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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터지킴이가 초등학생 성폭력 사전예방이라든지 학교 폭력 사건 예방을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도이지요
▲ 배움터지킴이가 CCTV보다 났다는 이성해 선생 모습 배움터지킴이가 초등학생 성폭력 사전예방이라든지 학교 폭력 사건 예방을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도이지요
ⓒ 김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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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과 아동 성폭력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게 요즘 현실이다. 그래서 학교 현장에서 폭력 예방을 위해 애쓰고 있는 이성해 선생님을 만나보기로 했다. 그는 경찰간부로 재직하다 퇴직한 뒤 '배움터지킴이(School Police)'로 포항장성고등학교에서 2007년부터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입추가 지난 날씨지만 더위가 여전한 탓으로 그는 땀을 닦으며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한 뒤 자리에 앉았다. "방학 동안 좀 쉬었느냐"는 말에 싱긋 웃으며 "어제까지 보충 수업이 있어서 오늘 겨우 좀 쉬게 되었고 다음 주엔 등교"라고 했다.

"보수를 생각하기 이전에 학생들을 보호 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필요하다"는 배움터지킴이 이 선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배움터지킴이로 근무하신 지 얼마나 됐나요.
"경찰 퇴직 후부터니까, 4년차 중반을 넘었습니다."

- 배움터지킴이로 근무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05년부터 경찰청에서 이 제도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평소 청소년 지도에 관심이 많았던 것이 계기였습니다."

- 경찰 퇴직 후 처음 학교에 근무하게 되었을 때 교직원들의 태도는 어땠습니까.
"처음엔 선생님들이 약간 경계심 가지고 대하였습니다. 하지만 학교 학사, 행정에 대한 일은 무관심하고 오직 학생들 보호에 앞서서 일하다보니 오히려 선생님들이 저를 더 좋아하고 동료로 생각해 주더군요. 제가하는 일에 협조해 주고 격려해주었고 저의 길흉사에까지 교직원이 많이 참석하고 도와주었습니다. 지금도 마찬 가지지요."

- 포항시에서 2011년부터 학교마다 배움터지킴이나 안전지킴이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환영할 일일까요?
"예 물론이지요. 정말 환영할 일이고 말고요. 요즘 사회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이라든지 학교 폭력 사건 예방을 위해서 CCTV보다 더 필요한 제도니까요.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보수 지불에 그치지 말고, 반드시 지킴이의 자질을 검증하여 선발해야 합니다. 또 근무 상황을 수시로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지킴이의 임무는 그냥 시간만 채우고 얼마의 보수를 받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보수를 생각하기 이전에 학생들을 위하여 근무해야 된다는 사명감이 확고해야 합니다."

- 어떤 사람들이 지킴이로 근무하게 되나요.
"특별한 자격은 필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체로 배움터지킴이는 교사, 경찰 퇴직자 중 상담사 자격증을 소유한 사람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안전지킴이는 공동체 일자리 사업 참여자들을 투입하니, 여러 분야의 사람들로 구성돼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배움터 지킴이를 선정할 때는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수 이전에 학생을 위한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을…."

- 지킴이제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습니까.
"소속 학교장의 지시를 받아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근무자들이 교직 퇴직자나 경찰 퇴직자들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예우 차원에서 학교 당국이 특별하게 지시하는 것은 없는 편입니다. 배움터지킴이는 학교장 추천에 의해 뽑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검증이 된다고 하지만, 일반 안전지킴이는 일자리 창출이란 이름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무작위로 선발하기 때문에 검증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지요. 사실 보수는 지자체에서 지불하고 근무지는 학교이기 때문에 더욱 더 그렇지요. 그러나 책임지고 감시 감독하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킴이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우려가 있습니다." 

- 배움터 지킴이와 안전지킴이의 차이점은 대충 알겠는데 보수는 똑같습니까?
"확실히 모르겠습니다만 안전지킴이의 보수가 더 높을 겁니다. 일자리 창출 대상자로 선발 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다 같이 배움터 지킴이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불평등하지요."

- 감시 감독 기관이 없는 가운데 그동안 이 선생께서는 어떤 방법으로 근무했는지요.
"대체로 배움터 지킴이가 그러하듯이 보수에 대한 것은 뒤로 미루고 스스로가 일과표를 만들어서 오직 학생들 보호를 위해서 최선의 활동하고 있지요. 아침엔 학생들 등교 시간에 맞추어서 7시30분에 출근하여 8시30분 까지 교통사고 예방지도를 합니다. 특히 교직원 회의 시간에 교내에서 우발적 사고가 나기 쉬운데요. 철저히 순회하며 교실 화장실 등을 살펴 나갑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교정을 이탈하여 싸움, 흡연 등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 예방 차원에서 지도하지요.

그리고 수시로 학생들의 친구가 되어 상담자 역할도 해야 합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들께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야기 하기 위해 학생이 찾아오는 경우, 함꼐 의논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또 학생들 문제로 인하여 학부모 간에 다툼이나 법적 문제 일어났을 때 선생님들을 대신하여 상담하고 되도록이면 화해를 시키려고 합니다. 일을 찾아서 해야지요."

- 지킴이를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더 하실 말씀 있다면.
"정말 책임지는 기관이 있어 운영체계를 갖추고, 지원하는 사람마다 학생들을 위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지원하는 분들도 선생님처럼 사명의식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할 태도를 갖추고 임해야 합니다. 먼저 지킴이들의 보수는 균등해야 하며 타 지역 지자체와 균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킴이가 각 학교에 100% 배정되었을 때에 한두 사람의 자질 부족으로 얼마 되지 않는 보수를 받고 일하시는 지킴이들이 욕먹지 않도록 검증된 지킴이를 선발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학생들 참 귀엽지요. 손자 손녀같이..."하며 웃는 이 선생의 얼굴은 아침 일찍 학생들과 함께 출근하여 학생들과 함께 살아온 3년 반의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변화 된 것 같다. 이제는 이 경위님이 아닌 이 선생님의 얼굴에서 정말 학생들만을 위하여...라는 의지가 보인다.


태그:#김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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