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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23일 낮 12시 40분]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가 위장전입 등의 의혹에 휘말린 인사청문 대상자에 대한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의 '방어'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고위 공직후보자들의 도덕성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나온 '실세'의 발언이라 관심이 쏠린다.

 

이 내정자는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교육 목적의 위장전입은 괜찮다', '쪽방 투기 그 정도라면 괜찮다'는 여권 내부의 기괴한 주장을 들어봤냐"는 이춘석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언론을 통해 들어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내정자는 "본인들의 해명을 직접 들어보진 않았지만, 쪽방촌에 투기를 했다든지, 위장전입을 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에게 청문회 입법 취지대로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인물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택해야 한다'고 진언을 할 용의가 있냐"는 이춘석 의원의 질의에 "네"라고 답했다.

 

이 내정자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질의응답에서 자신의 이 같은 입장을 보다 분명하게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위장전입, 세금탈루, 부동산투기, 병역기피 4개 이수하면 대통령 되고 한두 개 이수하면 장관이나 청장이 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수석회의에서 뒤늦게 좀 더 엄격한 인사 기준을 만들라고 했는데 이번 (인사청문회)부터 적용해야죠"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내정자는 "맞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이번엔 그냥 넘어가고 다음부터 적용한다면, 나는 밥 다 먹었으니 식당 문 닫으라는 것과 같다"며 이 내정자의 답변에 못을 박았다.

 

한편, 이 내정자는 MBC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 불방 사태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했다. '대운하 전도사'답지 않게 이 내정자는 "잘 모르겠다"고 거듭 답하며 쟁점이 될 수 있는 답변을 피해나갔다.

 

이춘석 의원이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냈는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도 <PD수첩> 불방은 맞지 않는 것 아니냐", "(모두발언에서) 국민 갈등을 해소하고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방송 자체를 막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지만, 이 내정자는 "방송 내용이 어떤 형태로, 사실에 근거해서 제작됐는지 파악해봐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15대 국회의원 시절에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대운하 구상을 듣고 '형님이 대통령 하시라'고 하고 대운하 주장하셨던 분이 7.28 재보선에선 4대강 사업 얘기를 한 번도 안 하셨다"고 꼬집자, 이 내정자는 "지역선거에서 국책사업을 거론할 이유가 없었죠"라고 답했다.

 

자신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이 내정자는 똑같은 태도를 취했다.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던 남상태 사장은 이날 해외출장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이 내정자는 "남상태 사장 알고 있나, 일부 야당에선 게이트라고까지 한다"는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웃으면서 "잘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그런) 의혹이 왜 있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저와 오래 일을 했던 보좌관 중 한 사람이 대우(조선해양) 고문으로 갔단 얘긴 들었다"며 "솔직히 그 내용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의 '모르쇠' 답변은 즉각 야권의 반발을 샀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MBC <PD수첩> 불방에 대해 국민 모두 알고 보도가 크게 나왔는데 이 내정자는 지극히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의원이 질문하면 그 내용에 대해서 의견이 있다, 없다를 말해야지 그 사실 자체를 모른다고 하면 특임장관으로서 자질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그:#이재오,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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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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