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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생명 파괴 삼락둔치 절개 반대한다."

부산광역시가 낙동강 하류 삼락둔치 영농지를 4대강정비사업의 준설토 적치장으로 조성하기 위해 장비를 투입했다가 농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부산시는 1일 오전 6시 10분경 포클레인을 탑재한 트레일러를 부산 사상구 삼락둔치 안으로 들여보냈다.

 부산시가 준설을 위해 낙동강 삼락둔치에 장비를 투입한 가운데, 1일 오전 농민들이 종이피켓을 들어보이며 반대하고 있다.
부산시가 준설을 위해 낙동강 삼락둔치에 장비를 투입한 가운데, 1일 오전 농민들이 종이피켓을 들어보이며 반대하고 있다. ⓒ 윤성효

 운하반대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이 1일 오전 삼락둔치에서 기자회견을 열면서 '4대강사업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운하반대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이 1일 오전 삼락둔치에서 기자회견을 열면서 '4대강사업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윤성효

당시 부산농민회와 '4대강사업 저지 및 삼락둔치 지키기 사상구대책위원회' 소속 농민 등 10여 명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농민들은 트레일러가 들어오자 막아섰고, 이로 인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농민들과 실랑이를 벌인 트레일러는 2시간가량 뒤 빠져나갔다.

부산시는 이날부터 장비를 투입해 낙동강 삼락둔치 절개지에 있는 나무와 갈대를 정리할 예정이었다. 부산시는 삼락둔치에 준설토 침사지와 적치장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농민 200여 명(주말농장 포함)이 무, 상추, 오이 등을 재배해왔다.

부산시는 행정대집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농민들은 '4대강정비사업 반대'와 '보상' 등을 요구하며 삼락둔치에 트랙터 등 농기구를 갖다놓고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가 삼락둔치 경작지에 4대강정비사업의 준설토 야적장을 설치할 예정인 가운데, 농민들은 이를 반대하며 경작지 입구에 깃발을 내걸어 놓았다.
부산시가 삼락둔치 경작지에 4대강정비사업의 준설토 야적장을 설치할 예정인 가운데, 농민들은 이를 반대하며 경작지 입구에 깃발을 내걸어 놓았다. ⓒ 윤성효

"낙동강 둔치 절개 절대 반대"

운하반대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아래 낙동강부산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낙동강 삼락둔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둔치 절개 반대"를 외쳤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본부장과 이성숙 부산광역시의원, 전시진 부산환경연합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윤택근 본부장은 "이 공간을 후손들에게 오염된, 절망의 땅으로 물려줄 수 없다"면서 "5년 전 부산시는 농민들과 생태자연환경지역으로 만들기로 합의했는데,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파괴행위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하며, 이제는 몸으로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강미애 사상구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어제 부산시로부터 오늘 장비가 들어온다는 말을 들었다. 아침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계속 진행될 것 같다. 둔치를 절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운하반대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는 1일 오전 낙동강 삼락둔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둔치 절개' 반대 의견을 밝혔다.
운하반대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는 1일 오전 낙동강 삼락둔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둔치 절개' 반대 의견을 밝혔다. ⓒ 윤성효

이준경 낙동강부산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부산시는 낙동강대교(남해고속도로 제2지선)에서 위쪽으로 180m의 수변구간을 잘라낸다는 계획인데, 이는 운하를 위해 준설과 수로 폭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곳은 큰기러기와 큰고니 등이 서식하는 생태보존 1등급 지역이다. 100만 명이 넘는 도심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생태보존지역이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부산밖에 없을 것이다.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숙 시의원은 "많은 단체들이 낙동강을 지켜야 한다며 나서고 있는데, 부산시는 건설만 하고 있다"면서 "홍수예방을 위해 4대강사업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생태환경인 둔치가 치수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진 공동대표는 "삼락둔치는 희귀 새들이 번식하는 습지다. 이런 곳을 보기 위해 영국과 호주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온다"면서 "옛말에 농민들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씨앗은 먹지 않는다고 했다. 이곳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시가 4대강정비사업을 위해 낙동강 삼락지구의 농경지 철거를 계획하고 있는 속에, 농민들이 경작지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가 4대강정비사업을 위해 낙동강 삼락지구의 농경지 철거를 계획하고 있는 속에, 농민들이 경작지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낙동강부산본부 "굴착이 정확한 표현이다"

낙동강부산본부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낙동강운하사업의 핵심 내용은 준설이다. 아니 강바닥의 흙을 수심 6m로 긁어내고 강폭을 500m로 맞추는 것이니 굴착이 정확한 표현이다"며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토건세력의 주머니를 채우고, 4대강의 생명을 말살하면서 운하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정권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삼락둔치 수변부 절개를 강행하려 장비와 인력을 투입하려는 부산시의 일방적 생태파괴에 맞서 지금까지 일관되게 제기해 왔던 낙동강 운하사업 부산권의 문제와 특히 삼락둔치 수변부 절개에 대한 강력한 반대를 공식 천명하고, 낙동강의 생명을 파괴하는 삽날에 맞서 몸으로 저항하는 아름다운 행동에 돌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낙동강 삼락둔치를 낙동강운하사업으로 인한 파괴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생명과 살림의 친환경 도시농업단지로 전환하는 대안활동을 통해 미래세대의 안전한 먹을거리와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상생의 터전으로 만드는 활동에 시민사회의 역량과 지혜를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농민들은 "당신이 베는 것은 우리의 희망입니다"라고 쓴 종이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운하반대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는 1일 오전 낙동강 삼락둔치에서 4대강사업 반대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운하반대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는 1일 오전 낙동강 삼락둔치에서 4대강사업 반대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낙동강 삼락둔치에서는 200여 명의 농민들이 농사를 짓고 있다.
낙동강 삼락둔치에서는 200여 명의 농민들이 농사를 짓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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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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