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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 재보선 패배의 충격에 빠진 민주당에 강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30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정세균 대표는 직접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대표는 모두발언 직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 "재보선에서 패배한 뒤 책임을 묻는 여론이 있는데, 당 대표인 내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밤새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고민했다"고도 했다.

 

정 대표의 뜻은 당 대표인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그는 공개회의에서는 "내 거취 문제가 과도하게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의 분열이 더 깊어지기 전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날 최고위원들이 만류하고 나서면서 정 대표의 사퇴 여부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진표 등 대부분 최고위원들은 "지금은 물러날 때가 아니다"라고 반대했다고 한다.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두고 당 대표가 사퇴한다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박주선 최고 "지도부 총사퇴" 주장... 다른 최고위원들은 반대  

 

당권 도전에 뜻이 있는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날 정 대표 뿐만 아니라 지도부가 총사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개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총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 여론이 우세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정 대표의 사퇴나 지도부 총사퇴 주장에 적극 반대했다. 그는 이날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지도부 총사퇴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패배 책임에 대해)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당을 시끄럽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최고위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다만 그는 "좀 더 철저한 반성을 위해 대국민 사과와 당원들에 대한 당 지도부의 공식적인 사과 의사표현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전당대회가 가까이 다가오게 되면 민주당도 자연스럽게 임시지도부 체제로 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내놨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는 당 지도부의 거취 논란으로 평소보다 1시간 이상 길어졌다. 하지만 뚜렷한 방침을 정하지 못했다. 정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주말을 거치면서 좀 더 고민을 하기로 결론지었다.

 

앞서 민주당 비당권파와 당권 주자들은 7.28 재보선 패배 뒤 일제히 성명과 논평을 쏟아내며 지도부 책임론을 부각했다. 핵심은 정세균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사퇴였다. 당내 비당권파 모임인 민주연대는 29일 논평에서 "지도부는 무능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근태 싱임고문도 "책임정당의 구현과 전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임기 종료된 현 지도부의 사퇴와 임시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민주당은 역사상 최약체 야당"(3선 이종걸 의원), "당 지도부의 백의종군 필요"(재선 안민석 의원) 등 정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개인 성명도 이어졌다.

 

하지만 민주당 최고위가 '당내 혼란 가중'을 이유로 정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총사퇴에 신중한 태도를 취함에 따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준비위 구성 완료... 차기 지도부 선출 본격화 

 

한편 민주당 최고위는 이날 8월 말 혹은 9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25명) 구성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은 문희상(4선) 상임고문이 맡고, 김부겸·문학진 의원과 김민석 최고위원이 부위원장을 맡게 됐다. 총괄본부장은 이미경 사무총장이 선임됐다.

 

나머지 준비위원은 강창일, 김영주, 김유정, 김태랑, 노웅래, 박기춘, 박병석, 변재일, 안규백, 오영식, 윤호중, 이승천, 이호웅, 전병헌, 정성호, 정청래, 조성준, 주승용, 최규성, 최규식 등 원내외 인사들로 구성됐다.

 

전당대회 준비위원회가 구성되기까지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에 치열한 물밑 신경전이 벌어졌다고 한다.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의 인적 구성에 따라 당권주자들의 유·불리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계파별 '황금분할'을 만들기까지 마찰도 빚어진 게 사실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지도부와 쇄신연대 등 주류-비주류의 추천이 서로 달랐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문희상 위원장이 공정한 준비위원회 구성을 위해 각 계파를 '8 : 8 : 8'로 적절히 안배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인적 구성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번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는 어느 특정인과 계파에 유리하게 만들어진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태그:#민주당, #7.28 재보선, #정세균, #최고위원회,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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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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