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공전을 거듭하던 민주당의 전당대회 준비가 조금씩 당내 논란이 봉합되면서 천천히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통해 전당대회를 추석 이후인 10월 3일에 치르기로 결정했다.

앞서 전준위는 9월 18일을 전당대회로 결정했지만 당 일각에선 추석 연휴가 사실상 시작되는 날이고 일요일인 19일엔 언론보도가 거의 없다는 이유로 추석 이후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해왔다. 당 비상대책위도 이 같은 지적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 10월 3일과 10일을 전당대회 개최일로 전준위에 권고했다.

전준위 홍보분과위원장을 맡은 김유정 의원은 "민주당 제2차 전당대회는 10월 3일 일요일 인천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며 "전준위는 비대위의 권고와 추석연휴 일정 등을 고려한 끝에 이견 없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계파 간 힘 겨루기로 난항을 겪고 있던 전준위원 재인선 문제도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다. 전준위는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 공석으로 남아 있던 당헌당규분과위원장으론 조성준 전 의원을, 당무발전분과위원장으론 김동철 의원을 인선했다.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김유정 의원은 "당헌당규분과위원장에 대한 추천은 없었지만 해당 분과가 전당대회 룰을 결정하는 등 사실 가장 복잡하고 빨리 진행돼야 할 부문이라 판단돼 현재 전준위원 중에서 인선하기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준위 총괄본부장과 조직강화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사무총장의 거취 문제도 이날 비대위에서 이 사무총장의 유임을 결정하면서 일단락됐다. 비주류 모임인 쇄신연대의 주장으로 촉발된 이 논란은 전준위에도 영향을 끼치며 잡음을 빚어왔다.

비대위는 이날 이 사무총장을 유임하는 대신, 사무총장과 부총장 4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조직강화특위에서 사무부총장 3명 중 일부 위원을 교체하는 절충안을 마련했다.

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사무총장을 교체하면 신임 사무총장 선임을 둘러싼 계파 간 갈등으로 전당대회를 못 치르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면서 사무총장 유임 배경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절충안에 대해 비대위원 대부분이 만족했다"며 "박지원 원내대표가 돌아가며 의견을 물었고 강창일, 최철국 의원을 제외한 7명이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사무총장 거취 등 핵심쟁점 일단 봉합했지만 계파 간 신경전 계속될 듯

그러나 당내 계파 갈등을 심화시켰던 이 쟁점들이 완전히 정리됐다고 보긴 힘들다.

우선 쇄신연대는 절충안에 대해서도 마뜩찮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쇄신연대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강특위 위원장인 이 사무총장은 대의원 50명을 정할 수 있는 지역위원장 선정에 관여할 수 있다"며 "정세균 전 대표가 임명한 사무총장인 만큼 순리대로 지도부와 함께 사퇴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쇄신연대는 이날 오후 '민주당 쇄신의 방향과 과제'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고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일 예정이다.

전준위원 인선 문제도 마찬가지다. 당초 25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던 전준위는 현재 사퇴한 김민석 최고위원의 후임을 아직 인선하지 못했다. 현재 '손학규 계'로 분류되는 김부겸 의원 후임으론 이춘석 의원이 먼저 인선됐다가 이날 김동철 의원으로 변경됐다. 쇄신연대는 강창일 의원 후임으로 장세환 의원을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마지막 한 석을 차지하기 위한 계파 간 신경전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전당대회 일시 논란으로 부각된 전준위와 비대위의 갈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부 전준위원이 이날 회의에서 "사실상 전당대회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 최고의결기관인 전준위가 결정한 개최일을 비대위가 뒤집은 것은 월권"이라고 지적하고 나선 것.

문희상 전준위원장도 "(전당대회 날짜 결정은) 당무위 의결사항이지만 당무위에서 전준위에 위임했기 때문에 오늘도 결정만 하면 된다"고 강조하는 등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10일 의총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와 '각'을 세웠던 문학진 의원도 "전대 날짜는 중요한 쟁점이 아니지만 전준위가 지도체제, 투표 시스템, 당권-대권 분리 등 핵심쟁점에 대해 결론을 내렸을 때도 비대위가 지금처럼 검토를 요구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전준위 존재 이유가 뭔지 회의가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의에서 문학진 의원이 "비대위가 전당대회 시기를 지정한 것은 월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의에서 문학진 의원이 "비대위가 전당대회 시기를 지정한 것은 월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태그:#민주당, #전당대회, #비주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