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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이 서울광장 잔디밭에 앉아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 공연을 바라보고 있다.
시민들이 서울광장 잔디밭에 앉아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 공연을 바라보고 있다. ⓒ 홍현진

 

지난 4년간 서울광장 사용이 허가된 행사의 10건 중 6~7건이 서울시 등이 주도한 관제행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광장이 '시민광장'이 아닌 '관제광장'이었음이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광장 이용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꿔 서울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서울시의회의 서울광장 개방 조례 개정 추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김용석 시의원(민주당, 도봉제1선거구)이 최근 서울시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광장사용이 허가된 행사 481건의 행사 중 65%인 312건이 서울시 등이 주도한 관제행사였다. 특히 2008년에는 광장 사용이 허가된 행사 중 75%가 관제행사였다. 2007년에는 한 해 동안만 735건의 관제행사가 허가되었다. 하루 평균 2건 이상씩 관제 행사를 연 것이다.

 

김 의원은 3일 "서울광장엔 시민이 없었다"며 "서울시가 서울광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시민들의 자유로운 광장이용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반대하는 행사는 불허, 집회·시위는 자취 감춰

 

이렇게 관제 행사로 서울광장이 채워지고 있는 동안 시민사회단체 또는 야당이 추진한 행사들은 불허되었다. 지난해 5월에는 민주당이 주최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행사가 '제한대상'이라는 이유로 불허되었고, 6월에는 '4대강의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 한마당' 행사가 불허되었다.

 

올해에는 6.2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대학생 정치참여 선언대회'가 불허되기도 했다. 서울시가 광장이용의 허용 여부를 결정함에 따라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올법한 행사는 거의 대부분 불허되었다. 2008년 7건에 그쳤던 불허건수는 2009년 21건으로 크게 늘었고, 올 6월까지 불허한 행사만 13건에 달한다.

 

또한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집회·시위는 서울광장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이에 지난 지방선거 결과 '여소야대' 구도가 짜인 8대 서울시의회는 광장 조례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광장 조례 개정안 처리해야 서울광장 거듭날 수 있다"

 

 김용석 민주당 서울시의원(도봉 제1선거구)
김용석 민주당 서울시의원(도봉 제1선거구) ⓒ 유성호

이에 대해 김용석 의원은 "서울광장은 시민들이 모이고 싶어도 모일 수 없는 광장, 시민들이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는 광장이 되었다"며 "소통과 화합을 취임 일성으로 말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민과의 진정한 소통을 위해 관제광장이 된 서울광장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민주주의의 생명은 다양성에 있고, 헌법에서도 '집회의 자유는 보장되고, 집회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며 "광장에서의 집회·시위를 불허하는 근거가 되는 광장조례 제 1조 목적 규정은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오는 9일 시작되는 임시회에서 '광장조례'를 8대 시의회 제1호 조례 개정안으로 처리할 예정"이라며 "이 때 반드시 신고제와 더불어 관제행사 제한 규정을 신설해야 서울광장이 시민광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광장#관제광장#김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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