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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최대 9일 동안 넉넉하게 즐길 수 있는 황금 같은 휴일. 그러나 추석 때 들을 '말'들 때문에 추석이 영 불편한 이들이 있다. 또 금쪽같은 '덕담'에 기분 좋아질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에 맞춰 <다음> 아고라에는 '추석 덕담 VS 추석 악담 TOP 10' 게시글이 올라왔다. "오가는 말 한 마디에 웃고 우는 우리네 추석 사연을 한 보따리 풀어" 달라는 것.

'추석 덕담 VS 추석 악담 TOP 10'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글이다. 이 아래 달린 답글들에는 '악담'의 사연들이 주를 이뤘다.
 '추석 덕담 VS 추석 악담 TOP 10'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글이다. 이 아래 달린 답글들에는 '악담'의 사연들이 주를 이뤘다.
ⓒ 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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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답글로 올라온 사연들에는 "한국 명절의 정의는 '남의 감정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내 친척 중에도 이렇게 많구나 하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날'이다, 왜 남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간섭하려 하며 아픈 데는 콕콕 쑤시려하는지"라는 누리꾼 'PHILOP'의 지적처럼 '악담'의 아픈 기억들이 주를 이뤘다.

누리꾼 'gurs'는 "울 아들 차 한 대 뽑았다는데 수입차가 5천밖에 안한데 호호호호, 울 애들 유학 보냈는데 한 달에 2천밖에 안 들어 그쪽은 어때? 호호호… 자식 자랑에 돈 자랑"이라는 글을 올렸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의 '자랑질'에 기분이 상하게 된다는 것.

누리꾼 'forte'도 "뼈 빠지게 일해도 돈 백 만원 되지 않는데 '누구 연봉 몇 천이고 한 달 월급 300~400만원으로 어떻게 사냐'는 둥… 진짜 화나고 미치겠습니다"라며 "특히 친척들 '자기 사위가 얼마 버네~'이런 말로 다른 사위 기죽이지 맙시다"라고 호소했다.

한 누리꾼은 추석 때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이야기 1위로 아파트를 꼽았다.

"대출받아 아파트 산 친척 앞에선 아파트의 아자도 꺼내지 맙시다."(gatsu****)

"너 살 언제 뺄래, 이 말 진짜 듣기 싫다"

추석은 가족들이 모여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를 하고 조상들의 얼을 기억하는며 하루를 뜻깊게 보내게 된다.
 추석은 가족들이 모여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를 하고 조상들의 얼을 기억하는며 하루를 뜻깊게 보내게 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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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과 관련된 지적도 '통통족'에겐 치명적이다. 누리꾼 'fdlszf'는 "나 자신도 살찐 거 신경 안 쓰는데 명절에 올 때마다 '너 살 언제 뺄래'…. 이 말 진짜 듣기 싫다"며 "니들이 내가 살찔 때 치킨 한 마리 사준 적 있냐"고 쏘아붙였다.

"올핸 취업 해야지, 언제까지 하나만 파고들 거냐?"(dok****)는 말 역시 수많은 미취업자의 가슴을 후벼 판다.

'결혼' 얘기도 미혼자들에겐 불편하기만 하다. 누리꾼 '날개의계약'은 "나는 왜 '시집 갈 나이 다 됐네' 이 말이 듣기가 싫지"라고 올렸다.

"차라리 결혼하라는 말은 낫다"라는 의견도 올라왔다. 누리꾼 '제갈공명'은 "상대적으로 조건 좋은 총각한테만 '결혼해야 한다, 대 이어야 할 것 아니냐'고 하면서 조건 안 좋은 총각의 경우 결혼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중신을 부탁하면 외면하니 이게 바로 사람차별"이라고 발끈했다.

"둘째 얘기... 이번 추석에는 안 듣고 싶네요"

결혼을 해도 문제다.

"애 안 갖니, 정말 이 말 듣기 싫습니다. 이미 첫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댁 친척 분들은  볼 때마다 둘째 얘기…. 부담스럽네요. 제가 신랑을 한 달에 2번 보는 걸 아시면서도 꼭 둘째 얘기를 하십니다. 이번 추석에는 그런 얘기 안 듣고 싶네요."(lubof****)

친척들이 상대를 걱정해서 건넸을 '취업, 결혼, 출산' 이야기들을 죽 적은 누리꾼 '케산13'은 "참 공감 가는 말들인데, 아무리 감정 없이 들어도 기분 나쁜 건 매한가지일 거"라 지적했다. 옳은 말이 듣기 편한 말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오랜만에 만난 친척과 얼굴 붉히지 않을 수 있는 핵심 비책은 바로 '예의'다. 이런 말을 듣고 상대의 기분이 어떨지 조금만 배려한다면 기분 좋은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악담 속에서 눈에 띈 덕담..."할아버지 덕담 말씀은 공자말씀과 같네요"

수많은 '악담' 글 속에 유일하다시피 한 '덕담'글이 눈에 띄었다. 누리꾼 '인생길'이 올린 글은 다음과 같다.

"우리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들에게 하시는 덕담 말씀은, '빚보증은 서지 말라. 보증을 서는 것은 도장 한 번 찍는 것이지만 결과는 인생 모든 것을 거는 것이다. 험한 이웃이 가까이 있거든 더욱 조심 해야 한다. 험한 행위는 방향과 때를 가리지 않고 튀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멀어져라. 평생 살아야 하는 배우자는 겉모습보다 속마음을 택해라.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은 속된 속담이 아니라 교훈적인 이야기다. 재질이 좋지 않는 나무로 악기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좋은 소리는 안 난다. 자질이 못 미치는 아이는 아무리 과외를 시켜 봐도 아이만 힘들어 할 뿐이다. 내 입은 화를 부르는 입구이기 때문에 항상 단속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표어는 아무리 생각해도 옳은 말이다 큰일을 시작할 때 사람은 행운을 바라기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성공과 실패, 행운과 불행. 그것은 신이 내리는 공평한 몫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말씀과 공자 말씀이 똑같네요."


태그:#추석, #덕담, #악담, #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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