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말 미웁게 하지마~ 그럼 건희한테 혼날 거야! 엄마도 말 미웁게 하지마~ 알았지?"
아침 식사 도중 딸아이가 갑자기 그럽니다. 이 평온한 아침에 느닷없이 말이지요.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했습니다.
"건희야, 아빠가 언제 말 미웁게 했는데?"
"아빠, 어제 엄마랑 말 미웁게 했잖아~"
아하,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엊그제 아내와 잠시(약 2~3분) 언성을 높였는데(살짝), 이걸 기억하고 제게 얘기하는 것입니다. 딸아이의 얼굴에는 걱정과 한숨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순간 너무 부끄럽고, 미안했습니다.
아이를 기른다는 건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는 끊임없이 잔소리와 명령을 하면서도 정작 부모님 자신은 변하지 않는 모습을 너무도 많이 보게 되지요. 덩치만 크고, 나이만 먹었지 '어른 아이'가 너무도 많다는 얘기입니다.
<그림책 육아>란 책을 보니 제가 생각하는 것과 똑같은 얘기가 나옵니다. 육아(育兒)란 육아(育我)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정확합니다. 아이의 몸과 마음이 커가는 것처럼 어른들의 마음도 커가야만 온전한 육아가 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림책으로 육아를 하는 것은 참 좋은 방법론입니다. 예를 들어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와 함께 읽었던 그림책으로 설명하는 모습을 보니 아이의 꿈도 키울 수 있고, 죽음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었습니다.
또 아이와의 대화를 꾸준히 해나갈 수 있으니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아버지의 경우 아이가 조금만 커도 대화하기 참 어려워하는데요. 어린 시절부터 책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터간다는 건 여러 모로 좋은 일입니다.
어른이 먼저 노력하지 않고, 노력하는 아이가 나올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부모님도 공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와 많은 대화가 필요하기도 하지요. 그림책 같은 건 참으로 쉽고, 편리한 통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당장 10분의 시간을 내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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