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10대 특히 중·고생들의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해 누굴 원망해야 하는가. 사회의 무관심이라는 막연한 존재에 대해 책임을 탓해 왔던 시대는 갔다. 오히려 주변에 있는 학교, 가정, 지인 등 여러 요소들이 그들에게 삶에의 회의를 들게 한다. 사회가 점점 다원화 되면서 알 수 없는 너무나 많은 이유들로 사람들이 자신의 목숨을 쉽게 버린다. 그리고 그것은, 연령층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층 더 심각한 문제가 된다. 하지만 그 많은 이유들을 찬찬히 보면 공통적으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알 수 있을 법 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18일, 대구 달서구 이곡동 모 남고 L군(18, 가명)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가족들의 말에 의하면 그 당시, L군의 아버지가 L군이 컴퓨터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며 심하게 나무랐다. L군은 자신의 방문을 닫고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다. 이상하게 여긴 L군의 형이 베란다 쪽으로 거닐다가, 떨어져있는 L군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보도됐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런 자살에 관한 기사가 뜨면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클릭을 해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느 누구도 더이상 이러한 기사에 놀라지 않는다. 그들의 가까운 곳에서 이런 사건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서로의 죽음에 대해 이렇게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실이 슬프지 아니한가. 그 누구도 자살을 옹호하진 않는다. 그저 연민하고 때론 원망하면서 나약해질 사람들이 줄어들길 조금이나마 바랄 뿐이다.
위의 사례처럼 충동적인 자살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자살이라 하면, 오래 전부터 방황하고 스트레스가 많아서 결국 하게 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의 사례들을 접하다 보면, 충동적으로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개인의 충동적인 면을 사회에서 일일이 감시하진 못하지만 가족, 친척 등 가까운 사람들이 그들에게 상처가 되는 부분이나, 일상 등에 대해 관심을 조금만 가져주고 이해해주었다면 이렇게 많은 희생자가 생기진 않았을 것이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아마 당신의 생각이 옳을 것이다.
바로 '사랑'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작 지켜지지 않고 있는 이 현실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제대로,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을 받는 사람들 중에서 자살까지 결심하는 사람은 보기 드물다. 오죽하면 자살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진심을 알아주는 친구나 가족이 한 명만 있어도 자살하지 못할 것이란 말이 있겠는가. 사람은 본래 사랑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는 동물이다. 물론 재산, 학업, 불화 등의 문제로 괴로워 한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 본질을 파고 들어가보면 그것은 바로 주변인들의 사랑을 잃기가 두려워서가 아닐까. 그 사람들이 물질적인 것들을 잃어도 누군가가 변함없이 그들에게 사랑을 준다면 그 누가 자살을 결심할 것인가.
지금 당장 주변을 보라. 그리고 침묵하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어 보라. 인간적인 사회 문제는 대대적인 프로젝트가 아닌, 그런 진심어린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