시대의 녹색과 복지를 추진해야 한다"며 "온난화와 양극화, 고령화를 동시에 해결하는 새로운 비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구청장은 1987년 6월항쟁을 이끌었던 학생운동 핵심세력인 전대협 1기 대외협력 담당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386 세대정치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들이 세대론으로 대표될 수 있을 만한 그 무언가를 해놓은 게 없다는 비판이었다. 이른바 전대협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한 이름난 정치인들에 대한 경고메시지로도 들렸다.
김 구청장은 "세대로서 과거 386이 무언가 세대의 이름을 할 수는 없다고 본다"며 "민주화의 세례를 받은 세력으로 한국사회 개혁성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겠지만 굳이 세대로서 386을 다시 강조하는 것은 '한물 갔다'고 본다"며 "그래도 2012년과 2017년 권력교체기에 한국사회를 꿰뚫어보는 리더십은 이 나이 또래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일대 격전을 치르고 있다. 민노당-진보신당, 그리고 시민단체의 연합후보로서 확실하게 정책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노원구청엔 SSM 업체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노원구가 SSM 입점규제정책을 성공시키면 전국화는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장사는 끝난 게다. 그게 두려운 그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김 구청장을 찾는다.
<오마이뉴스>가 인터뷰하러 간 21일 오후에도 그는 홈플러스 관계자들과 면담한 후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뜨겁게 논쟁한 후라는 걸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다음은 김 구청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SSM 업체들, 이제 그만 잡수시라"
- 시민단체, 민노당, 국민참여당 등과 함께 '좋은 노원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공동지방정부 구상을 논의했다. 지금 논의는 어디까지 왔나.
"정책협의회가 23일 공식 출범했다. 민노당 2인, 국민참여당 2인, 시민단체 2인, 민주당 5인 이렇게 11인 테이블을 당정협의 비슷하게 정기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위상은 자문기구다. 형식으로 규정하는 것보다는 공동지방정부에 참여하기로 했던 각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어떤 지향과 목표,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또 결정기구로 만들면 지방자치법이 정하는 지방의회의 기능을 침해할 수 있다. 일단 두 달에 한 번씩 모일 것이다. 자문기구 조례를 통과하고 나면 합법적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 취임 초 재벌과 일대 격전을 치르고 있다. SSM 입점 규제활동에 걸림돌은 없나.
"민노당 노원구 위원회와 진보신당 지역위원회 분들이 오랜 기간 공동 대응을 해왔던 사업이다. 그분들이 눈물로 호소했다. 당장 무언가 약속할 수 없다고 하니까 의지라도 표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구청장이 SSM 규제를 할 수 있는 어떤 권한이 있는지 살펴보고 얘기하자고 했다. 따져보니 원산지 표시, 유통기한, 청소년에게 술·담배 판매 등 여러 규제조치들이 있었다. 이 정도면 한번 해볼 만하겠다 싶었다.
그래서 여러 SSM 업체에 입점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다, 만일 그렇게 안 하시면 현재 구청이 갖고 있는 권한을 적법하게 활용해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업체들이 그런 구청의 규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을 보내왔다. 그렇다면 우리로서도 각종 규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계속 단속과 규제를 하고 있다."
- 한국사회에서 정치인이 대기업, 재벌과 맞붙어 싸우기 쉽지 않을 텐데.
"그런 것 겁나면 구청장 하지 말아야 한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을 할 때도 영세 상인들이 여러 고통을 호소했었다. 지금은 지식경제부가 된 당시 산업자원부 관료들에게 대책을 주문하면 항상 돌아오는 답은 시장에는 개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어떤 규제를 하는 순간 WTO 위반이라는 게다. 얼마나 답답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서민들을 보호할 장치가 없나, 끌탕을 했었다. 솔직히 자괴감도 들었다. 그러나 동네에서 SSM 문제로 직접 기업과 맞붙어보니 별거 아니다. 문제는 의지다. 영세상인들을 위해 단체장이 무언가 하겠다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본다. 계속 의지로 버틸 수는 없겠지만, 이런 움직임이 쌓이면 제도화될 것으로 본다."
- 노원구에서 SSM 업체들이 밀려나게 되면 그 흐름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도 있겠다.
"그걸 제일 두려워하는 것 같다. 당연히 소상공인들이 노원구처럼 우리 동네도 단속하라고 요청할 것이다. 그러면 다른 기초단체들이 안 할 수가 없게 된다. 노원구가 선례를 남기면 이제 장사 다 하게 되는 것 아니냐, 그걸 걱정했다. 그리고 이미 노원구에 입점한 SSM이 10개나 된다. 이미 들어올 만큼 다 들어온 상황이다. 그런데 또 들어오겠다? 시장의 속성이니 어쩔 수 없다? 말도 안 된다. SSM 업체들, 이제 그만 잡수시라고 말하고 싶다."
- 취임하자마자 SSM 문제로 기업과 한판 붙는 이유가 따로 있나.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부의 분배가 기업 쪽으로 상당히 쏠렸다. 통계로도 드러난다. 노동자의 분배 몫에 비하면 기업의 분배 몫이 굉장히 많이 커졌다. 근로자 수는 계속 증가하지만 이익 배분은 기업에만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비정규직 확대를 불렀다. 이게 정상인가.
나는 사회재화의 재배분이 있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유감스럽게도 민주정부 10년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서민들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을 최대한 하는 것이 진보개혁 구청장의 당연한 도리가 아닌가 싶다."
- 노원구에 SSM의 영향을 받아 문 닫은 가게는 얼마나 되나.
"없다고 할 수 없다. 설령 남아 있다고 해도 근근이 먹고 사는 수준일 것이다."
- 법원 부지에는 아동병원, 경춘선 폐선 부지에는 파주 헤이리 예술인마을, 노원 올레, 환경교육센터 건립, 노원과학관 걸립 등 여러 정책을 표방했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하려면 1년에 410억원이 필요하다. 거기다가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려면 최소 1년에 500억원이 있어야 한다. 노원의 1년 예산이 4000억원이다. 노원구가 자체적으로 이걸 해낼 여력이 없다. 또 노원구가 1년에 쓸 수 있는 신규 사업비는 100억원 남짓 된다.
이 상황에서 500억원짜리 사업을 독자적으로 해낼 재정적 여건은 안 된다. 그럼 안 하느냐? 그건 절대 아니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공동요구였다. 교육청이 50%, 서울시와 해당 자치구가 50% 해서 같이 추진해야 한다. 자치구의 몫은 서울의 재정여건을 고려해서 부자 구는 25 : 25, 가난한 구는 4 : 1 , 혹은 3.5 : 1.5 비율로 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것 역시 4년의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게 현실적이다. 반드시 해낼 것이고,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끝까지 시혜적 복지 차원에서 저소득층 30%에게만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고집한다면 그때는 마지막 결단을 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낙관한다. 이건 될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 진보의 재구성 논의를 해보자. '빅텐트론'부터 '진보대통합정당론'까지 무성하다.
"철학적 노선으로 보면 소위 미국의 개혁적 자유주의, 유럽의 사민주의 중간지대 정도에서 연합과 공동의 실천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 민주당이 미국 민주당 수준의 철학과 노선을 좀 더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 10년은 '진보적 자유주의' 노선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마저도 (안 된다.) 민주당이 자기 색깔이 무엇이라고 명확히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민노당-진보신당도 강령에서는 좀 더 과격한 표현이 있긴 하나 유럽사민주의에 가깝다고 본다. 철학적으로 두 개의 노선, 각각의 장단점을 명확히 하면서 교류하고 협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정책적으로는 민주당은 친노동적, 친서민적, 친환경적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본다. 구호로 '담대한 진보'니 이렇게 말할 게 아니라 실천적으로 그와 같은 정책과 행동을 해야 신뢰가 생긴다. 이걸 분명히 하지 않음으로써 지지자가 이탈하는 과정이 반복됐다고 생각한다. 기대와 좌절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없어졌지만, 이번 선거에서 정말 '미워도 다시 한번!'이 됐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한국사회 진보정당은 성장의 문제, 경제의 문제에서 좀 더 신뢰받을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내야 한다고 본다.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계급과 계층이 있겠지만 집권을 목표로 한다면 전체 국민을 위한, 세계적 비전과 일국 전체를 운영할 수 있는 종합적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일국을 운영할 때 특정계급과 계층만을 위한 정책을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런 면에서 민노-진보신당은 취약하다.
그런데, 동네에서 보자면, 굳이 따로 떨어져 일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가깝다. 한 발 왼쪽, 한 발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의외로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이 속에서 상호경쟁하거나 과감하게 통합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나는 '빅텐트'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복지와 녹색은 선후 문제가 아니라 동시이행 과제"
- 이상이 교수가 최근 복지국가를 의제로 하는 진보대통합정당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그룹이 놓치는 대목이 있다고 본다. 노원구의 구정목표가 녹색복지도시인데, 이건 세계사적 흐름과 맥락을 같이하는 구호다. 미소냉전이 확대되는 1940년대에서 1970년대 사이 복지국가 전성시대가 있었다. 또 1980년대~2010년까지 신자유주의시대를 목도하고 있다. 한국은 복지국가 진입 전에 신자유주의가 확대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의 화두가 굉장히 큰 것은 사실이나 세계사적 흐름으로 보자면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녹색이냐 복지냐는,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이행의 과제라고 본다.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모델로 가야 한다. 단순한 말장난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국가 시대의 핵심엔 국가가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핵심엔 시장이 있다. 복지국가를 강조하면 다시 '국가'가 전면에 나설 수 있는데, 다음 시대의 키워드는 공동체라고 생각한다.
국가주의를 강조하던 시대의 비효율이 있었기 때문에 신자유주의가 확대됐다. 다시 국가주의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게 내 판단이다. 따라서 공동체 시대의 녹색과 복지를 추진해야 하고, 지구적 공동체를 어떻게 새롭게 만들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온난화와 양극화, 고령화를 동시에 해결하는 새로운 비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한다.
복지만을 강조하는 것은 그것이 가진 긍정성이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자칫 그 시기에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이 다시 드러날 수 있다고 본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천착했던 '진보의 미래' 구상에서 브레인 역할을 했다.
"대통령님께는 죄송하지만, 대통령님 고민의 최종 지점은 유럽식 복지국가였던 것 같다. 제레미 리프킨의 <유러피언드림> 책을 보면서 미국적 발전모델이 아니라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물론 우리식이어야 하지만, 굳이 지향을 비교한다면 유럽식 복지국가 모델로 상정하셨던 것 같다.
1940년대~1970년대 사이 소위 복지국가 모델이 가지고 있었던 긍정성과 한계, 새롭게 제기되는 인류사회 공동의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깊이 있게 천착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것은 남은 자들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 방식의 녹색주의는 '그린 워시'다. 녹색으로 분칠은 했지만 알맹이는 반환경적이라는 것이다. 원자력을 돌려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을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포괄적으로는 유럽식 복지국가로 가자는 게 틀린 말은 아니나, 이명박 정부가 녹색이라는 단어를 선점했기 때문에 진보는 복지에 치중해야 한다거나 이런 건 아닌 것 같다. 진보는 이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모델'을 구상하고 그 내용을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6월항쟁을 민주동맹으로 명명했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과거 민주동맹세력이 다시 복지동맹을 맺으라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나는 '녹색복지동맹'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일자리를 어디서 만들 것이냐,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야지, 그냥 무상급식을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이미 후진적이라는 게다.
'친환경 무상급식' 속에 답이 있다고 본다. 복지에도 환경도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무상급식 한다면서 미국 다국적기업인 카길의 제품으로 아이들을 먹일 것인가, 또 농약이 듬뿍 든 중국산 식재료를 쓸 것인가. 그건 아니지 않나. 가까운 곳에서 키우고 자란 유기농, 로컬푸드로 해야 한다. 그래야 농민과 도시가 다시 만나는 희망의 동맹이 될 수 있다.
무상급식에 친환경이 꼭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친환경 안 하면 저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도 식재료가 올 수 있다. 그런데, 친환경을 붙이면 가까운 양평에서 근교 농업을 살리는 방식으로 식재료를 공급해야 한다. 화학비료 안 쓰고 우렁이 농법으로 키운 식자재를 대규모로 쓰게 되면 결국 부가가치 높은 농업생산율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역과 도시가 동시에 균형발전하는 비전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세대로서 386 다시 강조하는 건 한물 갔다"
- 전대협 1기 출신이다. 2012년과 2017년 집권을 목표로 다시 '386 세대정치론'이 살아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사회가 그렇게 희망을 걸었던 386보다 475에 가까운 유시민-심상정-노회찬이 각광받았던 이유가 있다. 그들이 서민적 고통을 더 깊이 있게 대변했기 때문이다. 386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 거기에 있다고 본다.
세대로서 과거 386이 무언가 세대의 이름을 할 수는 없다고 본다. 물론 이들은 민주화의 세례를 받은 세력으로 한국사회의 개혁성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겠지만 또 이명박식의 변화를 보면서 개혁성이 다시 회복되겠지만, 굳이 세대로서 386을 다시 강조하는 것은 '한물 갔다'고 본다. 물론 2012년과 2017년 권력교체기에 한국사회를 꿰뚫어보는 리더십은 이 나이 또래에서 나오겠지만 말이다."
- 낙선 386의 개혁성이 회복된다고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당해봤으니까. 이명박씨가 서울시장 할 때 청계천이 과포장돼 있긴 했지만 대중교통의 통합, 버스중앙차로 신설, 지하철과 버스 연계는 서민들에게 굉장히 큰 희망을 준 정책이다. 서울시장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하는데 대통령을 하면 얼마나 잘할까, 그 기대 때문에 전과 14범임에도, BBK 의혹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그를 선택했던 것이다.
그런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한국사회가 가야 할 길에 대한 세대의 고민이 있다고 본다. 그 세대가 다시금 이끌 수 있을 것이냐는 진보진영 세력과 지도자의 몫이라고 판단한다."
- 2009년 정해구 교수는 영남신당창당을 주장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전 장관은 국민참여당을 창당했다. 이른바 친노의 독자세력화, 어떻게 생각하나.
"노무현 대통령 서거 49제 이후 독자신당 흐름이 강해졌다. 민주당과 분열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때 이해찬-한명숙 두 총리는 독자정당론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시민주권'이라는 틀로 가자고 했었다.
그러나 유시민 장관, 이병완 수석, 천호선 전 대변인 등은 독자창당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 흐름을 가장 안타깝게 지켜본 사람이 배우 문성근씨다. 나 역시 더 적극적으로 아주 끝장을 보는 토론을 통해 정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문성근씨도 독자창당에 반대했다. 노 대통령의 뜻이 독자창당에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게 노무현 정신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게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 정말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면 국민참여당 방식의 창당이 옳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통합을 생각하고 새롭게 가야 할 진보대통합정당에 대해 숙고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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