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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노사협상이 사측의 결렬선언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8월 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쌍용차 가족대책위와 인권단체 회원들이 파업 노조원들에게 물과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 공장 집입을 시도하다가 사측 용역직원들과 충돌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노사협상이 사측의 결렬선언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8월 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쌍용차 가족대책위와 인권단체 회원들이 파업 노조원들에게 물과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 공장 집입을 시도하다가 사측 용역직원들과 충돌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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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월 6일)은 1년 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77일간의 파업을 끝내고 공장 밖으로 나온 날이다. 노동자들은 상하이 투기자본과 경영진의 철저한 노동자 책임전가, 국가공권력의 물리적 탄압 앞에 어쩔 수 없이 투쟁을 마무리했다.

상하이투기자본은 쌍용자동차를 법정관리에 내맡긴 채 중국으로 도주했고(먹튀) 정부는 자동차산업구조조정은 시장논리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모른 체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를 반대하며 저항하자 여지없이 공권력을 투입해 제압했다.

지금처럼 무더운 여름에 물과 전기를 끊고 적을 섬멸하듯이 봉쇄작전을 폈고 노동자들은 결국 투쟁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형식적인 '노사대타협'이란 이름으로 옥쇄파업을 종료했다. 파업참가자 중 48%는 정리해고 되고 52%는 1년 무급 휴직 후 공장으로 돌아간다는 약속이었다. 그리고 사법처리, 손배가압류, 징계 등을 면제하거나 선처하겠다는 합의도 했다. 그리고 끝까지 남은 파업 참가 노동자들은 경찰 호송차에 올라 경찰서로 향했다.

노사대타협 이후 365일이 지났다. 100여 명 가까이 구속되었고, 아직도 한상균 지부장을 비롯해 12명이 감옥에 있다.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관련자 모두 합해 100여 년에 달하는 구형을 내려놓고 있다.

감옥을 나온 정리해고자들도 사측이 제기한 120억 원에 달하는 손배가압류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후유증으로 인한 자살시도, 가정파탄,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다. 7000명의 노동자들 중 3000여 명이 희망퇴직, 무급휴직, 정리해고, 징계해고의 이름으로 공장을 떠났다.

쌍용자동차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노동자들은 고용시장에서 구직이 불가능했다. 일용노동자와 알바로 전전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살아남은 자들은 새롭게 독립노조를 만들고 금속노조를 탈퇴하였으며 사용자의 요구대로 임금 및 각종 복지혜택을 반납했다. 정부의 노동정책에 발맞춰 타임오프제도를 전적으로 수용했다.

해고자들의 고통만 남은 평택 쌍용자동차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7월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인근에서 정부의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행진을 하다가 경찰 헬기에서 최루액 봉지가 투하되자 몸을 피하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7월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인근에서 정부의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행진을 하다가 경찰 헬기에서 최루액 봉지가 투하되자 몸을 피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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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 이후 평택지역이 고용촉진지역으로 지정되고 예산이 배정되었지만 해고된 쌍용차노동자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정부는 평택을 고용개발촉진지구로 지정하고 재취업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쌍용자동차 지부는 인정하지 않은 대신 회사 측 인원들만 재취업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년 6월 말 현재 평택 65개 업체 820명에게 고용유지 지원금 4억6400만 원이 지원되었고,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은 144개 업체 849명에게 7억9800만 원이 지급되었다. 그러나 전체 3000명이 넘는 해고노동자들에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공장 정문 앞에서 외롭게 투쟁하는 해고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언론에서도 외면당했다. 이제 다시 쌍용자동차는 매각될 처지에 있다. 새로운 구매자들이 입찰 중이다. 들리는 얘기로는 관리자 등을 중심으로 수백 명이 정리해고 될 처지라고 한다.

투쟁중인 쌍용차 지부는 이번에도 다시 상하이 투기자본에게 매각되는 것처럼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무급휴직자와 정리해고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제2의 상하이사태처럼 기술만 유출당하는 졸속매각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2006년 8월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상하이 대주주와 경영진을 기술유출혐의로 고발했을 때는 무혐의 처리했던 검찰이 작년 8월 6일 파업이 끝난 직후 기술유출로 기소하여 진행된 1심 재판 선거가 3일 후인 8월 9일 내려진다. 책임자들은 다 빠지고 연구소 직원 몇 명만을 상대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면죄부를 주려는 인상이 짙다. 진짜 책임자들에 대한 추가기소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와 산업은행의 책임 역시 물어야 한다. 그리고 국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점검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회 청문회나 국정감사도 해야 한다. 그러나 오리무중이다.

이런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7월 2일 대책위를 구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여전히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함께 살자, 정리해고 반대'는 여전히 유효한 구호다. 지난 7월 28일 평택역에서 집회를 열고 공장 앞까지 행진을 했다. 1년 전 최루액이 가득했던, 그 거리를 걸어 공장 앞에서 다시 집회를 열었다.

어제(8월 5일)는 국회 정론관에서 '쌍용자동차 2009년 합의 이행, 구속자 석방․해고자 복직 실현, 졸속매각을 반대하는 사회 각계 86인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많은 방송카메라가 찍어갔지만 대부분 보도하지 않았다.

회사는 2010년 8월 6일자로 공장으로 돌아가겠다고 대기해 온 무급휴직자 457명(11명 퇴사 제외)에게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고 있다. 대타협 정신은 오간데 없고 노동자들의 고통만 고스란히 남았다. 오늘(6일) 저녁 쌍용차 공장 앞에서 해고노동자들은 다시 365일 전 대타협과 77일간의 파업을 생각하며 문화제를 개최한다.


#쌍용자동차#대타협#순배가압류#구속#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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