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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자들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강좌 의뢰를 받고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덜컥 받아들였다. 궁금한 게 있어서였다.

 

'결혼이민자들은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할까?'

 

어쨌든 지난 6일, 여수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강좌에 나섰다. 몽골, 태국,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 중국 등의 국적을 가진 13명의 결혼이민자들이었다. 다행이 한국어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한국에 살면서 불편했던 점은 사람들의 '무시'

 

'대한민국에 살면서 불편했던 점'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결혼이민자들은 "한국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그들이 말하는 한국인의 따가운 시선은 '무시'였다.

 

바야르(몽골)씨는 "내 나라에서 대학을 나왔어도, 생각이 있는데도 무조건 내리깔고 대한다"면서 "한국 사람들이 우리를 무시하는 이유는 '돈 없는 가난한 외국인'이란 생각 때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결혼이민자들의 예기치 않은 역 질문에 잠시 당황했다. 뭐라고 답해야 할지 망설였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고 대답했다. 과연 그럴까?

 

스스로에게 자문했다. '평등'을 주장하는 마음 한쪽 구석에 무시가 없진 않았다. 이렇게 국제이민자들은 아둔한 나를 일깨웠다. 그들 말처럼 무시할 일이 아니었다.

 

 

"한국어, 말하기·글쓰기가 힘들고 재미없다"

 

"한국어, 말하기·글쓰기가 힘들고 재미없다."

 

강의 중 또 하나 신경 쓰였던 건 언어에 대한 불편 호소였다. 이 남폰(태국)씨는 "학교 다니는 아이들 학습 지도할 때 제일 힘들다"며 "아이들을 가르치기에는 한글이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렇다면 이 남폰 씨는 왜 한글이 어려웠을까? 그는 "현지 적응력을 높이려면 한국어는 게 필수였다. 하지만 한국어를 제대로 가르쳐 준 사람이 없었다"면서 이로 인해 "아이가 자랄수록 한국어는 벽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알 수 있다. 물론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이 있긴 하다. 그러나 "수혜자들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3년 이내의 결혼이민자"에게만 돌아갈 뿐이다. 한국어 교육 확대가 절실하다.

 

뿐만 아니라 결혼이민자들이 한글을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여건 마련이 강구돼야 할 시점이다. 국제결혼이 보편화 된 상황에서 후대의 한 축인 결혼이민자 2세에 대한 배려 또한 필요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결혼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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