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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를 들볶는 68억의 성가신 생명체

전 세계를 포괄하면 1초에 5~6명 정도가 태어나고 2~4명 정도가 사망합니다. 그러므로 지구의 인구수는 여전히 1초에 약 3명 정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 산하 센서스국 사이트의 미국과 전 세계의 인구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PopClock(U.S. and World Population Clocks)'이 그렇게 증가된 수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인 2010년 9월 26일 오후 5시 3분 현재 이 POPClock은 전세계인구수를 6,871,223,164로 표시하고 있습니다.(U.S.Census Bureau 웹사이트 | http://www.census.gov/main/www/popclock.html )

 U.S.Census Bureau 웹사이트 캡쳐
 U.S.Census Bureau 웹사이트 캡쳐
ⓒ U.S.Census Bur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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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수 68억! 이 센서스국은 1959년 30억이던 인구가 1999년 60억을 돌파했다고 했습니다. 40년 만에 꼭 배가 된 것입니다. 1999년의 이 60억명은 2044년에 90억으로 불어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U.S.Census Bureau 캡쳐
 U.S.Census Bureau 캡쳐
ⓒ U.S.Census Bur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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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Gaea 대지의 여신, 거대한 유기체로의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몸 위에 살고 있는 모든 종류의 생물의 종을 통틀어 가장 성가신 종은 어떤 존재일까요?

저는 '인간'일 거라 추측합니다. 탁월한 지적 능력으로 도구를 만들고 그 도구는 가이아의 몸을 마음대로 수술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산을 옮기고 거대한 물길을 바꿉니다. 나라를 혈관으로 흐르는 강들의 바닥을 끓고 수변공간에 콘크리트를 쏟아 부어 사람의 영역으로 편입 시키기 위해 국가예산을 아낌없이 투입합니다. 이렇듯 자신의 몸을 쑤셔대는 이 인간들에게 가이아조차 인내하기 힘든 한계상황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천적 없는 인간은 놀랄 만한 속도로 수를 불려 왔습니다. 한 종의 과도한 번식은 가이아뿐만 아니라 다른 종에게도 커다란 위협입니다. 이미 멸절된 동식물과 바람 앞의 촛불 같은 처지의 멸종위기의 생물종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의 절대적인 요소가 인간의 위협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은 지구상에 남은 야생의 영역조차 인공화하지 못해 조바심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야생을 야만으로, 인공을 문명으로 합리화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으므로 그 인공화가 죄악임을 알지못합니다. 그 일이 전체 종들의 생명유지 체계를 얼마나 심각하게 뒤흔드는 일인지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가이아도 꾸준히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와 지진해일 등 가이아의 기침소리와 몸을 꿈적이는 것을 우리는 점점 더 자주 목도하고 있습니다. 가이아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몸을 뒤척인다면 그 표면에 발붙인 우리의 운명은 어떨지 명약관화합니다.

살아있는 또 다른 종이 우리의 운명을 따를 것이다

사실 우리는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종이 존재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이름을 얻은 종이 대략 140만 종이라고 하지만 지금도 오지의 새로운 탐사에서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종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현재 학술적으로 약 140만종의 유기체가 알려져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곤충 : 751,000종, 일반동물 : 281,000종, 고등식물 : 248,400종, 균류 : 69,000종, 원생동물 : 30,800종, 조류 :26,900종, 박테리아 류 : 4,800종 및 비루스 : 1,000종으로 총계는 1,412,900종이다. 환경공학개론 지구환경과학 198페이지, 이병학 외 저, 동화기술 간) 

총 생물종을 혹자는 1,250만종에 달한다고 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학자는 1억 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지구상에 존재하는 종의 수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멸종의 수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분명한 것은 멸종이 가속되고 있다는 사실 하나입니다.

"지구상에 1천만 종이 살고 있다고 한정해도 매년 최소한 30,000종(하루 평균 74종)종이 멸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시대가 출현하기 전의 자연 멸종률은 4년마다 1종에 불과하였으나 최근의 멸종률은 과거의 멸종률 보다 최소한 12만 배나 높다. 이는 6천 5백만 년 전 공룡 멸종과 같은 대량 멸종사건이다.(환경공학개론 지구환경과학 198페이지)"

Edward O. Wilson은 최소한 1년에 5만 여종, 하루에 약 140여종의 무척추동물이 멸종되고 있다고 추정하기도 합니다. 이런 멸종의 가장 큰 요인은 인구증가입니다. 또한 생물다양성에 위협의 또 다른 요인은 사람의 탐욕입니다.

한 종의 절멸은 그저 애도하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그들은 지구 역사를 만드는 일원에서 지워짐으로써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또 다른 종이 우리의 운명을 따를 것이다, 라고. 그 종이 인간일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함입니다. 자연을 마음대로 경영할 수 있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란 의식은 하루빨리 '공멸의 방지에 앞장서야할 파수꾼'이란 의식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제가 올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초원에서 목격한 감동적인 장면은 사자무리 지척에서 톰슨가젤과 임팔라, 누우와 얼룩말 같은 초식동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사자는 한 번 배불리 먹으면 먹잇감이 눈앞에 있어도 사냥을 하지 않습니다. 곳간을 가진 인간이 배가 부르지만 그 곳간을 채우기 위해 쉼 없이 사냥을 계속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속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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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수
무릎을 꿇어 풀밭을 살피는 기쁨

서재의 제 책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의 <침묵의 봄(Silent Spring)>을 꽂아두고 있습니다. 그 책은 제게 '너는 결코 홀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일깨우는 죽비이기 때문입니다. 레이첼 카슨은 그 책의 제일 앞장에 슈바이처의 말을 돋울 새김처럼 박아두었습니다.

"To Albert Schweitzer who said 'Man has lost the capacity to foresee and to forestall. He will end by destroying the earth.'인간은 미래를 예견하고 그 미래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 지구를 파괴함으로써 그 자신도 멸망할 것이다"라고 말한 앨버트 슈바이처를 기리며…….

그리고 그 다음 장에는 존 키츠의 <잔인한 미녀(La Belle Dame Sans Merci)>의 시 한구절과 엘윈 브룩스 화이트의 말을 새겨놓았습니다.

"The sedge is wither'd from the lake, And no birds sing. Keate 호수의 풀들은 시들어가고 새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네."

"I am pessimistic about the human race because it is too ingenious for its own good. Our approach to nature is to beat it into submission. We would stand a better chance of survival if we accommodated ourselves to this planet and viewed it appreciatively instead of skeptically and dictatorially. E.B.White 나는 인간이라는 종에 관해 비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너무나도 교묘하게 행동한다. 인간은 자연을 투쟁의 대상이자 굴복시켜야 할 상대로 인식한다. 인간이 이 지구를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대하는 대신 지구에 순응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 우리의 생존 가능성은 조금 더 높아질 것이다. E.B.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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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수
저는 헤이리에 작은 정원을 갖고부터 자연의 그 오묘한 아름다움과 이치에 완전히 빠져 버렸습니다. 5년 전 처음 이사 올 때 그곳을 남들처럼 잔디로 덮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곳이 질경이와 토끼풀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곳에 '자연스러움'이 복원되기를 원했습니다. '자연(自然)'은 스스로 그러한 것이라고 여겼고 스스로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원에만큼은 최대한 게으른 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 게으른 자의 정원에서 매일 경탄을 수확합니다. 그동안 제가 알았던 모든 생물들은 그저 사람이 붙인 이름뿐이었음을 허리 굽혀 그 정원(풀밭)을 들여다보면서 알았습니다. 저는 이 자연을 궁구(窮究)하는 일이 가장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저는 모티프원의 풀밭뿐만 아니라 이웃의 정원, 마을의 야산, 동네의 수로와 늪지에 허리를 굽혀 살피면서 얼마나 많은 오묘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것들이 존재하는지를 매일 목도하고 있습니다. 무릎을 꿇고 다가가니 마침내 그들이 자신들을 조금 보여주었습니다.

 모티프원에서 부화한지 이틀된 멧비둘기
 모티프원에서 부화한지 이틀된 멧비둘기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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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풀과 나무, 새와 곤충이 어우러져 서로 관계 맺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을 '사람의 이웃들'로 통칭하기로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사람도 이 '사람의 이웃들'에게 빚지지 않고는 단 하루도 살기 어렵습니다.

레이첼 카슨은 이미 40여 년 전에 '봄이 왔는데도 꽃이 피지 않고 새가 울지 않는 미래'가 올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그녀가 '침묵의 봄'에 인용한 슈바이처의 말이 부디 적중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노력을 지금 최선으로 해야 합니다. 그래서 화이트가 말한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좀 더 높여야 할 것입니다. '사람의 이웃들'이 없는 가이아의 등위에서 어찌 사람만 생존 가능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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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수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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