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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살고 계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 노수복(91) 할머니를 위한 따뜻한 손길을 보내주십시오. 광복 65년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전달하기를 원하시는 분들의 참여를 호소합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아래 정대협, 상임공동대표 윤미향)가 노수복 할머니 돕기에 나섰다. 노 할머니는 최근 폐 한쪽을 절단하는 수술을 하고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데, 병원비가 부족하다는 소식이 알려져 정대협이 나선 것이다.

 

노 할머니는 1942년 가을 부산 근교 한 마을의 우물터에서 빨래하다 일본 경찰에 강제로 끌려갔다. 이후 할머니는 동남아전선에 배치돼 약 3년간 일본군 '위안부'로 모진 고통과 수모를 겪었다.

 

할머니는 1945년 비슷한 나이의 조선인 '위안부'와 함께 말레이시아의 일본군 수용소에서 도망쳐 나왔다. 할머니는 해방을 맞이했지만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위안부'라는 낙인이 찍힌 할머니는 귀국을 포기하고 말레이시아에서 가정부 생활을 했다.

 

이후 할머니는 태국음식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 중국계 태국인을 만나 결혼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위안부' 후유증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었고, 남편은 두 번째 부인을 맞아들여 3명의 아들을 낳았다. 남편은 1991년에 사망했으며, 현재 할머니는 손녀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고 있다.

 

할머니의 생일은 8월 15일이다. 생일조차 잊어버려 광복절을 생일로 정한 것이다. 할머니는 1984년 한국을 방문해 동생들을 만났고,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생활안정지원법'에 따라 한국 정부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아 왔다.

 

할머니는 한국 정부로부터 받은 생활비를 모아 의미있게 쓰기도 했다. 매년 광복절이면 태국의 한국전 참전용사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고, 태국 방콕에 한인국제학교를 건립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금을 내놓기도 했다.

 

폐 한쪽을 절단한 할머니는 병원비 부담 때문에 퇴원해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할머니는 한국 정부로부터 매달 약 85만원(2만7000바트)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 병원비로 쓰고 있다. 폐 수술에 들어간 비용은 약 1200만원(32만 바트)이었는데, 일부는 빚을 내서 지불했던 것.

 

정대협은 최근 이같은 소식을 듣고 할머니 돕기에 나섰다. 정대협은 생존자 복지비에서 100만원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것으로 부족하다고 보고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정대협 강주혜 사무처장은 "할머니의 사정을 전해 듣고 여성가족부에도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오는 8월 15일은 우리나라가 해방된 지 65년이 되는 날이다. 8월 15일을 생일로 하고 계신 노수복 할머니의 91번째 생신선물로 고향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태그:#정대협,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일본군 위안부, #노수복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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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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