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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수제비에서 어릴 적 고향집에서 먹었던 어머님의 손맛이 느껴졌다.
 들깨수제비에서 어릴 적 고향집에서 먹었던 어머님의 손맛이 느껴졌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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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수제비에 찰밥이 덤이라, 이거 괜찮다. 음식을 적게 먹는 맛돌이는 이거만 먹어도 될 듯싶다. 찬은 커다란 무와 오이를 썰어 예쁘게 고명을 올린 미역초무침이다. 조그마한 항아리에 갓 담근 배추김치가 하나 더 놓여있다. 항아리 배추김치는 적당히 양껏 덜어먹으면 된다.

들깨수제비 가격은 5500원이다. 양이 푸짐하다. 두 그릇이면 세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상차림은 단출하지만 본 메뉴는 오지고 푸진 집이다.

"어서 오세요."
"어서 오십시오."

들깨수제비는 단출한 상차림이지만 부족함이 없다. 찰밥은 덤이다.
 들깨수제비는 단출한 상차림이지만 부족함이 없다. 찰밥은 덤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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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담근 배추김치가 조그마한 항아리에 담겨있다.
 갓 담근 배추김치가 조그마한 항아리에 담겨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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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주인장의 인사가 끊이질 않는다. 손님이 줄을 잇는다는 것이다. 실내를 둘러보니 유독 아주머니 손님들이 많다. 음식점으로 성공하려면 아주머니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라고 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집은 일부 성공을 거둔 듯싶다. 참새처럼 지저귀는 아주머니들이 이집을 대부분 점령했으니 말이다.

현관에 놓인 다양한 다육식물과 화분이다.
 현관에 놓인 다양한 다육식물과 화분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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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수제비는 그 이름만 들어도 고소함이 느껴진다. 어디 그 맛 한번 보자. 들깨를 한가득 갈아 넣어 시각적으로는 거친 느낌이 들었었는데 직접 먹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 걸쭉하게 끓여낸 뜨끈한 들깨수제비는 칼칼하고 구수한 맛이 기막히다.

양이 좀 많다 싶었는데 그 맛에 이끌려 한술 두술 뜨다보니 어느새 수제비가 바닥을 보인다. 포만감이 가득하다.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먹었다. 그렇다면 손님들의 반응은 어떨까. 한 아주머니(53. 이영미)에게 수제비 맛에 대해 물었다.

"맛있어요, 고소하고…. 몸에도 정말 좋데요. 여자들 갱년기에 좋데요."


들깨의 효능이다.
 들깨의 효능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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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는 혈관의 노화를 방지해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해주며, 변비치료는 물론 치매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우리 몸에 좋은 들깨수제비는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은 영양식이다.

들깨수제비를 먹다 문득 어머님 생각이 났다. 이집의 들깨수제비에서 어릴 적 고향집에서 먹었던 어머님의 손맛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들깨수제비, #어머니,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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