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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무언가 혼란스러울때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오늘이 그런날입니다.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맞는 것이지, 설령 옳지 않다하더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그 어떤 대상들을 보며 많은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홀로 선다는 것. 그보다 외로움은 없을 것입니다. 세상의 숱한 도덕적 해이들을 지켜보며 마치 세상에서 가장 바보스러운 게 나라는 생각. 모두가 이런 생각들을 가끔은 할 것입니다.

 

십수년전, 새벽녘에 갖은 상상과 감정을 짜내가며 연애편지를 긁적이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그리곤 아침에 눈을떠 간밤에 써내려갔던 편지를 읽으면 유치하기 그지 없는 그런 내용들.

 

지금의 많은 생각과 고민들이 그저 오래전의 연애편지의 내용들처럼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별볼일 없는 혼자만의 하지말아도 될, 그런 고민들이 지금의 고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해와 배려라는 익숙치 않은 단어들이 필요하겠지요. 그런 생각들이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마을 뒷산의 정매화골을 가기로 했습니다. 옛날 울릉읍과 울릉도의 반대편 마을인 북면을 잇는 유일한 통로였던 아주 조그마한 소로길입니다. 지금은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등산로로 이용이 되고 있는곳입니다.

 

옛날 울릉읍과 북면을 잇는 유일한 교통로에, 유일하게 정매화라는 주민이 살고 있었습니다. 밤에 이 길을 걷다가 기상이 나빠지든가 무언가 도움이 필요하면 이 집을 찾아 무척이나 도움을 많이 받았던, 숱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

 

그리 살림이 윤택하지도 않았던 그시절, 갈증을 해소할 몇 모금의 물, 그리고 호롱불의 기름부터 몇가지 반찬의 밥상에서 잠자리까지, 싫은 내색없이 아낌없이 내놓으셨던 정매화라는 그분을 연세드신 주민들은 그 고마움을 아직 잊지 않고 계십니다.

 

그분의 존함을 지칭한 정매화골, 그분은 세상을 이미 떠나셨지만 몇백년이 가도 정매화골 이란 지명은 영원할겁니다. 우리들도 그분처럼 그렇게 살았으면 합니다. 그리 쉽지않은 일이지만 말입니다. 아름다운 사람들.내 마음속의 수첩에 영원히 남아있을 겁니다.

 

전국의 <오마이뉴스>독자분들도 언젠가 울릉도에 오시면 이 숲길을 한번 찾아보세요 그분의 아름다운 채취를 느껴보며 말입니다. 그때 그분이 사셨던 그집은 이미 사라졌지만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태그:#울릉도정매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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