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9일 오후 2시 15분]
"심장이라도 빼서 지역에 봉사하겠다니요? 무엇으로 봉사하는데 자신의 심장을 빼 버리나요? 심장 빼주고 영혼도 없는 육체로 지역에서 무슨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건가요? 엄기영 사장 참 많이 변했구나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박원순(54)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엄기영 전 MBC 사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강원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엄 전 사장이 최근 거주지를 춘천으로 옮기고 한나라당 관계자를 만나 "심장이라도 빼서 지역에 봉사하고 싶다"고 밝혔다는 최근 언론보도를 본 뒤 비판한 것이다.
박 상임이사는 "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몇 번 엄기영 사장을 만난 적이 있다"며 "국민 앵커로서 온국민에게 좋은 인상을 준 사람인데 '심장 빼 지역봉사' 기사를 보고 참 많이 변했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썼다.
이어 박 상임이사는 "자신의 영혼과 심장을 누군가에게 빼 주고 영혼도 없는 육체로 지역에서 무슨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냐"며 "장차 강원도지사를 꿈꾸고 있다고 하는데 자신의 정체성과 영혼을 지우고 그가 얼마나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가 기대야 할 진정성, 시대정신, 신뢰 이런 것들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적이 우울하기만 하다"며 "제발 그 말이 와전된 것이기기를 바랄 뿐"이라고 씁쓸해 했다.
한편, 엄기영 전 MBC 사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가까운 친구들에게 그와 유사한 말을 건넨 일은 있지만 특정 국회의원을 통해 이 말을 전한 바 없다"며 "요즘 기자들은 무슨 기사가 나오면 확인부터 하지 않고 그냥 기정사실화 해서 다 받아 쓰고 있는데 참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한 엄 전 사장은 자신이 지역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완곡한 뜻이 언론매체를 통하면서 자꾸 왜곡 전달되는 것 같다는 아쉬움을 전달하기도 했다.
다음은 박원순 상임이사가 자신의 블로그(http://wonsoon.com/1807)에 올린 글 전문이다.
[전문] 심장을 빼서 지역에 봉사하겠다? |
오늘 인터넷 한겨레신문의 헤드라인입니다.
저는 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몇번 엄기영 사장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런 인연이 아니더라도 엄사장은 이미 국민앵커로서 온국민에게 좋은 인상을 준 사람입니다.
그런데 위 기사를 보면서 엄기영 사장이 참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심장이라도 빼서 지역에 봉사하겠다"니요?
지역에 무엇으로 봉사하는데 자신의 심장을 빼 버리겠다니요?
자신의 영혼과 심장을 그 누군가에게 빼 주어버리고 영혼도 없는 육체로 지역에 무슨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인가요?
그는 장차 강원도지사를 꿈꾸고 있다고 하는데 자신의 정체성과 영혼을 지우고 그가 얼마나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인가요?
인간은 다른 생물과 마찬가지로 변합니다.
생로병사의 과정에 있고 한때의 생각도 바뀌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변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영혼은 변해서 안되는 것입니다.
온 세상이 다 변해도 우리의 영혼을 버리고 무엇을 하겠다는 것입니까?
우리가 기대야 할 진정성, 시대정신, 신뢰 - 이런 것들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우리는 우울하기만 합니다
제발 그 말이 잘못된 와전이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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