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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10일 오후 7시 40분]

 

세대교체 바람을 탄 민주당 486 주자들의 돌풍이 10·3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본선 단일화를 밑절미로 486의 당 대표 도전이 가시권에 들어온다면 '빅3'(정세균·손학규·정동영)의 혈전으로 좁혀진 전대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컷오프(예비경선)에서 최재성·백원우·이인영 486 3인방은 예상을 깨고 모두 본선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들에 밀려 당내 중진인 3선의 김효석·추미애 의원 등은 본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단일화를 천명한 이들 3인방은 내친김에 '빅3'에 맞서 당권에 도전장을 낼 태세다. 이들이 집단지도체제 도입 후 단일화 원칙을 못 박은 것은 전원 생존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도부 입성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3명이 모두 예선을 통과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486의 전원 생존... 3인의 단일화가 최대 변수

 

우선 486 3인이 1명으로 단일화할 경우 9명의 본선 진출자는 7명으로 줄어들게 되고 7명 모두 지도부 입성이 유력해진다. 여성 후보 배려 규정 때문이다.

 

유일한 여성 출마자가 된 조배숙 의원은 전대에서 선출직 최고위원에 도전한 여성후보가 6위 내에 들지 못할 경우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는 당헌당규에 따라 이미 최고위원 자리를 예약했다. 조 의원은 조직력이 가장 약하다고 평가받는데다 여성 배려 규정의 혜택을 입게 돼 있어 대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예상대로 조 의원이 7위를 하게 된다면 전당대회의 의미는 '누가'보다는 순위경쟁, 특히 당 대표 자리를 둘러싼 1위 경쟁에 방점이 찍히게 된다.

 

이에 따라 486 진영에서는 당 대표 도전설이 흘러나온다. 486 3인방도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하청 정치를 끝내겠다"며 독자 정치세력화 뜻을 밝힌 바 있다.

 

486 출신 전직 의원은 "민주당의 변화와 세대교체를 바라는 당심이 생각보다 거세다는 게 확인됐다"며 "3명을 1명으로 단일화한다면 최고위원 1자리를 목표로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백원우 의원도 1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 단일화를 하게 되면 이제는 순위경쟁을 하게 된다"며 "가급적 상위순번으로 올라가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486 한 명이 '빅3' 중 한 명 제쳤다"

 

컷오프 결과도 고무적이다. 비공개가 원칙인 컷오프 순위에 대해 당내에서 여러 설들이 흘러나오고는 있지만 살아남은 486 주자들이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날 오전에는 '이인영 2위설'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당직자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최재성·백원우·이인영 세 사람 중 한 명이 '빅3' 중 한 명을 제친 것은 팩트(사실)"라고 밝혔다.

 

특히 486 단일후보가 당 대표가 되지는 못한다 해도 '빅3' 중 한 명을 제칠 경우 민주당의 대권 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3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빅3'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미 486 진영에서는 '빅3'의 각 캠프로 흩어져 있는 486 인사들을 상대로 물밑 설득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86의 당 대표 도전에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컷오프에서 486이 예상 밖으로 선전한 것은 우군인 정세균 전 대표의 조직표에 힘입었기 때문"이라며 "대의원들이 1인 2표를 행사하는 전당대회에서 '빅3'와 각을 세울 경우 예선전과 같은 선전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등록 전 단일화는 무산... 2차 단일화에 촉각

 

변수는 단일화 여부다. 무조건 단일화를 공언했지만 상황은 심상치 않다. 컷오프 성적으로 단일화 한다는 원칙 따라 당에 요구한 득표 순위 공개를 당 지도부가 강하게 거부하면서 후보등록 전 단일화가 무산됐다.

 

박지원 비대위 대표, 문희상 전당대회준비위원장, 김충조 선거관리위원장 등 컷오프 결과를 알고 있는 세 사람은 사전 합의로 비공개를 약속했고 결과가 공개되면 본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순위 공개 요구에 끝까지 응하지 않았다.

 

결국 마땅한 단일화 기준을 찾지 못하면서 세 사람의 후보 단일화 논의는 열매를 맺지 못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당대회 전까지 단일화를 이룬다면 사정이 달라지겠지만 지도부 동반 진출을 노리고 약속한 단일화를 거부한 다면 이에 따른 역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앞으로 이들 세 사람은 앞으로 본격 펼쳐질 당권 레이스에서 각자 지지세 확산에 나서는 동시에 새로운 단일화 기회를 엿볼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당권 경쟁은 '빅3' 대 486 '빅4'의 구도로 재편되겠지만 반대의 경우 막판까지 지도부 입성을 장담할 수 없는 살얼음판 구도 속에 공멸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태그:#486, #민주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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