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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태풍이 오건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지역 이장님들이 오시건 우린 안 내려간다."

 

태풍 뎬무(DIANMU)가 서서히 북상하고 있지만 남한강 이포보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환경운동가 3인은 내려올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정부 쪽에서는 태풍을 구실로 내려오라고 '협박'하고 있지만 고공농성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강 살리기 3공구 감리단(3공구 감리단)'은 10일 오전 환경운동연합에 공문을 보내 "공도교(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고공농성을 벌이는 곳) 상부에서 체감하는 태풍의 위력은 상당할 것"이라며 "심각한 위험에 노출된 점거 농성자의 안전을 고려해 조속히 점거를 해제하고 내려올 수 있도록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3공구 감리단은 "태풍 뎬무로 인해 중부지방에 많은 비와 함께 풍속 20m/s의 강풍 예보가 있다"며 "만일 예상치 못한 사고 발생 시 모든 책임은 환경운동연합에 있다"고 못 박았다.

 

다가오는 태풍 뎬무... 고공농성자들 "정부 태도 변화 없으면 안 내려간다"

 

이에 대해 박창재 고공농성 상황실장은 "정부 쪽이 태풍을 핑계로 협박에 가까운 공문을 보냈다"며 "우리도 태풍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현재 파악하기로는 뎬무의 위력이 그렇게 크지 않아 농성을 이어가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상황실장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도 내려올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태풍의 위력 등 상황을 보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곳은 남한강 수면에서 약 20여 미터 높이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는 바람을 막아줄 장치가 하나도 없다. 강풍이 몰아치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또 많은 비가 내려 충주댐이 방류를 시작하면 남한강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 이포보 건설 현장에 설치된 철제 계단 등을 모두 철수시켜야 한다. 그렇게 되면 고공농성자들은 이포보 위에 고립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고공농성 상황실과 이포보 시공사인 대림산업 측은 태풍의 방향과 위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여주군 대신면 마을이장 20여 명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통해 "외지인들은 빨리 이포보 공사 현장을 떠나라"고 결의했다. 회의를 마친 이장들은 10일 정오께 고공농성 상황실 앞까지 찾아와 "여주군의 염원이다, 4대강 사업 추진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약식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장들은 "여주군 주변 이천, 광주, 양주, 남양주 등은 모두 시로 승격했지만 여주는 아직도 낙후된 지역으로 남아 있다"며 "지역을 개발해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겠다는데 왜 타지 사람들이 와서 방해를 하느냐"고 항의했다.

 

이장들은 고공농성 상황실 천막까지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 약 80여 명이 길을 막아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태그:#이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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