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는 9월 치러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정동영(56·3선·전주 덕진) 의원이 8일 오전 홈페이지에 절절한 반성문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저는 많이 부족한 대통령 후보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 의원은 지난 1996년 정치권 입문 뒤 자신의 정치 행보에 대해 뼈아프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참여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과 지난 2007년 대선 패배, 2009년 탈당과 무소속 출마에 대해 참회의 심경을 쏟아냈다.

 

성찰의 동기를 '용산참사'에서 찾았다는 정 의원은 "저는 국민의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커 온 정치인이었지만 시대의 아픔을 함께 하지 못했다"며 "진심으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했고 죽어가는 용산의 평범한 시민들을 보호하지도 못했다"고 자책했다.

 

용산참사의 원인을 '정권재창출 실패'에서 찾기도 한 그는 "저는 10년 동안 국민이 키워주신 개혁과 진보의 힘을 뺏긴 장본인"이라면서 "진정성 있는 대안으로 국민 앞에 반성하겠다, 2007년 저의 패배를 더 이상 국민의 패배로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지난해 4월 재보선에서 탈당과 무소속으로 당과 갈등을 겪은 데 대해서는 "당과 당원 앞에 엎드려 사죄한다"며 더욱 몸을 낮췄다.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도 돌아본 그는 "신념과 철학이 부족했다", "현직 대통령에 맞서기가 두렵고 부담스러웠다", "용기가 부족했다"고 깊이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열린우리당의 대표공약이었던 부동산 원가 공개가 좌초할 때 반기를 들지 못했다", "한나라당과 대연정 파문 때도 자리를 걸고 말하지 못했다", "한미FTA를 초고속으로 밀어붙일 때도 모든 것을 걸고 대통령께 직언하지 못했다"는 등 반성문은 길게 이어졌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최악의 참패로 정권을 넘겨준 장본인"으로 거듭 고개를 숙인 그는 "역동적 복지국가 건설을 앞세운 담대한 진보로 당원과 함께 진보적 민주당을 건설해 나가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날 '반성문'은 정 의원이 초안을 직접 쓰고, 조사 하나까지 세세하게 신경썼다고 한다. 정 의원측의 한 보좌관은 "본인의 진심이 모두 담겼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며 부연설명을 달지 않았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온 '반성문'에 대해 야당 내에서는 당권도전의 뜻을 굳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태그:#정동영, #민주당, #반성문, #전당대회, #대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