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미디어행동의 종합편성채널 공청회 규탄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공청회를 준비한 방통위의 고위직 양반들, 어젯밤 잠이 오던가. 제멋대로 '기본계획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제멋대로 날짜를 잡고, 제멋대로 패널을 섭외하고, 희망사업자랍시고 5개 종편 추진 사업자들 모셔놓고, 그러고도 두 발 뻗고 잠이 오던가. 도둑도 밤에는 제 발 저린다는데, 간밤에 무시무시한 태풍이 지나가는데도 과연 잠이 잘 오던가.
누가 공청회를 하라 하던가. 윗집인가, 조중동인가, 최시중 위원장의 충성의 발호인가. 한번 저지른 불법, 그토록 많은 반성의 기회가 있었는데 내차버리고 기어이 '기본계획안'을 밀어부칠 심사인가. 모법이 불법이면, 불법에 뿌리를 둔 시행령도 불법이고, 시행령이 불법이면 관련 정책 집행도 불법인줄 모르더란 말인가.
오늘 희희낙락대며 공청회에 출두하신 양반들,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 조선일보 고종원, 중앙일보 김수길, 동아일보 김차수, 매일경제TV 류호길, 한국경제 이희주, 머니투데이 도영봉, 서울신문STV 김상혁, CBS 정병일, 연합뉴스 이희용, 이토마토 정광섭, 헤럴드미디어 김필수, 당신들은 방통위가 불법으로 깔아놓은 종편 한마당에 동원되며 무슨 생각들 하시는가. 1개가 겨우 살아남을 수 있다는 광고시장, 불법 난투극을 펼쳐가며 1개 사업자에 당첨되기 위해 지략과 전술들을 겸비하고들 오셨는가. 종편 2개를 줄 것 같은데 2개 안에 들 전략들은 갖고 계신가. 2개에서 떨어져도 보도전문채널 리그에 도전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데 그거라도 노려볼 심사신가?
글로벌미디어를 하겠다면 1조원은 갖고 덤벼야 할 텐데 그만한 종자돈은 갖고 계시는지. 여론 다양성을 위해서라고 한다면 최소 3천억원은 갖고 덤벼야 할 텐데 그 정도는 감수하고들 계시는지. KBS가 수신료를 늘리면 수천 억이 광고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거라는 걸 믿고 계시는 건가. 중간광고, 가상광고에 회사마다 렙 다하게 해주면 광고시장 파이가 빵빵해질 거라 생각하는가. 홈쇼핑 쫓아내고 그 자리 차지하면, 각종 비대칭 규제 편의 다 봐주면 다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생기는가. 도대체 뭘 믿고 부나방처럼 달려드는가. 오늘 불법 공청회에서 도대체 무슨 소리들을 늘어놓을 생각들이신가.
내일은 또 학계, 연구단체, 시민단체, 사업자 대표들을 줄줄이 불러다 놓았구만. 김대호 교수, 황승흠 교수, 김용규 교수, 초성운 키스디, 한석현 서울YMCA, 성회용 SBS, 성기현 한국케이블TV협회, 이창수 (주)판미디어홀딩스 분들, 종편 추진의 불법성을 빤히 알만한 사람들 아닌가. 무슨 이야기들이 하고싶어 패널에 응했는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조작보고서 내서 유명세를 탄 키스디 패널은 왜 불러다 놓았는가. 그리고 정상적인 종편 공청회라면 찬반의 기계적 균형이라도 갖추어야 할 게 아닌가. 불법 논란은 차치하고 종편 기본계획안이 갖는 내용적 모순에 대해서도 토론할 수 있는 사람도 불러야 그런 게 공청회가 아닌가.
헌재는 작년 12월18일 야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에 대해 '부작위(不作爲)에 의한 권한쟁의 심판'을 냈는데, 공개변론 한 번 하더니 입을 씻고 있는 게 아닌가. 10월 판결이네 11월 판결이네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는 지라, 헌재도 우습게 보이는가. 기본계획안 확정하고 심사기준과 선정 개수 등을 확정해놓으면 헌재도 꼼짝 못할 거라는 꼼수를 부리시는 것인가.
최시중 위원장과 방통위원들은 들으시라. 미디어 사유화 기획의 잔치는 끝났다. 단지 조중동의 품에 방송사업자의 자격을 안겨주기 위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미디어 사유화 기획의 모의는 실패했다. 거짓과 부정, 불법과 위법으로 점철된 조중동 세상 만들기의 꿈, 호언컨대 끝내 이루지 못할 것이다. 간밤에 지나간 태풍이 무섭지 아니하던가. 등골 오싹하지 아니하던가.
2010년 9월 2일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 (미디어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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