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일 오후 4시 52분]

국회 정무위원회가 오는 2일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민주당 우제창 의원이 임 실장의 '위장전입 및 스폰서' 의혹을 제기했다.

우 의원이 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임 실장은 2005년 9월부터 2007년 5월까지 총 세 차례 주소지를 이전했다.

2005년 9월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D아파트에 전세로 전입했던 임 실장은 1년여 후인 2006년 10월 16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으로 이사했다. 그러나 임 실장의 우면동 거주 기간은 6개월여밖에 되지 않았다. 임 실장은 2007년 5월 7일 다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S아파트로 주소를 옮겼다. 2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세 차례나 이사를 다닌 것.

이에 대해 우 의원은 "당시 임 실장의 둘째 아들이 고교 진학을 앞둔 시기였다"며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임 실장이 자녀 진학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정확하진 않지만 (고교 진학 대신) 미국 유학을 갔단 얘기도 있어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이와 함께, 임 실장이 성남시 분당구에서 거주했던 두 아파트의 실소유주가 같은 인물이란 데 주목했다. 두 아파트의 실소유주인 황아무개(59)씨는 임 실장의 부친에게 3억 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우 의원은 당시 임 실장이 총 8억 원 상당의 성남시 분당구 P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임 실장의 예금 및 수입 등을 분석해볼 때 부친이 빌린 3억 원이 분양대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황씨와 임 실장 사이의 임대차 계약도 바르게 돼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황씨가 임 실장의 '스폰서'였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이런 점을 볼 때 임 실장의 도덕성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여·야 간사가 합의한 대로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엄격한 잣대로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아울러, "임 실장은 오늘(1일)이라도 야당이 요구하는 자료를 성실히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임 실장 본인과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의 예금잔액 증명서, 세금 납부·체납 현황, 주택·토지·자동차 등 임대차 계약서, 재산등록 변동 내역, 출입국 내역 등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총리실이 현행 인사청문회법상 총리실장이 청문대상이 아님을 근거로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어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법과 절차에 따른 자료 제공은 하겠지만 관보에 공개된 자료 외에 가족 프라이버시 등과 관련된 자료는 사실상 제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이날 제기된 '위장전입·스폰서'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총리실은 이날 오후 해명자료를 내고 "임 실장은 2004년 10월 8일부터 2007년 5월 25일까지 가족과 함께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며 "2005년 9월부터 2007년 5월까지 세 차례 이사한 것은 임 실장이 아니라, 임 실장의 부친이 이사한 기록"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당시 임 실장이 해외근무로 부친을 모실 수 없었다"며 "이런 사정 때문에 임 실장의 부친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S빌라를 전세로 주고 부친의 사위(임 실장의 매형)인 황아무개씨 집으로 이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스폰서'로 지목됐던 황씨도 해외 근무 중인 아들을 대신해 부친을 부양한 사위라는 얘기였다.

총리실은 이와 함께, "임 실장의 부친이 황씨로부터 빌린 3억 원은 2009년 5월 당시 임 실장의 부친이 S빌라에 재입주하면서 해당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2억 원과 임대보증금 1억 원을 반환하는 데 사용한 것"이라며 "이 돈은 임 실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