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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의 핵심 측근인 강기정 의원(광주 북구 갑)이 포문을 열었다. 당 지도체제와 관련해서다.

강 의원은 "순수집단지도체제는 제2의 안희정 등 차세대 리더의 성장을 막고 민주당을 경로당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9·18전당대회를 앞두고 비주류 측이 주장하는 순수집단체제 도입에 대해서 주류 측의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포문 연 정세균 핵심측근 "집단지도체제 가면 '제2의 안희정' 낄 자리없다"

강기정 의원
 강기정 의원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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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5일 오후 광주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당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핵심은 당 지도체제에 대한 입장이었다.

그는 한나라당을 빗대 "(순수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다 보니) 대변인 한 명도 제대로 임명하지 못하질 않냐"며 "단일성 지도체제야말로 순수집단지도체제의 실패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길"이라고 말했다.

근거로 강 의원은 "열린우리당 시절 3년 동안 대표가 11번이나 바뀌는 곡절을 겪으며 그 많은 의석을 가지고도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면서 "반면 2년 동안 대표가 안정적으로 임기를 수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6·2지방선거에서도 야권연대 등 결단을 통해 승리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특히 "순수집단지도체제로 가면 민주당은 차세대 지도자를 발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제2의 안희정·이광재·송영길 같은 차세대 리더들이 낄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차기 당 대표 선호도 여론조사를 보면 이른바 빅3(손학규·정동영·정세균)와 박주선 최고위원, 천정배 의원 등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머지 한 석이 남는데 여성 몫 한 석을 빼면 지도부에 들어갈 차세대 리더는 결국 아무도 없게 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렇게 차세대 리더가 진입하지 못한 민주당은 경로당이 되고 말 것"이라며 "빅3를 포함, 지분을 갖고 있는 지도부가 대권과 총선 공천 지분 나누기로 흐를 가능성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2012년 정권창출을 위해 야권 연대와 연합이라는 강한 리더십 필요한데 집단지도체제로 가면 얼마나 혼란스럽겠냐"며 "순수집단지도체제로 가면 대권과 총선 공천 지분 나누기로 흐를 가능성이 크고 총선과 대선을 망칠 가능성 역시 크다"고 주장했다.

"9·18전당대회는 당권 경쟁하는 대회지 대권 경쟁하는 장 아니다"

강 의원은 "9·18전당대회는 당권을 경쟁하는 대회지 대권을 경쟁하는 장이 아니다"면서 "그런데 대권을 염두에 둔 분들까지 당권 경쟁에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는 손학규·정동영 등 대권주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또 "대선 후보는 당의 정체성과 역사성보다 당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지만 당권을 쥘 사람은 우리 당의 정체성과 역사성에 부합한 사람이어야 한다"며 "당원들 입장에서 볼 때 당원으로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사람, 우리와 동고동락해오며 당의 법통과 정통성을 이을 수 있는 사람이 당권을 가져야 옳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다분히 당 대표 선호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손학규 상임고문을 견제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강 의원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1인2표제에 대해서도 "후보 간 합종연횡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집단지도체제 성격을 갖는 순간 지분 나눠먹기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계파가 친이·친박으로 간단해도 주요당직 인선이 늦어지는 등 문제가 많은데 민주당이 집단지도체제로 갔을 때 일정한 지분을 갖고 있는 각 계보와 어떻게 혼합형 당직을 인선할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강 의원은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재선 의원으로 주류로 분류되는 이른바 '386'의원이다. 강 의원은 정 전 대표의 정치적 입장을 가장 잘 읽고, 실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그:#민주당 전당대회, #정세균, #손학규, #정동영, #강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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