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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되도록 국내 기업이었으면 한다. 인도 '마힌드라'에 매각되면 중국 '상하이'처럼 기술유출만 있을 것 같아 걱정이다. … 구조조정 분쇄, 민주노조 사수, 구속자 석방, 부당해고자 복직을 요구한다. 공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는 유세종(39)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 창원지회장은 쌍용자동차 매각 소식에 걱정이다.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9월1일부터 한 달간 쌍용차 평택․창원공장 등에 대한 정밀실사 작업을 벌인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창원지회 조합원들은 쌍용자동차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출퇴근 시간에 맞춰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창원지회 조합원들은 쌍용자동차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출퇴근 시간에 맞춰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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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때 2009년 '쌍용차 진압이 자랑스러운 업적 1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지회장은 "얼척이 없다(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가 그같은 발언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개인적으로 때려잡아 죽이고 싶었다. 지난해 옥쇄파업투쟁 때 노동자들은 총기를 갖고 있지도 않았다. 경찰은 최루액을 마구 뿌리고 사람이 맞으면 날아가 버릴 정도의 위력을 가진 고무탄총을 쏘았다. 경찰이 쏜 전기볼트가 노동자의 얼굴에 맞았다. 그 노동자는 해고되었는데 최근 경찰을 상대로 형사처벌을 바라며 고소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경찰청장 후보가 '업적 1위'로 내세우고 있으니 얼척이 없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쌍용차 창원공장에서만 159명이 정리해고 되었으며, 34명이 징계(해고)를 받았다. 이들은 해고자 원직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지회 간부 4명은 민주노총 경남본부 안에 사무실을 두고 복직투쟁과 관련한 업무를 보고 있다. 나머지 해고자들은 '생계투쟁' 중이다. 이들은 일용직 등에 나가 하루 벌어 살고 있으며, 일하러 나가지 않거나 시간이 나면 복직투쟁에 합류한다. 유 지회장은 쌍용차 이력서로 다른 사업장 취직은 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쌍용차 이력서 들고 가면 받아주지도 않는다. 그 자리에서 이력서를 찢어버리더라는 말도 들었다. 지난해 파업이 언론에 많이 보도되면서, 노동자들만 나쁜 놈으로 부각된 것이다. 자기 회사에 들어와서 강성 노조 만들려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실제 옥쇄파업에 참가했던 노동자들은 순진하다보니 투쟁했던 것이다. '대통령표창'이나 '사장상'을 받았던 노동자도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업무평가에서 0점을 받았으니 말이다. 당시 회사가 정당하게 정리해고 했더라면 그런 파업투쟁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쌍용차 정문 앞 출퇴근 투쟁 등 벌여

해고자들은 최근 복직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쌍용차 창원공장 앞에서 출퇴근 투쟁을 벌이고, 시내에서 선전전도 벌이고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도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쌍용차 제2의 졸속매각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해고자 복직'과 '총고용 보장' '졸속매각 반대' '쌍용차 사태 책임자 처벌' '손배소 철회와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창원지회는 최근 쌍용자동차 창원공장 정문 앞에 천막을 설치해 놓고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창원지회는 최근 쌍용자동차 창원공장 정문 앞에 천막을 설치해 놓고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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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최근 유인물을 통해 "쌍용차, 또 다시 먹튀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시장 진출을 노리는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디젤 엔진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인도 노동자의 임금이 한국 노동자의 1/10, 중국 노동자의 1/5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마힌드라가 필요한 기술을 획득한다면 또 다시 쌍용차 노동자들을 내팽개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상하이자동차의 기술 유출과 자본 도피, 그에 이은 정부의 살인적 탄압은 2009년 한국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자신의 채권만 회수하면 된다는 식의 졸속매각은 한국 경제와 한국 노동자들 모두에게 큰 피해를 안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2의 졸속매각 저지해야"

최근 노조 지부는 조현오 후보자의 발언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조현오 내정자의 눈엔 진압과 짓밟음의 대상으로만 보였을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 노동자들에 대해 2010년 8월 9일 법원은 다른 판단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노조 지부는 간부 22명의 항소심 재판을 맡았던 서울고등법원 제7형사부의 판결문 일부를 소개했다.

"사측이 동원한 용역 직원들의 폭력행위에 의해서 혹은 경찰진압과정에서 다수의 크고 작은 부상을 입게 되었고, 단전단수 조치와 함께 의료진의 출입마저 차단된 상태에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마저 보장받지 못한 채 궁지에 몰린 조합원들에 대하여 경찰이 무리한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인권침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판결문을 언급하면서 노조 지부는 "경찰의 살인진압에 대해 법원이 우회적으로 분명히 지적한 것이다. 법원의 지적을 차치하더라도 조현오 내정자에 대한 인사 강행은 결국 이명박 정권의 부담과 짐으로 분명하게 작용할 것을 확인한다"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살인진압을 진두지휘했던 조현오 내정자는 즉각 파면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정리해고 1년, 제2의 졸속매각을 저지해야 한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 같은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며 '끝까지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태그:#쌍용자동차,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인도 마힌드라그룹, #쌍용차, #옥쇄파업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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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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