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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합의 두 활동가가 낙동강 함안보(18공구) 공사장 철탑(전체 40m 높이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4대강사업 중단'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최근 공사를 재개하며 투입되었던 기중기(이동식 크레인)와 농성 철탑이 부닥치는 아찔한 순간이 벌어졌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환문·최수영 진주·부산환경연합 사무국(처)장은 4일로 14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7월 16~17일 내린 집중호우로 가물막이 구조물 안이 물에 잠기자 공사를 중단했으며, 양수작업을 거쳐 7월 말 공사를 재개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함안보 공사을 재개하면서 기중기를 현장에 설치했는데, 지난 1일 오후 환경연합의 두 활동가가 고공농성하고 있는 철탑과 부닥치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진은 4일 오전 함안보 공사장 모습으로, 고공농성 철탑과 기중기가 보인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함안보 공사을 재개하면서 기중기를 현장에 설치했는데, 지난 1일 오후 환경연합의 두 활동가가 고공농성하고 있는 철탑과 부닥치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진은 4일 오전 함안보 공사장 모습으로, 고공농성 철탑과 기중기가 보인다. ⓒ 윤성효

수자원공사와 시공사인 지에스(GS)건설은 고공농성으로 철탑을 이용할 수 없게 되자 기중기 3대를 투입했다. 그런데 그렇게 현장에 투입됐던 기중기가 고공농성 철탑과 충돌하는 상황이 지난 1일 오후 4시경 벌어졌던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두 활동가가 충돌한 지 하루가 지난 2일 오후 4시경 '농성 지원 상황실'에 휴대전화를 통해 알려오면서 드러났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소진되어 두 활동가들은 1일 저녁부터 전화가 불통이었고, 새 배터리를 받은 뒤 이같은 사실을 알려온 것.

'낙동강국민연대 함안보고공현장활동 대책위원회'는 3일 낸 자료를 통해 "지난 1일 오후 4시경 함안보 공사장에 투입된 기중기가 활동가들이 생활하고 있는 타워크레인을 덮쳤다"면서 "타워크레인에 있던 활동가들은 갑작스럽게 기중기와 충돌해 중심을 잃었으며 이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대책위는 "그동안 시행사와 경찰은 안전을 이유로 공사장 출입을 원천 봉쇄하여 왔다. 심지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까지 공사장 안전을 이유로 접근을 불허해 왔다. 이러한 가운데 보 공사 현장에서는 기중기끼리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며 이를 시행사와 경찰은 은폐하여 왔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러한 사실을 농성지원상황실은 2일 오후 4시경에야 알 수 있었다. 당시 두 활동가와 소통할 수 있는 도구가 아무것도 없어 8월 1일 저녁부터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었다"면서 "상황발생 이후 수자원공사와 창녕경찰서는 이러한 사실을 철저히 은폐해 왔으며 농성지원 상황실을 비롯한 외부의 그 어느 곳에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이런 와중에 2일 함안보 현장에서 공사 중인 기중기가 다시 한 번 타워크레인에 부딪힐 뻔한 위험한 순간이 발생하였다"면서 "이는 수자원공사와 창녕경찰서의 활동가 안전보장 프로그램이 허술함을 방증하는 사건이다"고 지적했다.

'낙동강국민연대 함안보고공현장활동 대책위원회'는 "수자원공사는 활동가의 안전보장을 위해 즉각 보 공사 현장 작업을 중단할 것"과 "창녕경찰서는 두 활동가의 안전 확보를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하여야 하며 기본적인 식량, 물, 배터리의 공급을 매일 일정한 시간에 추진하도록 조치할 것" 등을 촉구했다.

수자원공사 측은 철탑과 기중기가 부닥친 것은 바람이 불어 철탑이 돌아가면서 발생한 것이지 고의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수자원공사측은 2일 이후부터 기중기를 옆으로 빼내 작업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7월 16~17일 집중호우로 물에 잠기어 공사가 중단되었던 낙동강 함안보 공사장에서 물이 다 빠진 뒤 작업이 재개됐다.
지난 7월 16~17일 집중호우로 물에 잠기어 공사가 중단되었던 낙동강 함안보 공사장에서 물이 다 빠진 뒤 작업이 재개됐다. ⓒ 윤성효

9일 밀양지원에서 퇴거 가처분신청 사건 첫 심리

함안보 공사장에서는 물을 완전히 뺀 채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함안보 공사는 13.14㎞ 구간으로, 준설 등을 포함한 전체 공정률은 30.3%이며, 보 공정률은 36%를 보이고 있다.

한편 지에스건설과 하도급업체 (주)정원종합건설이 이환문·최수영 진주·부산환경연합 사무국(처)장을 상대로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 낸 '함안보 퇴거 및 명도 단행 가처분 신청' 사건 첫 심리가 오는 9일 오전 11시 밀양지원 108호 법정에서 열린다.

시공업체 측은 지난달 27일 가처분 신청을 했으며, 밀양지원 집행관이 지난 7월 30일과 8월 2일 두 차례 함안보 공사장을 방문해 고공농성자한테 가처분신청서 부본 등을 전달하려 했지만 거부당해 우편으로 발송했다.

낙동강국민연대 관계자는 "두 활동가가 처음에는 경찰인 줄 알고 철탑에 올라오는 것을 거부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시공업체 측은 가처분 신청을 통해 농성자들이 철탑에서 퇴거할 것과,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하루 20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낙동강국민연대는 오는 7일 오후 7시 30분 함안보 홍보관 주차장에서 '문수 스님 추모, 활동가 무사귀환, 4대강사업 중단, 집중 촛불문화제'를 연다. 매일 오후 3시 함안보 출입문 건너편 '농성 지원 상황실'에서는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의 '생명평화미사'가 열리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낙동강#함안보#타워크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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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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